[인천/경기][피플&피플]인하대 로봇연구회, 초중생 8명 멘터 맡아 ‘기술 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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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0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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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초중생 ‘로봇열정 내리사랑’

인하대 로봇연구회 동아리 회원들이 초중학생들에게 로봇의 작동 원리를 가르치고 있다. 학생들은 “회로기판에 직접 납땜질을 하는 등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사진 제공 인하대 로봇연구회 동아리
인하대 로봇연구회 동아리 회원들이 초중학생들에게 로봇의 작동 원리를 가르치고 있다. 학생들은 “회로기판에 직접 납땜질을 하는 등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사진 제공 인하대 로봇연구회 동아리
지난달 25일 인하대 로봇연구회 동아리방. 학교 수업이 없는 토요일(놀토)을 맞아 초중학생 8명이 동아리 대학생들에게 수업을 받고 있었다. 초중학생들은 로봇을 구성하는 회로기판에 직접 납땜질을 해보고 어떤 원리로 로봇이 움직이는지를 배웠다. 이어 강의실로 자리를 옮겨 C언어 등 컴퓨터 프로그래밍 언어와 로봇의 뇌에 해당하는 마이크로컨트롤러(MCU)에 대해 공부했다.

인하대 로봇연구회 동아리 소속 대학생들이 지역 초중학생을 대상으로 로봇 관련 수업을 여는 ‘지식 나눔 봉사’를 펼쳐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인하대 로봇연구회는 초중학생을 가르치기 위해 컴퓨터 기본교육을 비롯해 C언어, 합의 법칙 및 곱의 법칙, 순열의 기본, 종합 테스트 등 다양한 커리큘럼을 마련했다.

취업과 자기계발에 눈코 뜰 새 없는 로봇연구회 대학생들이 지역 초중학생들을 가르치게 된 사연은 이렇다. 로봇연구회에서 수업을 듣는 초중학생 8명은 모두 로봇에 관심이 많은 학생이다.

이들은 몇 년 전부터 인천의 한 기관이 주관하는 로봇 관련 수업을 들으며 평균 10회 이상 로봇대회에 참가했다. 하지만 수업의 내실이 떨어지면서 학생들의 불만이 많아지고 수업 만족도도 떨어졌다. 학부모 이수연 씨(37)는 “로봇연구회 학생들에게 배우기 전까지는 로봇을 구성하고 있는 부품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조차 모른 채 수업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수업 만족도가 떨어지면서 로봇에 대한 흥미도 떨어지고 있다고 판단한 학부모들은 7월 말경 직접 아이들을 가르쳐 줄 멘터를 찾아 나섰다. 로봇연구회 동아리 회원들을 찾아가 아이들을 가르쳐 줄 것을 간곡히 요청한 것.

로봇연구회 회장을 맡고 있는 유혜림 씨(21·전자공학과 2년)는 “로봇에 관심이 많은 어린 학생들을 가르치는 지식 나눔 봉사에 참가하자는 의미에서 올 8월부터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고 말했다. 안성훈 군(13·동방중 1년)은 “대학생 형과 누나들의 도움을 받아 회로기판의 납땜질을 직접 해보면서 로봇과 친해졌다”며 “실험과 실습을 통해 기계 구동부(팔, 다리)와 센서부(눈, 코, 입, 귀), MCU(뇌)로 구성된 로봇을 제대로 알게 됐다”고 말했다.

1984년 창립한 인하대 로봇연구회 동아리는 마이크로프로세서를 이용한 분야를 연구하고 있다. 로봇 관련 교육과 세미나를 통해 역량을 키우면서 매년 봄과 가을에 작품전을 열고 각종 로봇 관련 대회에 출전해 여러 차례 수상한 실적이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사가 올해 폴란드에서 개최한 ‘2010 이매진 컵’에는 24기 로봇연구회 회원인 김은기 씨(24·전기과 3년)등 회원 4명이 출전했다. 지난해 같은 대회의 임베디드 개발 부문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등 큰 성과를 거뒀다.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보람을 느낀다는 정인호 씨(28·전기과 4년)는 “어릴 때 로봇에 관심이 많았지만 배울 곳이 마땅치 않아 늘 아쉬움이 있었다”며 “아이들이 열정을 갖고 배우려고 하고 학부모들이 만족하는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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