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언어영역 지문 대하듯! 수학, 문제를 읽는 습관부터 바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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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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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 고3 수학 업그레이드, 남은 방학이 최후의 기회
하위권→상위권 껑충 두 학생 “이렇게 했다”

무조건 수학 공부하는 시간만을 늘리는 접근법은 오히려 학습의욕을 떨어뜨릴 수 있다. 시간을 늘리기에 앞서 책상에서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어떻게 확보할지를 고민해야 한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무조건 수학 공부하는 시간만을 늘리는 접근법은 오히려 학습의욕을 떨어뜨릴 수 있다. 시간을 늘리기에 앞서 책상에서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어떻게 확보할지를 고민해야 한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겨울방학이 3주 가량밖에 남지 않았다.
201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약 300일 남겨둔 예비 고3에게는 취약영역을 학습하고 올바른 공부습관을 기를 ‘마지막’ 겨울방학이다.
남은 겨울방학 동안 예비 고3이 반드시 살펴봐야 할 과목은 무엇일까?
수학을 꼽을 수 있다.
수능에서 수리영역은 시험 난도에 관계없이 매년 고득점 여부를 결정짓는 영역이다.
학생들은 수학 공부에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자하지만, 수학은 유독 성적이 잘 오르지 않는 과목이기도 하다.》

[CASE 1]
경북 구미시 사곡고등학교 2학년 강현석 군(18)은 1학년 겨울방학 때 문제를 읽는 습관을 바꿨다. 1학년 3월 모의고사에서 6등급에 머물렀던 수리영역 성적이 2학년 6월 모의고사에선 1등급으로 치솟았다.

[CASE2]
서울 창문여고 2학년 라하나 양(17)도 비슷한 경우. 라 양은 1학년 겨울방학 때 자신만의 수학노트를 만드는 데 집중했다. 그 결과 1학년 모의고사에서 줄곧 5등급이던 성적은 2학년 6월 모의고사에서 2등급까지 올랐다.

수학공부는 ‘습관’이란 말이 있다. 수학을 대하는 태도와 접근법을 제대로 가지면 성적이 오른다는 뜻이다. 두 학생의 사례를 통해 중하위권 고등학생이 수학공부 습관을 기르는 효과적인 방법을 알아보자.

“수학책은 보기만 해도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져요. 굳은 마음을 먹고 책상 앞에 앉지만 결국 20분을 못 버티고 책상 앞에서 ‘탈출’해요.”(라 양)

라 양에게 수학은 1년 전까진 ‘공포의 대상’이었다. 쉽게 이해할 수 없는 수식이 등장한다. 앞선 단원의 개념을 이해하지 못하니 다음 단원으로 넘어갈 수도 없다. 그러니 계속 앞 단원만 붙잡고 앉아있을 수밖에 없다.

수학은 한 단원에서 외워야 할 용어나 정의, 공식이 많이 등장한다. 또한 다른 과목에 비해 문제를 푸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 편이다. 따라서 책상에 오래 앉아 ‘버티는’ 것은 필수. 하지만 무조건 공부하는 시간만 늘리는 것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시간을 늘리기에 앞서 책상에서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 강 군은 공부를 할 때마다 시간을 세분했다. 목표하는 공부시간을 잘게 나눔으로써 소화할 수 있을 만큼의 계획만 세울 수 있었다. 처음 공부를 시작할 땐 스톱워치를 켜고, 집중력이 떨어졌다고 느낄 때 멈췄다. 자신에 대한 이런 ‘임상실험’을 통해 자신이 공부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40분 정도임을 알게 됐다. 그가 수학문제 하나를 푸는 데 걸리는 시간은 약 10분. 이후 40분을 ‘단위시간’으로 설정해 놓고는 단위시간마다 4문제를 푸는 것을 목표로 공부했다.

