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점수 낮다고 실망하진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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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1월 14일 03시 00분


어려웠던 외국어 이외 영역 표준점수가 ‘열쇠’
만점자 크게 늘어날 수리-언어
한두문제 실수로 타격 예상
최상위권 변별력 떨어질 듯
■ 수능 가채점 이모저모

조마조마13일 서울 계성여고 학생들이 전날 치른 대학수학능력시험 문제지를 보고 자신들의 성적을 알아보고 있다. 홍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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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서울 계성여고 학생들이 전날 치른 대학수학능력시험 문제지를 보고 자신들의 성적을 알아보고 있다. 홍진환 기자
가채점 결과 원점수가 높다고 안도할 상황도, 낮다고 실망할 상황도 아니다.

대학수학능력시험 하루 뒤인 13일 가채점을 해 본 수험생들과 이를 분석한 입시기관들의 공통적인 반응이다. 수험생들은 예상대로 수리는 대체로 점수가 오르고 외국어는 약간 떨어졌다고 입을 모았다. 입시기관들은 외국어를 제외한 나머지 영역, 특히 수리는 원점수가 크게 올랐기 때문에 표준점수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수험생들, 등급 구분 점수에 희비=수능을 마친 학생들은 수능 가채점 정보를 주고받느라 분주했다. 13일 오전 서울 중구 계성여고 3학년 교실은 수능 가채점 결과와 등급 구분점수 이야기를 나누는 학생들로 떠들썩했다. 학생들의 표정은 대체로 밝았지만 생각보다 점수가 잘 나오지 않은 학생은 울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수험생들 사이에는 특히 어려워진 외국어영역이 주된 화제였다. 문제가 뒤쪽으로 갈수록 점점 어려워지고 시간도 부족했다는 반응이 많았다. 평소 1, 2등급을 받는다는 임다예 양(18)은 “평소보다 서너 문제 더 틀려서 등급이 떨어질 것 같다”며 “하지만 수리영역은 평소보다 더 잘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외국어영역이 어려웠지만 그만큼 등급 구분점수도 낮아질 것이란 희망도 나왔다. 박진희 양(18)은 “수리는 쉽다고 생각했는데 입시업체에서 나온 등급 구분점수를 보니 기대 이하였고 외국어 영역을 풀 때는 어려웠는데 등급 구분점수가 낮아져 생각보다 잘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휘문고 3학년 김모 군(18)은 “외국어를 못 봐서 초조했는데 학교에 와서 친구들과 얘기해보니 나만 그런 게 아니라서 일단 안심이다”라고 말했다.

입시업체에서 발표한 표준점수나 등급 구분점수가 제각각이어서 이에 대한 의견도 분분했다. 특히 수시모집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시켜야 하는 수험생은 초조해했다. 서울고 3학년 최모 군(18)은 “다들 수리가 쉽다고 하는데 나만 못 본 것 같아서 밤새 입시 사이트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고 말했다. ▽만점자 늘어 상위권 변별력 떨어질 듯=입시업체의 가채점 서비스는 수험생들이 성적을 직접 입력하는 한계 때문에 100% 정확하다고 볼 수는 없다. 하지만 수만 명의 데이터를 분석하므로 실제 결과와 1∼3점의 오차만 나는 편이다. 따라서 수험생들은 성적표를 받기 전까지는 입시업체가 내놓은 등급 구분점수와 표준점수에 의지해 지원전략을 짜야 한다. 메가스터디, 진학사, 청솔학원, 이투스가 내놓은 1등급 구분점수를 종합하면 △언어 93∼94점 △수리 ‘가’ 87∼89점 △수리 ‘나’ 92점 △외국어 93점이다. 최상위권 학생들이 즐겨 찾는 학습정보 사이트인 ‘오르비스옵티무스(www.orbi7.com)’가 상위권 학생 1000명의 점수를 표집해 발표한 점수는 입시업체 추정치보다 다소 낮은 △언어 92점 △수리 ‘가’ 84점 △수리 ‘나’ 89점 △외국어 92점이었다.

올해 유의할 부분은 언어와 수리의 원점수가 많이 오르면서 만점자가 크게 늘어날 것이란 점이다. 메가스터디의 추정에 따르면 수리 ‘나’와 외국어는 만점자가 5000명이 넘을 가능성이 있다. 영역별로는 △언어가 643명에서 1963명 △수리 ‘가’는 95명에서 430명 △수리 ‘나’는 442명에서 5372명으로 지난해보다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외국어만 지난해(5340)보다 약간 줄어든 5066명으로 예상됐다.

이에 따라 최상위권의 변별력이 크게 떨어져 수리나 외국어에서 한두 문제 실수를 했다면 정시모집에서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또 수리의 표준점수가 지난해보다 낮아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다른 영역에 비하면 높은 점수대를 형성하고 있다. 중상위권에 해당하는 2∼4등급에서는 더욱 그렇다. 따라서 올해도 수리는 다른 영역보다 더욱 변별력을 발휘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남윤서 기자 bar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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