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M버스 출근길 쾌적” “우리도 타게 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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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2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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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역급행’ 지역별 희비
정거장 수 적어 인기… 부동산 가격에도 영향
“노선수 더 늘려야” 지역 국회의원들도 나서

인기몰이 중인 광역급행버스 7106번 출발지인 경기 일산신도시 대화역의 최근 풍경. 아침 출근 시간이면 시민들이 길게 줄지어
버스를 탄다. 버스를 타기 위해 일부러 거슬러 올라온 시민들까지 몰려 줄은 갈수록 길어지고 있어 노선 신설이나 증차 등 보완
대책이 시급하다. 이동영 기자
인기몰이 중인 광역급행버스 7106번 출발지인 경기 일산신도시 대화역의 최근 풍경. 아침 출근 시간이면 시민들이 길게 줄지어 버스를 탄다. 버스를 타기 위해 일부러 거슬러 올라온 시민들까지 몰려 줄은 갈수록 길어지고 있어 노선 신설이나 증차 등 보완 대책이 시급하다. 이동영 기자
일산, 분당신도시 등 수도권 6개 지역에서 서울로 연결되는 광역급행버스(M버스)가 수도권 출퇴근 시민들에게 인기다. 대통령선거 공약사항이라 일명 ‘MB버스’로도 불리는데 정류장 수가 8개 이하이고 입석 승객이 없다는 게 장점. 서울행 교통편이 상대적으로 불편한 일산신도시를 포함한 경기 고양시에서는 노선 연장, 정류장 변경 등 갖가지 요구가 쏟아지면서 지역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해당 지역 국회의원들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어 주민 불편이 어떻게 해소될지도 관심이다.

○ “나도 타고 싶다” vs “먼거리 주민이 우선”

일산지역을 운행하는 7106번 M버스는 일산신도시 북쪽 끝인 대화역을 출발해 신도시 중간 지점인 마두역에서만 정차한 뒤 곧바로 광화문으로 직행한다. 하지만 출근 시간대에는 두 번째 정류장에서도 이 버스를 타지 못한다. 이미 대화역에서 줄을 길게 선 시민들이 각 버스의 39개 좌석을 모두 채워 이후 정류장에는 서지 않기 때문이다.

마두역 이후 지역인 덕양구 화정동과 행신동 주민들은 “다른 서울행 버스도 일산에서만 출발해 우리는 늘 짐짝처럼 만원버스에 실려 간다”며 “M버스는 아예 서지 않고 가버리니 ‘그림의 떡’을 볼 때마다 화가 난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대화지역 주민들은 “M버스는 서울과 가까운 지역 주민을 위한 게 아니라 이곳처럼 서울까지 1시간 넘게 걸리는 지역 주민이 빠르게 갈 수 있게 만든 노선”이라는 반응이다.

○ 거슬러 올라가고, 부동산에도 영향

출발점인 대화역에는 오전 7시 이전부터 50여 명 이상씩 줄을 서고 있다. 다른 버스보다 서울로 빠르고 편하게 가기 때문에 마두지역 주민까지도 M버스를 타기 위해 역방향으로 거슬러 올라가기 때문. 매일 광화문으로 출근하는 김태호 씨(45)는 “버스나 택시로 대화역까지 ‘역주행’해 M버스를 타면 비용이 더 들지만 도착시간은 비슷하고 훨씬 편하다”고 말했다.

광역급행버스의 면허권을 갖고 있는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일산을 비롯한 다른 지역에서도 이 버스가 집값에도 영향을 주고 있으니 정거장을 변경해 달라거나 노선을 늘려 달라는 민원이 상당수 접수되고 있다”고 전했다.

○ 국회의원이 해결할까?

고양시 덕양구을 김태원 의원(한나라당) 측은 덕양구 주민들도 M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전체 버스 중 일부를 고양경찰서 등 덕양구 지역에서 출발하거나 덕양구에서 출발하는 새 노선을 신설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김 의원 측은 14일 “일산지역뿐 아니라 덕양구 주민들도 편안한 출근길을 이용해야 한다는 주장”이라며 “연중 내내 만원 버스에 시달리는 주민들의 불편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고양시 일산갑 백성운 의원(한나라당) 측도 “덕양구 주민들의 불편을 해소할 필요가 있으므로 노선 신설 등 보완 대책을 마련하는 데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지역 국회의원들까지 노선 조정 방안을 마련하고 있어 어떤 보완책이 나올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에 대해 국토부는 정류장마다 승차 인원을 제한해 모든 정류장에서 승객을 태우는 방안은 운수업체가 결정할 수 있는 재량이고 출발지를 변경하는 것도 해당 지자체가 할 수 있는 권한이라는 입장이다. 덕양구로 출발지를 옮기는 방안이나, 승차인원 조절로 일산신도시 내 정류장에 모두 정차하게 하는 방안이 현실적으로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이동영 기자 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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