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고흥 유자 바닷물농법 붐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2월 1일 03시 00분


코멘트

비료-농약 대신 바닷물 사용
“수확량 늘고 품질도 좋아져”

전남 고흥 유자는 은은한 향과 맛을 자랑한다. 온화한 기온과 따뜻한 해풍은 고흥 유자 명성의 원동력이다. 고흥에서 유자를 재배하는 1700여 농가 가운데 100여 농가는 천혜의 자연조건 이외에 바닷물(미네랄) 유기농법으로 유자를 키운다.

유자 바닷물 농법은 친환경 자재인 황토, 유황에 농업용수와 바닷물을 25 대 1의 비율로 섞은 물을 타 농약이나 비료 대신 뿌려주는 것. 농가들은 “바닷물을 뿌리면 유자나무 잎이 두꺼워지고 윤기도 흐른다”며 “많은 양의 바닷물을 섞을 경우 나무가 죽을 수 있어 적정한 혼합비율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10년 동안 바닷물로 유자를 재배한 박태화 씨(51·고흥군 풍양면 매곡리)는 “수확한 유자의 성분을 분석한 결과, 몸에 이로운 소금 성분이 들어있었다”며 “일반 유자는 kg당 1300원을 받지만 바닷물 농법 유자는 kg당 3300원을 받는다”고 말했다. 박 씨의 유자 밭 2만6000m²(약 8000평)는 처음 바닷물을 쓸 때 일반 유자 밭 수확량의 30% 정도만 거둬들였으나 점차 생산량이 늘어나고 있다. 유자 이외에 고흥지역 참다래, 한라봉, 석류, 마늘 재배 농가에서도 바닷물 농법이 확산되고 있다. 바닷물 농법은 양파(신안), 무화과(영암), 배·대봉감(영암), 구기자(진도), 벼(진도) 등 농작물이나 과수로 확대되고 있다. 농가들은 바닷물을 황토나 유황에 섞어 쓰는 것 이외에 퇴비나 농업용수에 섞어 뿌리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활용한다. 일부 농가는 바닷물로 벼 병해충을 막는다. 김선곤 전남도 농업기술원 작물보호 담당은 “바닷물 농법을 활용하는 농가가 늘고 있어 바닷물과 토양 성분분석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