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그때그때 소중한 체험 ‘사진+기록’ 잊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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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5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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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이미지 포트폴리오 만들기

《대학입학사정관전형이나 과학영재학교 등 고교 입시전형에서 입학사정관을 사로잡는 이미지 포트폴리오는 어떤 것일까? 학부모들은 많은 자료 중에서 어떤 이미지가 유의미하게 쓰일지, 또 어떻게 준비해야 준비과정에서의 교육적인 효과까지도 극대화할 수 있는 것인지 궁금하다. 막무가내로 찍어서 남긴 사진은 이미지 포트폴리오라고 보기 어렵다. 수백∼수천 장의 사진을 컴퓨터에 저장해두고 묵혀두는 것도 어리석다. 꿈을 이루려는 과정을 진솔하게 담은 포트폴리오로 원하는 목표에 다가간 학생들은 이미지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만들었을까? 이들의 조언을 통해 나만의 이미지 포트폴리오를 준비해보자.》
그래픽 이고운
그래픽 이고운

직접만든 로봇… 식물탐구 일지… 문인과의 만남…
과정까지 기록으로 남겼다 엮으면 독창적 포트폴리오 완성


■ 전략 1
‘무엇을 담을까’를 고민하라


KAIST 1학년 조민홍 씨(20)는 40쪽 분량 포트폴리오의 거의 모든 페이지에 사진 자료를 첨부했다. ‘나의 작품 및 활동 소개’ 부분에는 초등 3학년 때 처음 만들었던 모형자동차를 찍은 사진을 오려 붙였다. 사진 옆에는 ‘자동차에 관심이 많았던 어린 시절, 자동차의 구조와 연소기관의 작동원리 등에 대한 궁금증을 모두 해결해주었던 나의 보물 1호’라고 적었다.

디지털카메라가 보편화되지 않았던 초등학교 때 조 씨는 아날로그 카메라로 사진을 찍고 인화하는 과정이 귀찮았다. 하지만 자신이 만들었는데도 불구하고 해체하면 만드는 과정을 싹 잊는다거나 친구들이 자신이 만든 로봇을 보고 “이거 진짜 네가 만든 거야? 어떻게 만든 거야?”라고 의심 어린 눈초리로 묻는 과정이 반복되자 조 씨는 제작 과정을 사진으로 남기기로 결심했다.

사진 자료의 중요성을 알게 된 조 씨는 로봇을 만들도록 영감을 준 대상도 사진으로 남기기 시작했다. 가족 여행 중 돌고래 쇼를 보고 돌고래의 점프력을 닮은 로봇을 만들겠다고 생각한 조 씨는 2006년 국내 최초로 지느러미를 사용해 수영할 수 있는 로봇을 제작했다. KAIST에 제출했던 포트폴리오에는 당시 관람했던 돌고래 쇼 사진을 첨부하고 제작 동기를 썼다. 조 씨는 “수상실적만 보여주고 ‘이런 대회에서 상을 받았습니다’라고 하는 것보단 사진을 통해 생생한 활동 모습을 보여준 것이 도움이 된 듯하다”고 말했다.

이미경 와이즈만 영재교육연구소장은 “포트폴리오에는 한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와 탐구한 내용, 탐구과정에서 느낀 것을 효과적으로 전달할 이미지를 담아야 한다”면서 “이미지는 관심 분야를 공부하기 위해 스스로 계획하고 학습하는 주체가 ‘나’였다는 사실을 증명할 수단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 전략 2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플러스알파’를 기억하라


이미지 포트폴리오의 가장 기본적인 유형은 사진이다. 하지만 단순하게 ‘사학에 관심을 갖게 해준 ○○ 유적지에서’라는 제목으로 체험활동을 했던 사진을 붙이거나 대회에서 받은 상패를 찍어 ‘△△ 독후감 쓰기 대회에서 받은 상’이라 쓰는 데 그친다면 유의미한 자료로 인식되기 어렵다.

한국과학영재학교 1학년 이철호 군(14)은 평소 관심 분야인 식물의 구조와 관련된 사진을 찍으면 그날그날 탐구일지에 기록했다. 이 군은 인근 야생화 식물원이나 공원에 가면 수십∼수백 장의 꽃 사진을 찍었다. 사진을 인화해 쫙 편 후 △확산 △응집 △수렴 △상승 △하강 등 꽃의 구조를 비슷한 모양끼리 나눴다. A4 용지에 같은 종류의 사진을 모아 붙인 뒤 날짜, 장소, 꽃의 이름 등을 쓰고 특징을 손 글씨로 기록했다. 2년 가까이 식물의 구조를 연구하기 위해 찍은 사진과 글은 탐구일지에 기록해 한국과학영재학교 자기소개서에 넣었다.

조 씨는 실적을 소개하는 포트폴리오에 이미지 자료를 십분 활용했다. 예를 들어 중학교 때 만들었던 ‘교통 안정화 로봇’에 관한 포트폴리오에는 △로봇을 설계할 당시 참고로 한 로봇 모델을 영화 ‘터미네이터 3’에서 캡처한 사진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도면을 설계한 화면을 찍은 사진 △로봇 제작 후 실전 테스트를 하는 자신의 모습을 담은 사진까지 제작 과정을 상세히 볼 수 있도록 이미지를 첨부했다.

이언정 한우리독서논술 선임연구원은 “이미지 자료가 일일이 읽어야 하는 텍스트 자료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데 의의가 있는 만큼 생생한 현장사진과 명료한 사진설명은 필수”라고 말했다.
■ 전략 3
학생의 풋풋함을 그대로 살려라


이화여대 인문과학부 1학년 한지이 씨가 제출한 포트폴리오는 다소 투박하다. 한 씨는 입학사정관이 ‘이 학생이 이런 과정으로 국문학을 선택하게 됐구나’를 알 수 있도록 한다는 목표로 포트폴리오를 준비했다.

가장 공들인 부분은 ‘시를 쓰게 된 동기’다. 한 씨는 A4 용지에 ‘문인들과의 만남은 시인의 꿈을 꾸게 했다’는 제목으로 고은 시인의 출판 기념 사인회에 갔던 사진, 문학캠프에서 김훈 작가를 만나 사인을 받은 사진 등을 배치했다. 원하는 사진을 얻기 위한 노력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한 씨는 “캠프에 가기 전 참가하는 작가들에 대한 정보를 조사해 사인 받을 책을 준비하고 기념으로 사진촬영도 부탁했다”면서 “그렇게 찍은 소중한 사진은 학습의 동기가 될 뿐 아니라 포트폴리오에도 유용하게 썼다”고 말했다.

꿈을 위해 꾸준히 노력한 사실을 보여주는 시각자료는 바로 뒤에 배치했다. 초등학교 2학년 때 웅변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던 연설문 원본은 10년이 지나 색이 변했지만 그대로 스캐닝해서 첨부했고, 중학교 때 썼던 습작노트는 여기저기 밑줄이 그어 있었지만 고민의 흔적을 보여준다고 판단해 첨부했다.

한 씨는 “가장 중요한 것은 포트폴리오 속 이미지의 진실성인 것 같다”면서 “혼자 밤을 새워 포트폴리오를 준비하면서 시행착오가 많았지만 포트폴리오는 직접 만든다는 원칙을 지켰다”고 말했다.

봉아름 기자 er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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