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테이션/뉴스데이트]여러가지 문제 연구소장 김정운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5월 26일 17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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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제균 앵커) 한국의 경제력은 짧은 시간 세계 상위권으로 도약했습니다. 하지만 한국인은 그다지 행복한 것 같진 않습니다. 한국인의 행복지수는 늘 중하위권에 머물러 있습니다.

(구가인 앵커) 그래서인지, 재미 전문가인 이 사람의 강연엔 늘 사람이 몰립니다. 인기강사이자, 베스트셀러 작가, 방송인으로 활동하고 있는 김정운 명지대 교수를 만났습니다.

***
중년 남성들이 가득 찬 강의실.

자그마한 키에 동그란 안경, 파마머리를 한 이 남자, 재미학 박사로 불리는 김정운 교수입니다.

(강 의 현장음)

웃고, 공감하고...

강의가 진행될수록, 처음에는 마냥 딱딱했던 중년 수강생들의 표정이 한결 부드러워집니다.

(인터뷰) 김정운 교수 / 명지대 여가경영학
"스스로가 살면서 삶의 의미나 가치에 대해 고민한 일상적인 고민의 흔적을 얘기하니까 사람들이 공감한 거 같아요. 내 얘기를 들어주고 남들이 공감하는 걸 보여주면 너무 가치 있는 삶을 산다는 착각도 빠지고 난 얼마나 행복한 사람인가."

기업과 정부부처에서 인기강사 1순위로 꼽히는 김 교수는 특히 40~50대 중년남성들에게 인기가 많습니다.

그는 '아저씨'라 불리는, 한국 중년남성들에게 서툴게나마 감정표현을 하라고 조언합니다.

(인터뷰)
"감정표현 못하도록 막힌 거죠. 우리 잘못이 아니에요. 우리는 어릴 때부터 감정을 억압하도록 배웠다는 거에요. 정서표현이 억압되니까 좋은 일이 있어도 웃지 못해요. 슬퍼도 울지도 못하고 오죽하면 남자 소변기에 뭐라고 써있냐면 '남자가 흘리지 말아야 할 것은 눈물만이 아니다'. 오줌이 팍팍 막혀요. 정서를 억압하도록 교육 받았기 때문에 자신이 뭘 느끼는지 몰라요. 행복해도 행복한지 모르고 슬퍼도 슬픈지 모르고."

중년남성 심리부터 한국 사회의 크고 작은 문제들까지...

연구실 앞에 붙은 '여러 문제 연구소'라는 간판처럼, 김 교수가 다루는 주제는 다양합니다.

그는 특히 여가경영이라는 말을 처음 만든 사람이기도 합니다.

(인터뷰)
"제가 만든 거 에요. 여가 경영학과라고. 여가학이란 학문은 최근에 많이 생긴 건데 여가 경영학과가 필요하다고 생각이 들었어요. 2만 달러가 된지 언젠데, 이만큼 헤매는 나라가 어딨냐는 거예요. 일은 세계에서 젤 잘하는데 일 이외 영역이 개판인거에요."

독일 에서 문화심리학을 전공한 그가 한국에 돌아와 여가를 학문적으로 다루기 시작한 건 10여 년 전. 하지만 여가를 경시하던 당시 사회 분위기를 바꾸는 것은 쉽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처음에 얼마나 이상하게 생각하겠어요. 나름 자부심가지고 들어왔는데 노는 학과를 만들었다 얘기죠. 사회적인 폄하 이런 게 너무 괴로웠어요."

이제는 주5일제가 정착되고 여가문화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도 늘었지만, 한국의 여가문화에 대해선 여전히 아쉬운 게 많습니다.

(인터뷰)
" 재미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있어요. 재미는 어마어마하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월드컵 4강, 야구 우승... 그런데 삶의 구체적 부분에 대해 사소하게 즐겨야 한다는 의식이 없어요."

개인의 행복과 재미를 추구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김 교수는 요즘 더 바빠졌습니다.

교수와 칼럼니스트에 최근에는 시사프로그램 MC라는 직함도 더해졌습니다.

그는 앞으로도 행복과 재미를 주제로 다양한 문화와 삶의 방식들에 대해 이야기하겠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사회 구조적 문제, 어려운 이웃의 문제, 복지 문제... 등에 대해 얘기하는 사람은 많아요. 그러나 삶의 궁극적 목표에 대해 아무도 얘기 안 해요. 뭐가 행복이냐, 뭐가 재미냐... 그런 얘기를 해야 하지 않나."

동아일보 구가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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