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우리학교 공부스타/경기 판곡중 2학년 김민준 군

  • Array
  • 입력 2010년 5월 25일 03시 00분


코멘트

“등수보다 재미… 공부의 ‘맛’ 알게되자 성적은 절로 뛰네요”

《‘공부에 욕심이 없는 아이, 학원 다니는 것을 유난히 싫어했던 아이, 반에서 크게 눈에 띄지 않는 아이, 게임을 하는 것보단 책을 읽는 것을 더 좋아했던 아이….’ 초등학교 때 김민준 군(14·경기 판곡중 2)을 설명하던 말이다.

김 군은 초등학교 때 반에서 5∼10등을 맴돌던 지극히 평범한 학생이었다. 공부에 큰 욕심이 없었다. 친구들이 영어 단어 하나, 영어 문장 하나라도 더 외우려고 노력할 때도 자신의 성적에 만족하며 묵묵히 책만 읽었다.

하지만 중학교에 올라간 김 군은 전교 10등 안팎의 성적을 유지하는 공부 잘하는 학생으로 ‘변신’했다.

과연 김 군은 어떤 계기로 공부에 관심과 열정을 갖게 됐을까?

김 군이 ‘나만의 공부법’을 찾는 과정에서 겪었던 어려운 점은 뭐였을까?

이번 주 우리학교 공부스타에선 올해 동아일보 교육포털 이지스터디(www.ezstudy.co.kr)가 진행한 ‘제1회 나만의 성적향상기 공모전’에서 중등부 은상을 받은 김 군의 ‘공부스토리’를 소개한다.》

김민준 군은 자신의 공부 방법을 믿고 꾸준히 공부한 결과 1학년 2학기 기말고사에서 ‘전교 10등 안에 들겠다’는 목표를 달성했다.
김민준 군은 자신의 공부 방법을 믿고 꾸준히 공부한 결과 1학년 2학기 기말고사에서 ‘전교 10등 안에 들겠다’는 목표를 달성했다.
김 군은 초등학교 4학년 때까지 공부와 성적에 큰 욕심이 없었다. 몇몇 친구들이 학원에서 선행학습을 해오는 것도 김 군에겐 ‘나완 상관없는 다른 세상 이야기’였다.

김 군의 생각이 바뀌게 된 건 초등학교 5학년 때, 우연히 반 친구들끼리 모여 하는 이야기를 듣고 난 뒤다.

“쉬는 시간에 반 친구들 5명 정도가 둘러앉아 학원에서 어디까지 진도를 나갔는지에 대해 얘기하고 있었어요. 그중에 한 친구가 ‘넌 어디까지 진도 나갔어’란 질문에 ‘아직 중3 과정 처음 보는 중이야. 너무 늦은 것 같아’라고 답하는 거예요. ‘중3 과정을 공부하는 아이가 걱정을 하다니…. 난 여태 뭘 했지’란 생각이 번뜩 들었어요.”

처음으로 ‘이러단 평생 공부에 뒤처질 수도 있다’는 위기감을 느낀 김 군은 그 날 이후 공부에 투자하는 시간을 점차 늘렸다. 평소 예습과 복습하는 것을 절대 빼먹지 않았다. 시험기간엔 이전보다 2∼3시간 더 공부했다. 성적은 조금씩 올라 반에서 5등 안에 드는 ‘상위권’ 학생이 됐다.

짧은 기간에 성적을 올릴 수 있었던 김 군만의 비결은 뭘까. 김 군은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꾸준히 해오던 독서가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김 군이 특히 관심이 있었던 분야는 과학. 어느 날 서점에 가 단순히 ‘재미있겠다’란 이유로 ‘과학동아’를 산 뒤 과학의 매력에 푹 빠져들어 과학 관련 서적을 ‘섭렵’했다. 과학뿐 아니라 소설, 역사 등 모든 분야에서 꾸준히 독서를 했다. 김 군은 “2∼3년 동안 읽었던 책 내용이 나도 모르는 사이에 교과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배경지식’으로 쌓였다”며 “초등학교 고학년 때 나오는 ‘태양계’ ‘성운의 발달’ 같은 내용도 이미 책에서 한 번씩 본 내용이라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중학교에 올라간 이후 김 군은 더 높은 목표를 세웠다. 바로 전교 10등 안에 드는 것. 1학년 1학기 첫 중간고사에서 반 2등, 전교 223명 중 17등을 한 김 군은 ‘이대로만 한다면 어렵지 않게 목표를 달성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김 군의 계획에 차질이 생긴 것은 1학년 1학기 기말고사 때였다. 계속해서 오르던 성적이 전교 31등으로 떨어진 것. 김 군은 “1학기 기말고사를 보고 ‘그동안 등수만 보고 스스로 자만심에 빠져 있었구나’란 생각을 했다”며 “내 약점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분석하고 ‘나만의 공부법’을 만들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김 군은 1학기 기말고사 성적표뿐 아니라 1학기 중간고사 성적표도 살펴보며 철저히 약점을 분석했다. 그가 판단한 취약점은 ‘주요 과목이 약하다’는 것.

