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빌바오 구겐하임미술관, 발렌시아 예술과 과학 도시. 부산 해운대 센텀시티 내 부산영상센터(두레라움). 스페인과 한국이라는 공간을 뛰어넘어 이들 건축물 공통점은 해체주의를 상징하는 기념비적 건물이란 점이다. 지방에 있는 점도 같다. 그러나 스페인의 두 도시 건축물은 완공된 반면 두레라움은 공사가 진행 중이다.
지역 문화계에서는 “공정 28%인 두레라움을 제때 완공하기 위해서는 국비 확대 지원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는 현재 기획재정부에서 총사업비 재조정을 위해 시설규모 적정성에 관한 2차 타당성 조사를 진행 중이기 때문. 이 결과에 따라 국비 지원 확대 여부는 물론 두레라움이 당초 설계대로 건설될지가 판가름 난다. 부산시는 내년 9월 이 건물을 완공해 10월 제16회 부산국제영화제(PIFF)를 이곳에서 연다는 계획이다.
시는 2005년 국제공모를 통해 오스트리아 쿠프 히멜블라우사 설계를 토대로 사업비 969억 원을 투입해 3만2140m²(약 9700평)에 영화상영관, 야외상영장 등이 포함된 지하 1층, 지상 6층, 총면적 2만7682m²(약 8300평)인 센터 건설을 추진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008년 6월 이 사업의 1차 타당성 조사에서 ‘규모가 너무 크다’는 이유로 사업비를 691억 원으로 축소했다.
그러나 시는 “정부안은 PIFF 위상과 영상문화 중심도시에 맞지 않는다”고 주장하며 사업비를 1624억 원으로 증액한 뒤 2008년 10월 착공했다. 이 과정에서 총면적을 5만4335m²(약 1만6400평)로 늘렸다. 2층 규모 대극장도 5층 규모 다목적공연장으로 설계를 변경했다. 또 지하주차장과 큰 지붕 하부 내 공간, 업무공간도 늘렸다. 840석인 다목적공연장은 세계적 수준 오페라나 뮤지컬 공연장으로, 개·폐막식이 열릴 4000석 규모 인 야외공연장은 콘서트나 패션쇼 공간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다.
또 420 규모 규모 중형 2곳, 219석 규모 소형 1곳 영화상영관과 축구장 크기인 야외광장도 활용도가 높다고 시는 설명했다. 실제 프랑스 칸영화제, 독일 베를린영화제, 이탈리아 베니스영화제, 캐나다 토론토영화제 등 세계 유명 영화제 전용관이 다목적 공연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부산시 심재민 영상문화담당은 “총사업비가 계획보다 20% 이상 증가하면 타당성 조사를 다시 할 수 있다는 규정에 따라 현재 재조사가 진행되고 있다”며 “한국을 상징하는 세계적 명물로 만들고 시너지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국비 확대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해체주의(디컨스트럭션):
정형화된 개념을 깨뜨리고 새로운 개념의 건축물을 시도하려는 경향. 탈구축(脫構築)이라고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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