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맞아도 괜찮을까요”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0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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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점병원 환자-보호자 66%“부작용 여부 본뒤 접종할것”전문가 “독감백신보다 안전”

서울 용산구 B소아과. 28일부터 6세 이하 소아를 대상으로 한 12월 신종 인플루엔자 백신 접종 예약을 받기 시작했다. 3세 자녀 접종을 예약하려고 찾아온 이모 씨(33)는 백신이 유아가 접종해도 될 만큼 안전한지 간호사에게 수차례 묻고 나서야 예약 명단에 이름을 적었다. 이 씨는 “독감 백신을 맞고 사망자가 나온 데다 신종 플루 백신은 처음 생산된 거라고 해서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27일 의료기관 종사자부터 신종 플루 백신 접종이 시작됐지만 백신의 안전성에 대한 불안감이 여전히 높다. 한나라당 신상진 의원이 대한의사협회와 함께 거점병원 내원환자 및 보호자 176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66.34%가 ‘신종 플루 백신 부작용 여부를 지켜본 후 접종 받을 것’이라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신종 플루 백신은 안전하다’고 말한다. 이정석 식품의약품안전청 바이오생약국장은 “신종 플루 백신은 비교적 부작용이 적은 인플루엔자 백신의 일종인 데다 기존 계절 독감 백신이 세 가지 항원을 사용한 것과 달리 한 가지 항원만 사용하기 때문에 더 안전하다”고 말했다.

국내 백신에는 면역증강제가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도 안전성의 근거가 된다. 최근 독일에서 ‘2등 백신’이라는 논란을 일으킨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의 ‘팬덤릭스’는 면역증강제가 포함됐다. 이 백신의 접종 대상이 정치인과 공무원·군인을 제외한 일반인이라 더욱 문제가 되었다. 소아를 대상으로 신종 플루 백신 임상시험을 진행했던 강진한 서울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임상시험 전에 직접 녹십자 화순공장을 방문했는데 최신식 시설로 전 과정이 자동화되어 있다”면서 “이는 무균 상태 유지가 쉽고 오염 가능성이 적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신종 플루 백신이 첫 접종이라는 점에서 섣부르게 예측할 수 없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1976년 미국에서 돼지독감 예방백신 접종자 4000만 명 가운데 500명이 ‘길랭-바레 증후군’(몸 안의 항체가 말초신경을 파괴해 마비를 일으키는 신경계 질병)을 앓아 25명이 사망했던 적이 있다. 김홍빈 분당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백신은 치료제와 달리 접종 대상자가 광범위하고 건강한 사람이 맞기 때문에 부작용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다”면서도 “다만 인간이 처음 접종하는 신종 플루 백신이라는 점에서 주의 깊은 사후 관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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