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테이션]사형제를 보는 두 가지 시선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2월 7일 17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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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형제를 보는 두 가지 시선

(박제균 앵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12월 7일 동아 뉴스 스테이션입니다.
사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던 연쇄살인범 정남규가 지난달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사형제 논란에 다시 불이 붙고 있습니다.

(김현수 앵커) 사형을 집행했던 전직 교도관과 정남규 사건으로 두 딸을 잃은 어머니는 사형을 보는 시선이 크게 달랐는데요. 영상뉴스팀 신광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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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사형 반대의 날' 기념 미사가 끝날 무렵 한 70대 노인이 연단에 섭니다.

1960년부터 20년 간 200여 차례 사형을 집행했던 전직 교도관입니다.

(현장음) 고종렬 / 사형집행 담당 전직 교도관
"사형은 사람이 사람을 죽이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교도관들도 덤벙대고 당황하죠. 밧줄의 길이를 제대로 못해가지고 바닥에 발바닥이 닿았어요. (사형수가) 아등바등하는 거예요. 얼마나 해먹겠어요. 그럼 다시 감아올려서 죽이더라고요."

사형을 집행해야 하는 교도관들의 고뇌는 현재 상영중인 영화 '집행자'에도 잘 드러나 있습니다.

고 씨는 사형을 없애고 종신형을 도입하면 중범죄자들이 감옥에서 속죄와 참회의 시간을 가질 수 있고 범죄 예방 효과도 커진다고 주장합니다.

(인터뷰) 고종렬 / 사형집행 담당 전직 교도관
"형제가 은행에 들어가서 강도 살인사건이 있어요. 경찰관도 죽고 그랬는데 형은 사형이 됐고 동생은 무기징역이 됐는데 동생은 교도소에서 자살을 했어요. 그런 거 볼 때는 무기나 종신을 더 무서워한다는 거예요. 그 양반들은."

이날 행사에는 소설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에서 사형수를 교화시킨 모니카 수녀의 실제 모델인 조성애 수녀도 참석했습니다.

(인터뷰) 조성애 수녀
"(사형수들) 손을 보면 남자들인데도 예뻐요. 저 손으로 어떻게 그랬을까. 그러면서도 지금은 그 손보다 그 마음이 더 아름답습니다."

최근 사형제를 폐지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지만 흉악 범죄로 가족을 잃은 범죄 피해자들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지난 2006년 정남규가 휘두른 둔기에 두 딸을 잃고 남편마저 전신화상을 입은 황모 씨는 아직도 당시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황모 씨
"제 입장에선요. (사형제를) 폐지하면 절대로 안 된다고 생각해요. 그 사람이 한 짓에 대한 대가를 받아야 되지 않겠어요."

범죄피해자들은 경제적으로도 막대한 피해를 봅니다. 최대 3000만원까지 구조금을 받을 수 있지만 지급 기준이 까다롭고 구조금을 받아도 치료비와 장례비 명목으로 대부분 쓰입니다.

이 때문에 가장이 피살되거나 중상을 입게 될 경우 생계가 막막합니다.

(인터뷰) 이용우 회장/ 전국범죄피해자지원연합회
"범죄 피해자들을 상담을 해보면 아직 원한이나 한풀이가 안 되어 있는 상황입니다. 범죄자와 같은 하늘에서 산다는 것조차 미워하는 피해자도 지금 있어요."

사형은 지난 1997년 이후 한 건도 집행되지 않았지만 사형제를 보는 관점은 여전히 팽팽히 맞서고 있습니다.

헌법재판소는 이번 달 말 사형제에 대한 위헌 여부를 결정할 계획입니다.

동아일보 신광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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