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한국대표 요리사 2인이 말하는 한식 세계화 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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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0월 30일 03시 00분


▼“음식재료 세계화부터”
서울 홍보대사 에드워드 권 “외국에선 한식재료 못구해”

서울시 글로벌 홍보대사로 임명된 전 버즈 알 아랍 수석 총괄 조리장 에드워드 권 씨. 홍진환 기자
서울시 글로벌 홍보대사로 임명된 전 버즈 알 아랍 수석 총괄 조리장 에드워드 권 씨. 홍진환 기자
“외국에선 한식을 요리하고 싶어도 한국 식재료가 없어서 못 만들어요. 한식을 세계화하려면 고유 식재료의 해외 유통 경로부터 확보해야 합니다.”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 있는 7성급 호텔 ‘버즈 알 아랍’ 수석 총괄 조리장을 했고 최근 서울시 글로벌 홍보대사로 위촉된 에드워드 권 씨(38)는 “한식 세계화에 앞서 한국 식재료의 세계화에도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28일 서울 서초구 반포동의 한 식당에서 만난 그는 “외국에서 요리사로 활동하면서 한식 조리법을 활용하려 해도 식재료를 조달하지 못해 포기했던 기억이 많다”고 말문을 열었다. 세계 어디서나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일본 생선회 재료나 중국 향신료와 달리 김치 담글 배추를 구하지 못해 대사관과 영사관을 헤맸던 적도 있다. 결국 끝까지 못 구한 깻잎은 어쩔 수 없이 직접 한국에 들러 사갔다. 그는 “제대로 된 마케팅과 유통 전략을 바탕으로 한국 식재료를 수출하면 직업 특성상 새로운 요리를 끊임없이 찾아 헤매는 해외 유명 요리사들은 분명히 한식에 도전한다”며 “이런 호기심이 자연스레 한식에 대한 관심도 이끌어내는 계기가 될 것”라고 말했다. 한국에서 나는 참외도 ‘외국 물’을 먹으면 ‘참외 수프’처럼 전혀 새로운 퓨전 한국 음식으로 재탄생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는 이달 초 서울 글로벌 홍보대사 위촉식에서 선보인 퓨전 한우 요리 ‘테이스트 오브 서울(Taste of Seoul)’을 비롯해 앞으로 새로 개발할 요리법들을 세계인 누구나 접할 수 있도록 서울시 홈페이지를 통해 알릴 예정이다. “테이스트 오브 서울부터 살짝 소개해드릴까요? 구운 한우에 깻잎으로 만든 이탈리아식 소스를 발라요. 새순으로 만든 샐러드에는 복분자 드레싱을 뿌려주고요. 여기에 건포도를 넣고 볶은 새콤달콤한 김치까지 함께 먹으면 더할 나위 없는 ‘서울의 맛’이죠.”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서민음식으로 승부를”
美 대표 한국계 요리사 코리 리 “소박한 음식에 외국인들 호감”▼

미국을 대표하는 요리사로 떠오르고 있는 한국계 미국인 코리 리 씨. 홍진환 기자
미국을 대표하는 요리사로 떠오르고 있는 한국계 미국인 코리 리 씨. 홍진환 기자

“미역국이나 떡국처럼 집에서 편하게 만들 수 있는 한식이 최고죠.”

미국을 대표하는 한국계 요리사 코리 리(이동민·32) 씨는 28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한국에서 어머니가 해주시던 미역국과 떡국의 맛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한식 세계화에 관심이 많은 그는 “한식은 구수하고 투박하다는 이미지가 강해 고급화 전략이 필요하다”면서도 “소수만 즐기는 고급 음식뿐만 아니라 떡국이나 미역국 같은 대중적인 한식이 세계화에 더 알맞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최근 개발하려는 한식도 전통 호박죽으로 만든 리조토다. 이 씨는 “정식이나 궁중 요리도 매력적이지만 호박죽 같은 소박한 음식에 호감을 느끼는 외국인이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7세 때 미국으로 이민을 간 그는 1994년 뉴욕 ‘블루 리본’ 레스토랑에서 주방 보조로 일하며 요리사의 꿈을 키웠다. 1997년부터는 영국과 프랑스의 일류 레스토랑을 누비며 경력을 쌓았다. 2001년 미국 최고의 요리사 토머스 켈러에게 “환상적인 음식의 조화를 선보인다”는 찬사를 듣기도 했다. 2006년에는 ‘떠오르는 신성 요리사(Rising Star Chef)’ 상을 받으며 미국을 대표하는 요리사가 됐다. 서울시와 농림수산식품부가 공동 주최하는 ‘2009 어메이징 코리안 테이블’ 참석차 방한한 그는 다음 달 1일까지 머물며 한식 시연회, 한식 경연대회 등에서 한식 세계화에 앞장설 예정이다.

“당신에게 요리는 어떤 의미냐”고 운을 떼자 “삶의 원천이자 문화”라고 답한 그는 “요리와 음식도 당연히 만나고 소통해야 발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계 각지에 뻗어 있는 차이나타운이 중식 세계화의 교두보입니다. 한식 세계화는 한식의 ‘세계 진출’이 아니에요. 문화가 교류하듯 음식과 요리도 서로 주고받는 교류가 활발히 이뤄질 때 세계화는 성공할 수 있습니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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