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90% 완치’ 인대파열 軍면제 최다

  • 입력 2009년 9월 21일 0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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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간 2753명… ‘어깨탈구’ 면제의 54배 달해
병무청-건보공단, 진료기록 사후 추적 필요

최근 경찰이 어깨 탈구로 위장한 병역 기피자를 대대적으로 수사하고 있는 가운데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358명이 어깨 탈구로 징병 검사에서 4급 판정(공익근무요원 근무)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어깨 탈구로 5급 판정을 받아 병역을 면제 받은 징집대상자는 최근 5년간 모두 51명이었다.

20일 병무청이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김영우 의원(경기 포천-연천)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어깨 탈구로 4급 판정을 받은 인원(358명)은 전체 230개 질환 가운데 4위를 차지했다. 질환별로는 근시와 난시 원시 등 굴절 이상이 4701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신장 질환 3482명 △척추 질환 722명 △기흉과 혈흉 352명 등의 순이었다.

어깨 탈구로 병역면제(5급) 판정을 받은 경우는 2005년 9명에서 2006년 11명, 2007년 14명으로 꾸준히 늘다가 지난해 10명으로 다소 하락했다. 올해에는 8월 말까지 7명이 어깨 탈구로 병역면제가 됐다. 어깨 탈구로 인한 병역면제는 전체 230개 질환 중 66위로 조사됐다.

어깨 탈구는 완치율이 높은 편이어서 5급 판정보다는 공익근무요원으로 근무하는 4급 판정 비율이 다른 질환보다 많다. 김 의원 측은 “다수의 연예인이 어깨 탈구로 현역 복무 대신 공익근무요원으로 근무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전했다.

어깨 탈구와 유사한 인대 파열 또는 손상(불안전성 대관절)으로 병역 의무가 면제된 병역의무자는 최근 5년 동안 2753명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질환별 병역면제 사유로는 불안정성 대관절이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경계선 지능 및 정신지체(2744명) △심장질환 수술(2240명) △사구체신염(1828명) △경련성질환(1633명) 등의 순서였다.

불안정성 대관절은 십자인대 파열 등 무릎관절의 인대파열 또는 손상에 해당하는 질환으로 완치율이 80∼90%에 이른다. 축구 국가대표 이동국 선수도 치료 후 상무에서 군 복무를 정상적으로 했다.

김 의원은 “어깨 탈구나 불안정성 대관절 같은 질환은 진단서만 제출하면 손쉽게 병역면제 처분을 받을 수 있어 처분 이후에도 진료기록을 추적하는 등 사후관리가 필요한데도 병무청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보유한 진료기록부를 조회하지 못해 사후관리를 제대로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병역 비리의 뿌리를 뽑으려면 경찰 및 국민건강보험공단 등 관계기관과의 업무 협조가 필요한데도 서로 업무협조가 안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원수 기자 need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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