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스터디]토론, 자기주도 학습 키우는 ‘보약 중의 보약’

《최근 특수목적고는 물론이고 자립형사립고, 지율형사립고 입시에 ‘자기주도학습전형’이 도입됨에 따라 자기주도학습에 대한 학생과 학부모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자기주도학습이란 뭘까? 바로 공부하는 학생이 주체가 돼 스스로 목표를 정하고 계획하고 평가·점검하는 학습방식이다. 토론은 이런 자기주도학습 능력을 기를 수 있는 가장 좋은 학습방법 중 하나다. 지식을 일방적으로 주입하지 않고 의사소통을 거쳐 지식을 탐구하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토론을 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주제에 따라 적합한 토론 방식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 어떤 토론 방식이 있는지, 각 방식은 어떻게 진행되는지 알아보자.》

3가지 토론방식-진행방법


■ 형식이 자유로운 ‘자유토론’

자유토론은 토론의 가장 일반적인 방식이다. 사회자를 중심으로 어느 한 주제에 대해 찬성과 반대편으로 나뉘어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방식. TV 프로그램에서 자주 접하는 토론 방식이 자유토론이다.

비록 찬성과 반대로 나뉘어 있다고 해도 같은 편에 앉아 있는 토론자들은 주제를 바라보는 입장과 생각을 달리할 수 있다. 찬반 양측의 대립보단 토론자 간 의견을 교환하며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중시한다. 예를 들면 찬성 측에 앉아 있는 토론자가 반대 측에 앉아 있는 토론자의 주장에 동의할 수도 있으며, 같은 편에 앉아 있는 다른 토론자의 의견에 반박할 수도 있다.

■ 승패가 분명한 ‘찬반토론’

아카데미 토론이라고도 불리는 찬반토론은 자유토론과 달리 찬성과 반대의 의견이 분명하다. 주제에 대한 의견이 처음부터 명확히 정해진 상태에서 토론이 진행되기 때문에 토론에 익숙하지 않은 학생들이 비교적 쉽게 참여할 수 있다.

찬반토론의 형식을 살펴보자. 팀은 의견이나 주장이 일치하는 2, 3명으로 각각 이뤄진다. 사회자도 없다. 사회자가 토론에 잘못 개입하면 토론이 사회자의 의도대로 진행돼 공정한 토론이 이뤄지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찬반토론을 할 땐 처음 정해진 찬성이나 반대 의견을 끝까지 바꿀 수 없다. 중간에 의견을 바꾸거나 상대방의 의견을 수용하는 행동은 토론에서 진 것으로 평가된다. 이는 ‘나의 주장보다 상대방의 주장이 논리력과 설득력을 더 갖추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셈이기 때문이다.

찬반토론에선 자신의 주장을 분명히 하고 이에 적합한 근거와 자료를 통해 상대방을 설득하는 과정을 중시한다. 찬성과 반대 중 어느 편이 더 설득력 있는 주장을 펼쳤는지, 어느 편이 더 상대방의 발언을 경청하고 예의 바른 태도를 취했는지 등을 평가하고 승패를 판가름한다. 이런 특징 때문에 찬반토론은 토론 대회에서 많이 활용된다.

그렇다면 어떤 주제가 찬반토론에 어울릴까? 찬반토론의 주제는 찬성과 반대의 의견이 명확히 나뉘어야 한다. 고전문학 ‘심청전’에서 ‘심청은 효녀일까? 아닐까?’처럼 두 가지 대립되는 의견이 존재하는 주제를 선정하는 것이 적합하다. 작품을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다양하게 해석할 수 있는 주제보다는 쟁점이 분명한 주제로 토론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 생각을 키우는 ‘공동탐구토론’

공동탐구토론이란 다른 사람과의 ‘대화’를 통해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는 토론방식이다. 여러 사람이 한 가지 주제를 깊이 있고 비판적으로 연구한 뒤 생각을 교류하기 때문에 교육적으로 효과가 크다.

공동탐구토론의 참가 인원은 최소 2명에서 최대 15명이다. 다양한 생각을 듣고 의견을 나누기에는 4∼6명이 가장 적합하다. 공동탐구토론에선 여러 사람과 의견을 나누고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중시한다. 사회적인 사건이나 현상에 대한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문제가 되는 사항을 되짚어 보고, 친구들의 생각을 비판적으로 수렴하는 과정을 통해 주제에 대한 자신만의 관점과 생각을 정리하는 것.

토론의 주제는 답이 뚜렷하기보단 여러 개의 답이 있는 것이 좋다. ‘심청전’을 예로 들면, ‘심청이 정말 효녀라면 몸이 불편한 아버지 곁을 떠날 수 있었을까?’ ‘심 봉사는 왜 공양미 삼백 석을 바쳤는데도 바로 눈을 뜨지 못했을까?’처럼 작품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답이 다양하게 나올 수 있는 주제가 적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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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태 기자 st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