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포르노물 온라인 무차별 유포, 누가? 왜?

동아일보 입력 2010-09-27 03:00수정 2010-09-27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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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돈 벌려 10대들이 찍고 출연… 성인 사이트-학교서 ‘음란 거래’
가출 청소년 김영신(가명·14) 군은 지난해 말 평소 알고 지내던 동네 누나 이지혜(가명·당시 19세) 씨의 호출로 경기 양평군의 한 모텔방에 들어섰다가 잊지 못할 경험을 했다. 이 씨가 김 군에게 카메라를 맡기며 음란 동영상을 촬영하라고 한 것. 이미 방안에는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두 명의 남자가 미리 와 있었다. 처음엔 머뭇거렸던 김 군은 돈을 주겠다는 이 씨 말에 카메라를 들었다. 그가 촬영한 음란물은 성인사이트 업자에게 60만 원에 팔렸다. 김 군과 이 씨를 포함한 4명은 15만 원씩 나눠가졌다. 이후에도 김 군은 모텔방과 자취방에서 세 사람과 함께 음란물 두 편을 더 찍어 한 달 동안 150여만 원을 벌었다. 김 군은 “처음 모텔에 들어갔을 때는 그런 목적인 줄 정말 몰랐지만 가출할 때 갖고 나온 돈이 다 떨어져 어쩔 수 없었다”면서 “형들이 누나(이 씨) 얼굴에 모자이크를 하지 않아 아직도 웹사이트에서는 그 동영상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군은 “누나가 동영상을 지워보려고 했지만 웹하드에서 퍼져나가는 걸 막을 도리가 없었다”며 “그 뒤 누나와 소식이 끊겼는데 얼마 전 유흥업소에서 일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했다.

○ 청소년 자체 제작 음란물 확산

동아일보 취재 결과 청소년이 직접 출연해 성관계를 맺는 동영상이 가출 청소년을 중심으로 만들어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동영상은 온라인이나 학교 등에서 공공연하게 거래되고 있다. 용돈을 벌기 위해 카메라나 휴대전화로 자체 제작한 음란 동영상을 성인사이트에 판매하거나 친구들에게 CD로 판다는 것이 가출 청소년들의 공공연한 증언이었다.

가출 청소년 가운데 음란 동영상을 찍어본 경험이 있다는 청소년의 대다수가 유통경로로 성인사이트를 지목했다. 이들 업체에 20∼30분 분량의 동영상 한 편을 팔면 50만∼60만 원을 쥘 수 있다. 박용찬(가명·18) 군은 “가출 여학생들이 ‘키스방’ 같은 곳에서 일을 하다 보면 알음알음 성인사이트 관계자들의 연락처를 알게 된다”며 “한 번 거래를 하게 되면 다음부터는 업체에서 먼저 연락이 오기도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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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사이트를 거치지 않고 직접 인터넷 카페나 게시판을 통해 청소년 음란물이 거래되기도 한다. 3년 전 집을 나온 조현철(가명·18) 군은 “모자이크 처리가 되지 않은 ‘S급’ CD는 5만 원, 모자이크 처리된 ‘A급’은 3만 원에 팔았다”며 “주로 여고생 동영상이 잘 팔린다”고 전했다. 이들 청소년은 찍은 음란 동영상 CD를 자신이 다녔던 학교의 학생들에게 팔기도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음란물은 온라인을 통해 무차별적으로 확산되고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출연한 청소년들에게 평생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줄 수밖에 없다. 서울 동대문구에서 만난 가출 청소년 이찬영(가명·17) 군은 “중학교 시절 같은 반 여자 애는 자신이 찍었던 동영상이 2년이 지나 친구들에게 발견되자 결국 전학을 갔다”고 귀띔했다. 이 군은 “한 번 찍어 올리면 그 동영상은 영원히 온라인상에 남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경찰, 음란물 유포 사이트 처벌 강화

3일부터 아동·청소년 음란물 유통을 집중 단속하고 있는 경찰청은 아동·청소년 음란물 제작·유포자 외에 음란물이 게시된 웹하드나 개인 간(P2P) 파일공유 사이트 운영자에게도 아동청소년성보호법을 적용키로 하는 등 처벌을 강화하기로 했다. 그동안 경찰은 아동·청소년 음란물 제작자 또는 유포자에게만 이 조항을 적용해왔다.

경찰 관계자는 “웹사이트 운영자가 아동·청소년 음란물이 자신의 사이트에 올라온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그대로 방치하는 행위에 대해 아동청소년보호법상 음란물 ‘소지’ 혐의를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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