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 4그루 심는 ‘한가위 식사’

동아일보 입력 2010-09-15 03:00수정 2010-09-15 0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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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 조은경 씨의 차례상 음식쓰레기 20% 줄이기 노하우
추석(22일)이 다가올수록 주부들의 고민이 커진다. 음식 준비뿐만 아니라 늘어나는 음식물쓰레기 처리가 고민이다. 14일 환경부에 따르면 1인당 1일 평균 음식물쓰레기 발생량은 290g(2007년 기준). 명절에는 음식물쓰레기가 평소보다 20% 이상 더 발생한다. 음식물쓰레기 처리에 소모되는 에너지가 증가하고 온실가스 발생량도 급증한다.

전문가들은 이번 추석에 발생하는 음식물쓰레기를 조금만 줄여도 환경에 큰 도움이 된다고 지적한다. 지난해 6월 환경부에서 실시한 음식물쓰레기 줄이기 이벤트에 참석한 결혼 9년차 주부 조은경 씨(36·서울 서대문구 북가좌동)에게 ‘명절 음식물쓰레기 줄이기’ 노하우를 들어봤다. 환경부와 한국환경공단은 ‘음식물쓰레기 줄이기 실천 사례 공모’를 11월 1∼12일 진행할 계획이다.

○ 1단계-추석 장보기

조 씨는 “여러 음식에 사용할 수 있는 식재료를 구입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이에 맞춰 장보기 목록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식재료가 남을 경우 어떻게 활용할지 미리 생각하고 장을 본다는 것. 한 가지 요리에만 쓰고 다른 곳에는 쓰임이 적은 재료는 줄이고 다양한 음식에 들어갈 재료를 고른다. 쪽파보다 부추가 오이무침, 동그랑땡, 부추전에 쓰이는 등 활용도가 높다. 숙주나물은 남을 경우 금방 상하는 만큼 조금만 사고 김밥 등 활용할 데가 많은 시금치를 사는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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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씨는 나물은 원산지를 확인해 가까운 지역에서 난 것을 고른다. 또 근해에서 나온 미역을 선택하고 칠레산 포도보다는 안성에서 생산된 거봉을, 오렌지와 바나나보다는 다래와 배, 사과를 살 계획이다. ‘푸드마일리지(food mileage)’ 때문이다. 푸드마일리지는 생산지에서 소비지까지의 이동거리(km)에 식품수송량(t)을 곱한 값으로 높을수록 온실가스 발생량이 많다는 뜻이다. 가정당 수입 식재료를 국산 식재료로 10%만 대체해도 온실가스 32.9kg을 줄일 수 있다.

○ 2단계-추석음식 조리 과정

구입한 식재료는 바로 다듬고 재료별로 포장해 보관한다. 냉장고에 통째로 넣어둬 버리게 되는 것을 줄일 수 있다. 감자 고구마 당근 등 채소는 껍질을 깎지 말고 깨끗이 씻어 사용한다. 과일은 식초물(식초 1 대 물 9)에 30분 담가 잔류농약을 제거한 후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어 껍질째 먹으면 음식물쓰레기를 줄일 수 있다. 그래도 발생하는 각종 껍질은 햇빛에 바싹 말려 잘게 부순 후 화분거름으로 사용한다. 전을 부칠 때는 프라이팬에 기름을 잔뜩 붓지 말고 필요할 때 소량을 사용한다. 튀김요리와 전은 모아서 한꺼번에 요리하고 남은 식용유는 따로 모은 후 양파를 큼지막하게 썰어 넣으면 며칠 후 식용유가 다시 맑아져 재사용할 수 있다.

추석음식의 간을 전반적으로 싱겁게 하는 것도 음식물쓰레기를 줄이는 방법이다. 불고기는 약간 싱겁게 재운 후 먹을 때마다 추가로 간을 맞춘다. 불고기가 남아도 짜지 않아 샐러드 전골 등 다른 요리에 응용할 수 있다. 냉장고 내용물도 최대한 정리한다. 냉장고 정리만 잘해도 온실가스 약 8.3kg(4인 가족·3일 기준)을 줄일 수 있다. 온실가스 2.78kg을 줄이려면 소나무 한 그루를 심어야 한다. 음식을 담는 방법만 바꿔도 음식물쓰레기를 줄일 수 있다. 나물의 경우 접시별로 한 가지씩 담지 말고 한 접시에 여러 나물을 조금씩 담는 것이 좋다.

○ 3단계-남은 음식 재활용

식단을 미리 구성하고 알뜰하게 요리해도 음식물쓰레기는 나오게 마련이다. 특히 고사리 도라지 시금치 등 나물류가 많이 남는다. 시금치나물은 김밥 재료로 활용한다. 고사리나물 도라지나물은 잘게 썰어 볶음밥 재료로 활용한다.

고기류 전류 등 기름기가 많은 음식은 다시 가열하면 수분이 빠지고 질겨 버리기 십상이다. 냄비에 북어대가리나 멸치로 육수를 낸 후 남은 전을 넣고 국간장과 소금 후추 고추장 등으로 간을 해 전골을 만들어 먹자. 밀가루가 많이 들어간 채소전은 그늘에 말려 두부와 함께 졸여 밑반찬으로, 남은 고기와 두부 당근 등은 동그랑땡 재료로 각각 활용한다.

튀김류는 다시 한번 식용유에 튀긴 후 탕수육 소스를 부어 아이들 간식으로 사용한다. 남은 과일은 견과류와 함께 샐러드를 만들면 좋다. 잡채는 밀전병이나 월남쌈 등에 싸서 겨자소스에 찍어 먹는 데 사용하면 된다. 남은 북어포는 물행주에 싸서 불렸다가 양념에 재워 구워먹으면 좋다. 이런 작은 실천으로도 추석에 발생하는 음식물쓰레기를 20% 줄일 수 있다. 온실가스 12kg(4가족 3일 기준)도 감소시켜 소나무 네 그루를 심는 효과가 있다. 조 씨는 “이웃들이 ‘뭐 그렇게까지 하나’라고 말하지만 작은 실천이 환경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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