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 도읍 시기 고려 토성 첫 발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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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2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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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城 유적 120m 구간 확인
건물터 6개 - 고급청자류도

고려시대 강화도읍기(1232∼1270년) 당시 방어용 3중 성곽 중 하나인 중성(中城) 유적에서 발굴된 6개 동의 건물 터. 사진 제공 중원문화재연구원
고려시대 강화도읍기(1232∼1270년) 당시 방어용 3중 성곽 중 하나인 중성(中城) 유적에서 발굴된 6개 동의 건물 터. 사진 제공 중원문화재연구원

고려가 몽골 침략에 대비하기 위해 강화도로 수도를 옮긴 강화도읍기(1232∼1270년) 시대의 토성이 처음 발굴됐다.

매장문화재 조사기관인 중원문화재연구원(원장 차용걸)은 17일 인화∼강화 도로건설 구간에 포함된 인천 강화군 강화읍 옥림리 산 62-3 일원의 발굴조사에서 1250년 집권자 최항(崔沆)이 주도해 쌓은 강화 중성(中城) 유적 120m 구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유적 주변에서는 토성과 동일한 중심축으로 배치된 고려시대 건물터 6개 동과 각종 고급 청자류도 찾아냈다.

존속시기가 38년인 강화 고려 도성은 고려사와 고려사절요를 비롯한 각종 문헌에는 개경의 것과 비슷한 구조로 건설됐다고 전해지지만 지금까지 이를 증명할 고고학적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었다.

이번에 발굴된 중성은 강화 고려 도성을 둘러싼 내성(內城) 외성(外城)과 함께 3중 성곽을 이룬다. 궁궐 주변의 내성과 해안방어용으로 만든 외성은 조선시대에 새로 축조돼 토성이 아닌 벽돌성의 형태로 유적이 남아 있다. 기록에 따르면 강화로 수도를 옮긴 고려는 천도 직후인 1232년에 내성을 쌓았고 이어 1237년에 외성을 완성했다.

조사단은 중성 발굴에서 흙을 차례로 다져 쌓아올리는 판축용 틀과 이 틀을 고정하기 위해 사용한 외곽 기둥시설의 흔적을 찾아내고 이를 이용해 쌓은 흙담장의 구조를 밝혀냈다.

부근에서 발굴된 건물터 6개 동은 중성에 있었던 성문 시설과 연결되는 것으로 보아 도성 방어에 관련된 것으로 여겨진다.

김병희 책임조사원은 “발굴된 120m 구간을 포함한 중성의 전체 길이는 8∼9km로 추정된다”며 “이번 강화 중성의 발굴을 바탕으로 고려시대 판축토성의 구체적인 축조기법을 알아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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