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를 읽고]강승애/다문화가정 포용하는 좋은 이웃 됐으면…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2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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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이 많이 사는 경기 안산시에 2만9700m²(약 9000평) 규모의 다문화 화합을 위한 ‘녹색지대’를 개장한다고 한다(동아일보 11월 26일자 A10면 보도). 외국인이 급증하는 시점에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한국인 남편 및 아내와 맺어진 국제결혼 커플은 2000년 3387건에서 지난해 말 7947건으로 8년 만에 2.3배로 늘었다. 또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은 결혼이민자 자녀까지 포함해 110만 명을 넘어섰다. 농촌 총각 장가보내기 운동과 함께 외국인 근로자 이주로 인한 국제결혼이 주원인으로 분석된다.

그런데 한국인 남성과 외국인 여성의 국제결혼이 불평등한 관계로 시작하는 경우가 종종 있어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글로벌화 됐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배타적이고 폐쇄적인 한국 사회에 외국인이 정착하기란 쉽지 않다. 언어 장벽 앞에서 2세의 언어 문화 교육을 담당해야 하는 이주여성의 고초는 일일이 말할 필요도 없다.

2014년이면 농촌 지역 어린이 중에서 약 40%가 외국인 어머니와 한국인 아버지 사이에 태어난 혼혈아일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다문화 사회를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는 현실이다. 이들이 정상적으로 생활하고 우리 사회의 구성원으로 뿌리내리도록 관계당국에서 대책과 규정을 만들고 질서를 잡겠지만 같은 마을에 사는 이웃이 이들을 진정한 공동체 구성원으로 이해하고 포용할 자세를 가져야 한다.

중국의 동북 3성에 흩어져 사는 조선족, 러시아 연해주와 우즈베키스탄에서는 고려인의 후예. 이들은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한국에 왔다. 이들은 남이 싫어하거나 위험한 일을 맡은 산업근로자로서 우리 경제를 일정 부분 떠받치고 있다. 지금 세계는 국경이 없어져 지구촌이라 부를 정도이다. 이런 때에 아직도 민족주의나 혈연주의를 표방하며 이주민을 백안시하는 것은 시대에 뒤떨어진 태도다.

지구가 하나의 촌이라면 다른 나라는 옆 마을, 뒷마을, 건너편 마을이다. 건너편 마을에서 온 사람을 이해하고 문화의 다름과 차이를 인정하고 서로 배울 때 사회는 다양해지고 구성원의 가슴은 넓어진다. 화가의 눈에 비친 다문화가정의 현실이 안타까워 뜻을 같이하는 동료와 함께 ‘다문화 가정을 위한 배꽃향기전’ 전시회를 열어 이주민을 지원하고 있다. 추운 겨울, 다문화가정을 따뜻하게 품어 우리 모두가 좋은 이웃이 됐으면 하는 게 간절한 바람이다.

강승애 서양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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