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울산 문수체육공원 적자 신음

  • 입력 2009년 9월 22일 07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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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10억 모두 85억 달해
市“규제 완화 등 대책 절실”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이 들어서 있는 문수체육공원이 2002년 개장 이후 매년 10억 원 이상의 적자를 내고 있다. 한일월드컵대회를 위해 1500억 원 이상을 들여 조성했지만 공원지역이어서 수익시설 설치가 제한된 때문이다.

울산 남구 옥동 일원 91만여 m²(약 27만5500평)에 문수체육공원이 조성된 것은 한일월드컵대회를 앞둔 2002년 4월. 축구전용경기장과 수영장, 주차장 등을 갖췄다. 이곳은 ‘울산 12경’에 선정될 정도로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하고 있다.

하지만 경영상태는 엉망이다. 지난해 연간 관리비는 32억 원이었지만 수익은 예식장 임대료(7억 원)와 프로축구단 홈구장 임대료(1억2000만 원) 등 16억 원에 불과했다. 문수체육공원 개장 이후 누적 적자액은 총 85억2000만 원. 시는 적자 만회를 위해 문수축구경기장 지하와 주변에 복합 영화관과 할인점, 스포츠센터 등을 유치하려고 했으나 무산됐다. ‘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법률’에는 공원지역 내에 수익시설 설치가 불가능하기 때문. 대전과 광주 등 전국 대부분의 월드컵 축구경기장도 사정은 비슷하다.

시는 2005년부터 민간자본을 유치해 문수체육공원 내 2만3000여 m²(약 7000평)에 야구장(관중석 2만1000석)을 짓고 지하에는 대형 유통센터를 건립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민자유치를 통해 시민 숙원인 야구장도 짓고 유통센터에서는 문수체육공원의 적자도 보전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노린 것. 당시 롯데 자이언츠 프로야구단을 운영하는 롯데그룹에서 투자 의향을 밝히기도 했다.

또 정부가 지난해 11월 공원지역 내에도 수익시설을 설치할 수 있도록 법률을 개정하면서 숨통이 트이는 듯 했다. 하지만 개정 법률에는 공원지역 내에 들어설 수 있는 수익시설 면적은 1만6500m²(약 5000평)로 제한한 데다 세계적인 경제위기로 롯데그룹이 투자를 유보하는 등 민자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시 관계자는 “국가적인 행사를 위해 많은 예산을 들여 지은 체육시설이 애물단지로 전락했다”며 “규제 완화 등 정부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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