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대성리 ‘MT의 메카’옛 명성 다시 한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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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4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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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춘선 복선전철 연말에 완공되면 서울서 40분 거리로
가평군, 각종 레포츠시설 확충 관광레저도시 도약 꿈

1980, 90년대 대학생이었던 이들에게 대성리(경기 가평군 청평면)는 특별하다. 당시 대학생들이 가장 즐겨 찾는 수련모임(MT)촌이 바로 대성리였다. 당시 캠퍼스에 MT 공고가 붙으면 한 명도 빠짐없이 청량리역 광장에 모여 경춘선 열차에 몸을 실었다. 대성리 어디를 가나 ‘MT 환영’ ‘큰방 있음’이라는 표시를 쉽게 볼 수 있었다. 남학생만 수두룩한 공대생들과 여대생들의 즉석 ‘조인트 MT’도 대성리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풍경이었다.

1990년대 후반부터 대학가의 MT 풍경도 바뀌었다. 봄가을로 단체 MT를 가는 대신 삼삼오오 모여 강원도를 찾는 모습이 많아졌다. 이 때문에 대성리도 옛 명성을 잃고 거쳐 가는 관광지로 전락했다. 그러나 올해 말 경춘선 복선전철 개통을 계기로 대성리가 ‘MT 메카’로서 부활을 꿈꾸고 있다.

○ 가깝고 빨라지는 대성리

1939년 7월 서울 성동역에서 강원 춘천역까지 총연장 93.5km에 이르는 경춘선이 개통됐다. 1971년 서울지하철 1호선(서울역∼청량리역) 공사 때문에 성동역∼현촌역(6.2km) 구간이 폐선되고 현촌역이 성북역으로 바뀌었지만 나머지 구간은 큰 변화 없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춘천 가는 기차’는 그렇게 수십 년간 낭만과 추억을 싣고 오갔다.

그러나 올해 말에는 경춘선이 추억 속에 남게 된다. 경춘선 복선전철 사업이 추진 20년 만에 완공되기 때문이다. 약 2조5000억 원의 사업비가 투입된 경춘선 복선전철은 3월 말 현재 76.6%의 공정을 보이고 있어 올해 12월이면 새로운 선로와 역사, 전동차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새로운 복선전철은 운행시간이 59분으로 기존 100분에서 41분이나 단축됐다. 대성리역 등 가평지역은 40분 안팎이면 도착할 수 있다. 운행간격도 50분에서 15분으로 짧아진다. 2011년 말이면 좌석식 급행열차가 평일 46회, 주말 64회 운행된다. 서울에서 가평지역 4개 역까지 20분 안팎이면 도착할 수 있다.

○ 생태관광 및 레저의 메카로

경춘선 복선전철을 계기로 가평지역이 수도권의 새로운 관광레저도시로 떠오르고 있다. 해마다 북한강변에서 열리는 ‘자라섬 재즈페스티벌’은 이미 아시아 최대 재즈축제로 자리 잡았다. 프랑스 마을을 고스란히 옮겨놓은 ‘쁘띠프랑스’, 동서양 및 영호남의 자연생태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자연테마파크 ‘이화원’ 등지도 경기 북부의 대표적인 관광지다. 2009년 한 해 동안 가평을 찾은 관광객은 약 236만4000명으로 전년도보다 27.5%나 증가했다.

올해 관광객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자라섬과 춘천 남이섬을 연결하는 지프와이어(Zip-wire)가 9월 첫선을 보인다. 가평 지프와이어는 두 섬을 잇는 80m 높이의 로프에 장착된 도르래를 타고 이동하는 신종 레포츠다. 또 휴양과 치유기능을 갖춘 숲 세러피로드와 생태체험마을도 조성된다. 여기에 국내 최대 골프 및 레저 업체 중 하나인 에머슨퍼시픽그룹이 가평군 설악면 방일리 일대에 112만5000m²(약 34만 평) 규모의 휴양 및 문화관광단지를 조성한다. 2017년까지 2단계에 걸쳐 추진되며 미술관과 박물관, 음악당, 수목원, 리조트 등이 들어선다.

가평군은 특히 경춘선 복선전철 개통에 맞춰 대성리 일대를 휴양과 체험, 레저를 함께 즐길 수 있는 가족형 관광지로 개발하고 있다. 청평역과 가평역 주변에도 연결 도로망을 확충하는 사업이 이미 시작됐다.

이진용 가평군수는 “가평군은 수도권 규제로 녹색만 있고 성장은 없는 개발 불모지나 다름없었다”며 “그동안 ‘에코피아-가평’이라는 비전 아래 자라섬과 연인산, 호명호수 등 기존의 자연환경을 그대로 살려 추진해온 생태관광 및 레저사업이 경춘선 복선전철을 계기로 더욱 각광받게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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