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스터디]풀이집 ‘잠깐의 유혹’에 넘어가면 ‘홀로서기’ 아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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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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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 스스로 해결 노력 가장 중요

‘배고픈 자에게 고기를 잡아주지 말고 낚시하는 방법을 가르치라’는 유대 속담이 있다. 올바른 교육을 이야기할 때 자주 인용되는 속담이다. 수학 교육도 마찬가지다. 문제 풀이 방법을 알게 하는 것보다 스스로 해결 방법을 찾게 하는 교육이 필요하다. 풀이집이나 선생님의 설명에 의존하지 않고 혼자 해결하겠다는 학생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지만 학생이 해결 방법을 찾도록 방향을 제시하는 조력자의 역할을 간과해선 안 된다.

지난 칼럼에서 자신의 실력보다 높은 최상위권 반에 도전해 수학 성적을 크게 올린 초등학교 여학생의 경험을 이야기한 바 있다. 처음 최상위권 반에 들어갔을 때 학생은 수업 내용을 이해하고 과제를 해결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학습 내용과 과제에 영재교육원 입학시험이나 경시대회 기출문제가 차지하는 비중이 컸기 때문이다. 접해본 경험이 없던 문제라 형태 자체도 생소하고 문제 수준이 높았다. 고민하는 딸을 안쓰럽게 여긴 아버지가 학습 도우미로 나섰다.

아버지는 한 가지 원칙을 세웠다. 아이가 문제 해결에 어려움을 느끼고 질문을 해도 스스로 해결 방법을 찾도록 하는 것. 문제 해결에 어려움을 느낀다고 풀이집의 해설을 읽으면 그 자리에서는 해결방법을 이해하는 것 같지만 궁극적으로는 실력 향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아버지는 아이의 학습을 돕는 동안 자신의 원칙을 지키려 노력했다.

함께 공부를 시작한 초기에는 갈등이 많았다. 아이는 과제로 주어진 문제를 어려워했다. 그럴 때마다 아버지는 아이가 스스로 해결 방법을 찾을 때까지 독려하며 해설집의 풀이방법을 찾아보지 못하게 했다. 그러다 결국에 아이가 힘들어하며 울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매일 학원 과제를 해결하는 데만 2시간이 넘게 걸렸다. 아이도 아버지도 많이 지쳤다. 하지만 아버지는 끝까지 원칙을 고수하며 아이를 도왔다.

노력의 결과 아이가 스스로 풀지 못하는 문제가 줄어들었다. 어려운 문제도 아버지가 알려주는 해결 포인트를 이용해 빠른 시간 안에 문제를 해결했다. 과제에 쏟는 시간이 줄어들고 나중에는 아버지가 생각지도 못하는 풀이 방법을 스스로 찾아내기도 했다. 아이는 아버지의 도움 없이도 높은 수준의 문제를 해결하는 실력을 갖추게 됐다. 그렇게 되기까지 2개월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2개월은 그리 길지 않은 기간이다. 짧은 기간 아이는 아버지의 지도 덕분에 최상급 반 아이들과 동등한 실력을 갖추게 됐다. 학생의 아버지는 현명했다.

학생에게 필요한 것은 단순한 문제 풀이 방법이 아니라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훈련이다. 처음엔 힘들고 많은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 하지만 수학 실력은 문제 풀이 방법을 찾을 때까지 반복해서 사고하는 과정에서 쌓인다. 끈기를 가지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훈련을 하면 어느 순간 짧은 시간에 어려운 문제를 쉽게 풀어내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 기사와 자세한 설명은 easysuhak.com

이우기 시매쓰 개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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