적잖은 중하위권 학생들은 학교나 학원 수업에 의존해 스스로 공식을 암기하거나 개념을 정리하는 데 소홀히 한다. 교과서나 문제집에 나오는 모든 증명과정을 유도하고 외우려고 시도하다가 막대한 양에 스트레스를 받는 학생도 있다. 수학의 개념을 제대로 익히기 위해서는 자신만의 요령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라 양은 수학에 대한 개념과 공식들을 정리한 자신만의 노트를 만들었다. 이후 문제를 풀 땐 정리한 내용을 반복해서 다시 적는다. 예를 들면 이차함수와 관련된 문제에서 ‘주어진 함수 f(x)에서’라는 문구가 나오면 ‘함수 f(x)’ 부분에 밑줄을 친 후 문제집 여백에 자신이 기억하는 ‘이차함수의 정의’ ‘이차함수의 일반형’ ‘이차함수의 그래프’ 등을 적는다. 이를 자신의 노트에 정리했던 내용과 비교하면서 빠뜨린 부분이 없는지, 혹시 외우지 못한 공식이 있는지를 확인한다. 라 양은 “이런 과정을 몇 번 반복하면 문제에 자주 나오는 중요한 개념을 반복해 외울 뿐 아니라 유형을 파악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강 군은 그래프와 도형에 친숙해지기 위해 포스트잇을 사용한다. 문제집을 2, 3회 풀고 반복해서 틀리는 도형문제의 그림과 관련 공식을 포스트잇에 적는다. 예를 들어 외접하는 삼각형과 관련된 문제를 자주 틀린다면 그 문제의 그림을 포스트잇에 그리고 밑에 삼각형의 넓이를 구하는 공식을 써 넣는다. 이를 컴퓨터 모니터나 화장실 문 안쪽 등 잘 보이는 곳에 붙여 놓는다.

개념을 확실히 이해하고 문제집에 나온 기본문제를 쉽게 풀었더라도 막상 응용문제나 수능 모의고사 문제는 잘 풀리지 않는 이유가 뭘까? 기본문제는 각 단원에서 나오는 이론만 적용됐다면 응용문제는 여러 개념이 문제 안에 섞여 있다는 차이점이 있다. 상위권 학생이라면 문제 속에 숨어있는 힌트와 문제가 묻는 핵심이 한 번에 보이겠지만, 수학에 익숙하지 않은 학생은 힌트 한 개도 찾기가 쉽지 않다.

문제에 접근하는 방식을 달리해 보자. 문제를 보고 ‘공식’과 ‘계산’에 집중하기 전, 언어영역의 지문을 해석하듯 수학문제를 읽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좋다. 강 군은 “문제의 마지막부터 보면 어떤 개념이랑 공식을 대입해야 하는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면서 “문제를 처음부터 읽으면서 문장을 나눠 의미를 생각하면 문제에 숨어있는 조건과 힌트를 발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간단한 예제와 함께 강 군이 문제에 접근하는 방법을 살펴보자.

문제가 마지막에 무엇을 물어보는지를 살펴보면 확률문제임을 알 수 있다. 하지만 문제 중간에 원의 방정식이 등장하면서 학생들은 혼란에 빠지기 시작한다.

강 군은 우선 문제의 앞부분부터 읽어나가며 각 문장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파악한다. 첫 문장을 ①, ②, ③으로 나눠 생각했다. ①에서 나온 힌트는 k의 범위다. 주사위에서 나온 수라고 정의했으므로 k는 1에서 6사이의 ‘어떤 수’ 라는 것을 알 수 있다. ②에서 등장한 원의 방정식은 k가 반지름을 의미한다는 것을 알려준다. k는 r2에 해당하므로 k의 범위는 1의 제곱근부터 6의 제곱근까지로 바뀌게 된다. ③에서 문제가 요구하는 k의 범위가 나온다. ‘사건 A’는 k가 4 이상의 어떤 수일 때임을 알 수 있다. 결국 복잡해 보이는 문제는 ‘주사위를 6회 던졌을 때 4 이상의 수가 2회 이상 나올 확률은?’이란 기본문제가 되는 것이다.

봉아름 기자 er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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