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항 역할 잃은 여수신항 ‘표류’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7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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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람회용지로 편입돼 기능 분산… 경쟁력 약화 우려

전남 여수시 수정동 여수신항이 무역항 기능을 상실하면서 광양항 등을 찾는 외국 대형 선박의 불편이 커져 국제경쟁력 확보에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사)여수·광양권해양협회는 5일 건의서를 통해 “100년 역사를 가진 여수신항이 2012여수세계박람회 용지에 편입돼 무역항 및 광양항 지원항만 기능이 분산되면서 국제 경쟁력 강화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우려된다”고 밝혔다. 여수 시내에는 크고 작은 항만 5곳이 있으나 여수신항이 유일한 무역항이다.

여수신항은 지난해까지 관공선, 급유선, 급수선 등 164척이 대기하면서 여수·광양항 80개 부두를 찾는 선박들의 각종 업무를 지원했다. 여수·광양항은 일평균 120척, 연평균 5만6000척이 입출항하고 있다. 이처럼 선박 입출항이 많은 것은 광양항 컨테이너 부두나 포스코, 석유화학단지가 밀집해 있기 때문이다.

여수·광양항을 찾은 대형 선박들은 화물을 내리거나 싣기 전 선박 주차장인 여수 해상 정박지에서 한동안 머문다. 외국 대형 선박들은 해상에서 대기하는 동안 여수신항에 정박된 각 정부기관 관공선을 통해 출입국 관리나 세관 등 행정업무를 지원받았다. 급유선이나 급수선 등에서는 선박 연료나 물, 부식 등을 공급받았다.

여수신항에 있던 관공선, 급유선, 급수선 상당수는 올해 여수시내 다른 항 등으로 분산돼 배치되고 있다. 김영진 여수·광양권해양협회장은 “관공선과 역무기능을 분산 배치한 항만은 세계에서 단 한 곳도 없다”며 “여수신항의 기능 상실은 장기적으로 세계적 항만인 여수·광양항 발전을 막고 물류비 증가의 원인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여수지역 시민사회단체나 재계, 학계 등이 참여하는 여수신항 대체접안시설 건설 대책협의회는 지난달 국토해양부에 “폐쇄되는 여수신항을 대체할 수 있는 신북항을 반드시 건설해 달라”고 건의했다.

여수=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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