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우리 대학 스타/한림대 의대 생리학교실 신형철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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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0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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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기계 신경정보 제어 독보적 연구자
바이오-의료 신규과제 선정
정부서 5년간 75억원 지원

한림대 의대 생리학교실 신형철 교수. 이인모 기자
한림대 의대 생리학교실 신형철 교수. 이인모 기자
강원 춘천시 한림대 의대 생리학교실 신형철 교수(54)는 국내 ‘뇌-기계 인터페이스(BMI)’ 분야에서 독보적인 연구자다. 2개의 관련 특허도 갖고 있다. BMI는 생각을 통해 물체를 움직이는 기술로 인간의 ‘뇌’와 뇌를 본떠 만든 ‘컴퓨터’ 사이에 정보 교환이 일어나게 만든다.

신 교수 연구팀은 올해 6월 지식경제부의 산업원천기술개발사업 지원 대상으로 선정됐다. ‘바이오닉 인터페이스 기반 신경정보 제어 기술’이란 주제로 바이오·의료 분야의 신규 과제에 선정된 것. 이에 따라 1년간 15억 원씩, 5년 동안 75억 원을 지원받는다.

학계에서 실력을 인정받는 신 교수는 지역사회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유명인사다. 그것도 전공과는 전혀 다른 일 때문이다. 인터넷의 존재가 급부상하던 1996년 1월. 신 교수는 ‘가상도시 춘천(aids.hallym.ac.kr/chunchon/ccck.html)’이란 홈페이지를 만들었다. 홈피를 통해 자신이 살고 있는 춘천을 국내·외에 소개하기 위한 것. 지금은 홈피 만들기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지만 당시만 해도 획기적인 일이었다. 신 교수는 스스로 홈피 만드는 방법을 익히고 춘천 구석구석을 찾아다니며 자료와 사진을 모았다. 한국어와 영어로 소개하고 음악까지 담았다.

‘춘천 근교의 아름다운 곳’부터 여행 안내, 호텔 및 여관, 번화가, 문화재, 음식점 등 관광지와 업소의 특징을 소개하고 찾아가는 길을 자세히 안내하는 이 홈피는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1999년 12월에는 한 달 동안 조회수가 31만271건에 이르렀다. 2003년 안식년에 들어가면서 자료 업데이트가 중단돼 현재는 개점휴업 상태지만 수년간 ‘가상도시 춘천’이 춘천을 홍보하는 데 톡톡히 기여했다.

신 교수는 올해 2월 ‘말하는 강아지’ 연구로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BMI 기술을 활용해 사람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애견을 현실화하는 데 성공한 것. 강아지의 뇌에 BMI 장치를 이식한 뒤 간단한 질문에 대한 답변을 음성언어로 바꿔 표현하도록 했다. “네 이름이 뭐냐”고 물으면 강아지는 ‘이름’이라는 단어에 반응해 특정 신호를 내보내고, 이 신호가 뇌에 이식된 마이크로칩을 통해 컴퓨터로 전달된다. 이후 컴퓨터는 강아지의 목에 걸린 스피커를 통해 답변을 내보낸다.

지식경제부 지원 대상으로 선정된 이번 프로젝트에서 신 교수팀은 새로운 난치성 배뇨 장애 치료를 위한 자기 제어형 신경 조절 기술 시스템 등을 개발하는 3세부과제와 총괄 업무를 관장한다. 김성준 서울대 교수(전기컴퓨터공학부)팀이 생체 친화적 나노 소재에 기반한 전극 등을 개발하는 1세부과제를, 장진우 연세대 의대 교수팀이 생체 안정형 신경 자극 기술 등을 개발하는 2세부과제를 각각 맡았다. 이 연구가 성공적으로 완료되면 사고로 척수가 손상돼 배뇨 조절 기능이 약해진 환자는 물론이고 뇌 손상으로 인한 다양한 질병의 치료에 획기적 전기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신 교수는 “5년의 연구가 끝나면 연구 결과를 토대로 상품 가능성을 검토할 것”이라며 “연구진의 능력과 열정을 감안할 때 뛰어난 성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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