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세계최대 강화조력발전소 사전환경성 검토 결과 공개… 논란 재가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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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0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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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도, 석모도, 서검도, 교동도 등 4개 섬을 연결해 건설될 세계 최대 규모의 강화조력발전소 조감도. 사진 제공 인천시
강화도, 석모도, 서검도, 교동도 등 4개 섬을 연결해 건설될 세계 최대 규모의 강화조력발전소 조감도. 사진 제공 인천시

친환경 발전
연간 130억원 탄소배출권 확보 가능

vs

갯벌 40% 훼손
서남단 7.65㎢ 사라져… 홍수피해 우려도

강화도 4개 섬을 연결해 건설될 세계 최대 규모의 조력발전소에 대한 사전환경성 검토 초안보고서가 27일 인천 강화군 강화청소년수련관에서 주민설명회를 통해 처음 공개됐다. 인천시와 한국중부발전㈜은 이 보고서를 토대로 환경영향평가, 공유수면 매립 계획, 전원 개발 실시 계획 등 행정절차를 순차적으로 거친 뒤 내년 말경 착공에 들어갈 예정. 발전소 가동 시기는 당초의 2014년 하반기에서 2017년 상반기로 늦춰졌다.

○ 인천 가정용 전력 사용량의 43% 조달할 조력발전소

강화도와 석모도, 서검도, 교동도 등 4개 섬 사이에 총길이 7.7km의 방조제를 건설해 팔당댐 6.7배 규모의 발전량을 생산할 강화조력발전소는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1967년 가동된 프랑스 조력발전소(240MW)나 공사가 한창인 경기 시흥시 시화조력발전소(254MW), 충남 태안군 가로림 조력발전소(504MW)를 능가하는 시간당 812MW의 발전량을 생산하게 된다. 이는 인천의 93만 가구 중 43%인 40만 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이다.

인천시는 이 발전소가 가동되면 연간 유연탄 사용량 57만 t(357억 원 상당), 액화천연가스(LNG) 사용량 22만 t(986억 원 상당)을 대체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연간 130억 원가량의 탄소배출권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한다.

전력 시설은 4개 방조제 가운데 강화도∼석모도 사이 1.5km의 조력댐에 집중된다. 이곳에 수차 28개, 수문 10개가 설치된다. 나머지 3개 방조제는 ‘홍수조절수문’과 어선이 지나다니는 ‘통선문’을 갖추면서 바닷물을 가두는 역할을 하게 된다.

대우건설, 롯데건설, 현대건설, 코오롱건설 등으로 구성된 대우컨소시엄과 한국중부발전이 총사업비 2조3520억 원을 투입해 발전소를 건설한 뒤 상업운전을 하게 된다.

○ 천혜의 갯벌 죽이는 신재생에너지 논란

이 발전소가 건설되면서 천연기념물인 강화 갯벌 파괴와 홍수 피해에 대한 우려가 높다. 한국중부발전은 27일 설명회에서 “친환경 발전을 통해 갯벌 잠식 면적을 최소화할 수 있으며 200년 동안의 홍수 수위를 비교 조사한 결과 발전소가 들어선 이후 현재보다 최고 수위가 낮아질 것으로 예측됐다”고 밝혔다. 사전환경성 조사서에 따르면 발전소 건설로 인해 강화 서남단 지역 갯벌 19.36km² 중 40%인 7.65km²가 사라지게 된다. 인천시 관계자는 “사라지는 갯벌은 이용 가치가 별로 없으며, 대체 서식지 조성을 통해 조류 서식환경을 보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석모도와 교동도 등 현지 주민들은 “발전소 건설로 지역발전이 기대된다”며 찬성 서명운동에 들어갔다.

그러나 인천환경운동연합 등 시민단체와 어민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다. 시민단체들은 성명서를 통해 “발전소 건설로 강화갯벌의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등록이 무산될 것이며, 천연기념물인 강화 남단 갯벌이 훼손된다”고 반박했다. 이들은 또 “인천환경기술개발센터의 조사에서는 조력발전소 건설 이후 교동도 북한 경계지역 수위가 홍수 발생 시 최고 68cm까지 올라가는 것으로 예측됐지만 사전환경성 검토에서는 홍수 때도 수위에 영향이 없다는 상반된 결과가 나왔다”며 “객관적인 검증을 통해 진위를 가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어민들은 “발전소가 꽃게, 새우 황금어장인 강화도 지역 해양 생태계에 영향을 미쳐 생존권이 위협받을 수 있다”고 걱정했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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