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동물원 3총사 이름은 ‘영토’ ‘지킴’ ‘독도’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2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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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랑이 이름 사연도 갖가지

‘사육사가 나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나는 진짜 호랑이가 되었다.’

호랑이들도 자기 이름은 알아듣는다. 관람객들이 아무리 부르고 소리쳐도 안 쳐다보던 도도한 호랑이들도 사육사가 이름을 부르면 즉각 고개를 들고 반응한다.

서울동물원은 태어나는 호랑이들에게 각자 당시 사연을 담아 이름을 지어줬다. 지난해 6월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 당시 태어난 호랑이 세 마리에게는 ‘영토’ ‘지킴’ ‘독도’란 이름을 붙여줬다. 우리 고유 영토인 독도를 아기 호랑이들이 굳게 지켜 달라는 의미에서다. 백호인 ‘백운이’의 애칭은 국산 맥주 상표와 동일한 ‘하이트’다. 원래 이름은 흰 털색에서 따와 ‘화이트’로 지었는데 백운이를 사육하던 경북대 실습생이 발음을 잘 못해 ‘하이트’라고 불렀던 것. 그 바람에 같이 태어난 다른 두 마리도 ‘라거’와 ‘카스’ 등 각각 맥주 이름을 얻었다. 강형욱 서울동물원 홍보팀장은 “당시 ‘호랑이 맥주 브러더스’ 덕분에 맥주회사에서 협찬 의뢰가 들어왔을 정도”라고 말했다.

에버랜드는 이름에 성격과 외모상 특징을 반영한다. 사파리에서 살고 있는 백호 세 자매의 이름은 ‘유비’ ‘관우’ ‘장비’다. 친자매 사이다 보니 다른 호랑이들에 비해 서로 친화력이 강하고 똘똘 잘 뭉치는 편이어서 소설 삼국지 주인공의 이름을 따왔다. 주인공들과 실제 성격도 흡사하다. 유비는 품행이 온순한 편이라 다른 백호와 다투지 않는다. 관우는 언니보다는 싸움을 많이 한다. 콧등에 상처가 있고 다른 호랑이들보다 우람한 골격이 특징이다. 장비는 평소엔 조용하다가도 한번 ‘욱’해서 싸움이 나면 사육사까지 총출동해 말려야 하는 ‘다혈질’ 호랑이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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