“성적표를 분석해 보니 전 과목 평균점수나 등수가 중요한 게 아니더라고요. 사회 과학 등 암기과목 점수는 높은데 국어 수학 영어 등 주요 과목 점수는 낮았어요. 공부에 있어서 기본 체력이 약했던 거죠. 앞으로 꾸준히 좋은 성적을 받기 위해선 주요 과목의 실력을 향상시키는 게 필수라고 생각했어요.”

중학교 첫 여름방학 때 반드시 이뤄야 할 목표를 ‘주요과목 완벽 공략’으로 정했다. 주요과목 중 김 군이 가장 취약했던 과목은 영어. 김 군은 “평소엔 ‘영어는 문법이 가장 어려우니까 문법이 가장 중요하다’란 막연한 생각에 문법 위주로 공부를 했다”며 “그러던 어느 날 영어지문을 읽다가 ‘모르는 단어가 반이 넘는다’란 사실을 알게 됐죠. 그 이후 ‘영어를 잘하기 위해선 우선 단어를 많이 익혀야겠다’고 느끼고 단어 암기에 집중했어요”라고 말했다.

여름방학 내내 밤 12시까지 열심히 공부했던 김 군의 1학년 2학기 중간고사 성적은 전교 16등. 1학년 1학기 기말고사 때보다 전교 등수는 올랐지만 김 군은 오히려 충격을 받았다. 주요 과목의 점수가 여전히 안 좋았기 때문. 특히 영어는 처음으로 70점대 점수를 받았다.

“성적표를 받았는데 머리가 ‘멍’해졌어요. 열심히 공부했는데 오히려 성적이 떨어졌단 사실에 ‘공부 방법의 문제가 아니라 내 능력의 한계일 수도 있다’라며 자책하기도 했죠.”

공부에 흥미를 잃고 방황하던 김 군에게 힘이 된 것은 엄마의 격려였다.

“어느 날 엄마가 제 방에 들어오시더니 ‘민준아, 넌 잘하고 있어. 지금 성적이 떨어진 건 새로운 공부방법을 찾고 익히는 과정에서 나타난 일시적인 결과일 뿐이야. 용기를 잃지 말고 조금만 더 노력해보자’고 말씀하셨어요. 그 말을 듣고 ‘내가 성급히 좋은 결과가 나오기만을 바랐구나’라고 생각했죠.”

김 군은 새로운 각오로 다시 공부를 시작했다. 공부 방법을 바꾸거나 공부하는 시간을 늘리지는 않았다. 그 대신 자신의 공부 방법을 믿었다. 성적에 대한 강박관념에서 벗어나 재미있게 공부하려고 노력했다. 그 결과 김 군은 1학년 2학기 기말고사에서 전교 9등으로 처음의 목표를 달성했다. 취약과목이었던 영어 점수도 10점 가까이 올렸다.

“2학년 1학기 중간고사에서 전교 등수가 조금 떨어졌지만 이제 예전처럼 좌절하진 않아요. 이제 저한텐 주요과목에 대한 탄탄한 기본기와 ‘공부를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거든요. 학년이 올라갈수록 내용도 어려워지고 공부에 많은 어려움이 있겠지만, 그때마다 등수에 집착하기 보단 공부하는 과정에 재미를 느끼고 즐겁게 공부하고 싶어요.”

이승태 기자 stlee@donga.com

※‘우리학교 공부스타’의 주인공을 찾습니다. 중하위권에 머물다가 자신만의 학습 노하우를 통해 상위권으로 도약한 학생들을 추천해 주십시오. 연락처 동아일보 교육법인 ㈜동아이지에듀 02-362-5108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