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는 봉개동 절물자연휴양림에 있는 ‘장생의 숲길’을 종전 4.2km에서 최근 11.1km로 연장한 결과 최근 하루 2000여 명이 찾는다고 29일 밝혔다. 이 길은 자갈이나 바위 등이 없는 흙길로 일반 흙길보다 더 푹신푹신하다. 오랜 세월 쌓인 부엽토가 스펀지 역할을 해주는 것. 신발을 벗고 맨발로 걸어도 좋다. 산뽕나무와 고로쇠나무 줄기가 서로 얽혀서 자란 연리목(連理木)은 사진촬영 장소로 각광을 받고 있다.
제주도에서 운영하는 제주시 용강동 한라생태숲은 최근 ‘숯모르 숲길’을 조성했다. 숯을 굽던 언덕이라는 뜻으로 자연훼손 없이 넝쿨 등의 제거작업만으로 길을 냈다. 왕복 10km로 3시간 정도 걸린다. 한라생태숲의 면적은 전체 196ha. 2000년 조성공사를 시작해 9년 만에 완공했다. 테마 숲은 구상나무, 참꽃나무, 목련, 단풍나무, 벚나무, 산열매나무, 양치식물, 수생식물 등을 주제로 만들어졌다.
제주지역 ‘생태계의 허파’로 불리는 ‘곶자왈’을 체험하는 코스는 제주시 조천읍 ‘선흘동백동산’과 한경면 ‘청수곶자왈’이 제격이다. 곶자왈은 용암이 흐른 요철 지대에 나무와 덩굴 등이 자연림을 이룬 지대. 북방한계, 남방한계 식물이 공존할 뿐만 아니라 지하수를 생성하는 등 생태계 순환과 보전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선흘동백동산은 선흘곶자왈의 대표적인 탐방코스로 동백동산 입구에서 습지인 ‘민물깍’까지 왕복 4km가량. 이 곶자왈은 상록활엽수로 이뤄진 것이 특징이다. 대낮에도 하늘이 가릴 정도로 동백나무, 종가시나무, 구실잣밤나무가 빽빽하다. 숲 바닥은 고사리 등 다양한 양치식물이 자리를 잡았고 백서향, 자금우 등도 보인다. 세계에서 오직 제주지역에만 자생하는 ‘제주고사리삼’ 자생지도 있다.
청수곶자왈은 아직 널리 알려지지 않은 탓에 한적하다. 길을 잃을 위험 때문에 대부분 로프 시설이 마련돼 있다. 곶자왈을 도는 코스는 3km가량으로 다소 짧지만 다양한 식물상을 만날 수 있다.
양광호 제주도 청정환경국장은 “조천읍지역 임도 등을 활용한 사려니숲길과 거문오름의 트레킹코스는 이미 명성을 얻었다”며 “2014년까지 한라산 허리를 도는 80km의 둘레길이 만들어지면 올레코스와 더불어 최고의 명품숲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광주 광산구 ‘문화유산여행길’ 개발▼문화재청 여행길 공모 선정-필암서원~월봉묘소 12km ‘퇴계-고봉 논쟁’ 역사 유명
필암서원(국가사적 제242호)은 호남 유림이 조선시대 성리학의 대가인 하서 김인후 선생(1510∼1560)을 추모하기 위해 조선 선조 때 창건한 사우(祠宇)로, 대원군의 서원 철폐 때도 피해를 보지 않은 유서 깊은 곳이다. 월봉서원(광주시 기념물 9호)은 조선 중기 대학자인 고봉 기대승 선생(1527∼1572)의 위패를 모신 곳이다. 이곳은 퇴계 이황 선생(1501∼1570)과 과거에 갓 급제한 신출내기 선비 고봉이 스물여섯의 나이와 신분 차이를 극복하고 논쟁을 벌인 곳으로 유명하다.
필암서원 코스는 하서 선생의 생애와 사상을 살피고 유물전시관에 전시된 정조대왕 어필 현판 등을 볼 수 있다. 필암서원에서 4km 떨어진 ‘요월정 원림’(전남도 기념물 제70호)은 울창한 소나무 숲과 100년 수령의 배롱나무 60여 그루가 어우러져 풍치가 빼어난 곳이다. 요월(邀月)은 ‘달을 맞는다’는 의미로 기대승 선생과 김인후 선생 등 많은 선비가 시를 읊은 곳이다.
월봉서원은 ‘서원이 살아있다’는 주제로 ‘달빛 판타지아’ ‘서원탐방-고봉선생을 만나다’ 등 두 가지 문화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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