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광주은행을 다시 지역민의 품으로”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7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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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권 5개 상의 “우리금융 민영화때 분리매각해야”

정부가 우리금융그룹 민영화 방안 중 하나로 광주은행 분리매각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광주은행의 ‘순수 지역은행화’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광주은행을 지역민의 품으로”

30일 광주상공회의소(회장 박흥석) 등에 따르면 지역 상공인을 중심으로 광주은행 분리매각을 정부에 건의하는 등 인수 작업을 가시화하고 있다. 광주 목포 여수 순천 광양상공회의소 등 지역 내 5개 상공회의소는 최근 회장단 회의에서 토착자본으로 광주은행 인수를 추진하기로 하고 청와대 등에 ‘분리매각을 위한 건의문’을 전달했다. 광주상의 등은 이 건의문에서 “광주은행 분리매각을 통해 우리금융에 투입된 공적자금 조기 회수와 민영화 추진에 도움이 되고 광주은행이 지역 중추 금융기관으로서의 역할을 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조영택 의원(광주 서갑)은 최근 국회 정무위 정책질의를 통해 “21.6% 수준의 지역자금 역외유출 비율과 지역금융시장에서의 광주은행 비중 등을 고려할 때 지역경제의 중추 금융기관으로 육성할 필요가 있다”며 “건강한 지배구조를 담보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할 것”을 금융위원회에 촉구했다. 광주경실련도 최근 성명을 내고 “지역경제 활성화와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해서는 광주은행이 지역에 환원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 “1조5000억 원대 인수자금이 변수”


광주은행의 순수지역 은행화는 정부의 정책의지가 가장 큰 변수지만 현실적으로는 1조5000억 원 선에 이르는 인수자금을 토착자본으로 마련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송기진 광주은행장은 최근 “광주은행을 매각한다면 자산가치가 1조6000억 원에 이르는데 일부에서 주장하는 ‘헐값 매각’은 있을 수 없다”고 밝혔다. 미국식 은행의 기업가치 계산법에 따른다면 12조 원에 이르는 광주은행의 수신 규모를 근거로 산출한 기업가치가 1조6000억 원 안팎에 이른다는 것이다. 광주상의는 지역연고 대기업과 상공인, 출향 인사, 광주시민과 전남도민의 주주 참여 등으로 자금을 충분히 조달할 수 있다는 주장이지만 회의론도 상당히 많다. 금융위기 여파에 따라 지역의 간판기업인 금호그룹 계열사와 남양 금광 등 토착형 대형 건설사 등이 줄줄이 워크아웃 또는 법정관리를 신청한 상황에서 뭉칫돈을 내놓을 기업을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상의는 8000억 원 이상을 마련한 뒤 지분의 51% 이상을 취득해 최소한 경영권만이라도 확보하는 방안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권 기자 goqu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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