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기당 과목수 2011년부터 축소… 초등 10 → 7, 중·고 13 → 8개로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2월 18일 03시 00분


코멘트

■ ‘2009 개정 교육과정’ 확정

어떻게 바뀌나
초·중교 도덕 음악 미술 실과 특정 학기에 몰아서 가르쳐
고교 ‘사회선택’ 13→9개로… 한국사는 필수서 선택으로

일부 조치는 논란
교과별 수업시간 20%까지 학교가 자율적으로 증감
“입시위주 편성 우려” 지적에 교과부 “국영수 편중 없을것”

교육과학기술부는 17일 ‘2009 개정 교육과정’을 확정 발표했다. 초중고교의 학기당 이수 과목을 10∼13개에서 7, 8개로 축소하고, 지나치게 세분된 교과목을 정비하는 게 골자다. 교육과정 개정안은 2011년 초등 1, 2학년, 중고교 각 1학년을 시작으로 2013년까지 단계적으로 적용된다. 이번에 확정, 발표한 개정안은 국가교육과학기술자문회의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올 8월부터 준비한 시안의 내용을 유지했다.

○ 학기당 과목 수 축소

개정 교육과정의 핵심은 학기당 이수과목을 줄이고, 집중 이수제를 도입하는 것이다. 현재 한 학기에 배우는 과목 수가 너무 많다는 지적에 따라 초등학교는 10개에서 7개로, 중고교는 13개에서 8개 이하로 이수 과목을 줄일 수 있도록 했다. 초등학교와 중학교는 주당 수업시수가 한두 시간인 도덕, 음악, 미술, 실과를 학년에 관계없이 특정 학기에 집중적으로 이수하도록 하고, 고교에서는 두 개 학기에 나눠 배우던 과목을 한 학기에 모아 가르치는 방안이 활용된다. 이 경우 학생들은 집중 이수 과목을 좀 더 깊이 있게 공부할 수 있고, 중간·기말고사를 준비하는 데 있어 학습부담도 많이 줄어들 것이라고 교과부는 밝혔다.

교과목과 선택과목도 정비된다. 초등학교와 중학교는 현재 10개로 분류된 국민공통기본교과군(국어, 도덕, 사회, 수학, 과학, 실과, 외국어, 체육, 음악, 미술)이 7개(국어, 사회·도덕, 수학, 과학·실과, 외국어, 체육, 예술)로 줄어든다. 고교는 5개 영역(인문사회, 과학기술, 예체능, 외국어, 교양)이 4개 영역(기초, 탐구, 예체능, 생활교양)으로 줄어든다. 너무 세분돼 있다는 지적을 받은 사회과 선택과목은 13개에서 9개로 축소된다.

○ 창의 활동 늘려

기존의 특별활동과 재량활동을 ‘창의적 체험활동’으로 통합하고, 수업 시간을 초중학교는 주당 평균 3시간 이상, 고교는 현재 주당 2시간에서 4시간 이상으로 늘리는 것도 개정 교육과정의 특징이다. 학생들은 자율활동, 동아리활동, 봉사활동, 진로활동 등을 모두 창의적 체험활동으로 소화하게 된다. 교과부는 이런 활동 내용이 상급학교 진학에 참고 자료로도 쓰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초등학교에서는 창의적 체험활동으로 한자 교육이 추가된다.

중고등학교의 진로 교육을 활성화하기 위한 조치도 나왔다. 중학교에서는 선택과목으로 ‘진로와 직업’이 추가된다. 고교 1학년 과정은 그동안 국민공통교육과정으로 운영됐지만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2, 3학년과 마찬가지로 선택형 교육과정으로 바뀐다. 이에 따라 고교 입학 단계부터 선택 위주의 과목 구성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고교 선택과목인 ‘환경’은 ‘환경과 녹색성장’으로 개편된다.

이성희 교과부 학교자율화추진관은 “이번 개정안은 지나친 학습 부담을 줄이고 창의적인 인재를 양성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라며 “개정 교육과정이 현장에 잘 정착되도록 내년에 선도학교 480곳을 지정해 시범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 입시 위주 교육 우려도

개정 교육과정은 각 학교가 재량으로 교과군마다 20% 범위에서 수업 시간을 증감할 수 있도록 했다. 국가는 교육과정 운영의 기본 틀만 제시하고 세부적인 수업 설계는 학교가 자율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이런 조치가 일선 학교에서는 입시 과목 위주의 수업 시간표 편성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국영수 수업을 20% 늘리는 대신 다른 교과목의 수업을 줄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교과부는 입학사정관제 등으로 창의적 체험활동이 중시되고, 관련 수업시수도 늘어나는 만큼 국영수만 집중적으로 편성하는 학교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교 교육과정이 모두 선택과정으로 바뀌면서 종전에 고1 필수 교과였던 한국사(역사)도 선택과목으로 바뀌었다. 우리 역사를 한 번도 배우지 않고 고교를 졸업할 수 있다는 것은 문제라는 시각도 없지 않다. 이에 대해 교과부는 고교에서 사회과 영역을 최소 15단위 이상 이수하도록 하고, 한국사는 각 고교가 반드시 가르치도록 권장하겠다고 밝혔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