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부산 100층 이상 초고층 건축, 바람직한 방향은?

  • 입력 2009년 9월 15일 06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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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랜드마크’ 만드는 大役事
해안도시 특색 살린 가이드라인 필요”

부산지역 초고층 건축의 바람직한 방향은 무엇일까. 부산에 초고층 건축사업 3건이 동시에 추진되면서 시민들의 관심이 크다. 도심 속 100층 이상의 초고층 건물은 새로운 도시 하나를 만드는 것과 맞먹는 대역사(大役事)이기 때문.

그러나 대규모 사업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은 차가운 편이다. 이 때문에 부산시가 인천 송도국제신도시에 짓고 있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151타워’의 사례까지 동원해 분위기 반전을 모색하고 있다.

14일 오후에는 시청 국제회의실에서 ‘지역경제 및 도시·건축계획 관점으로 본 초고층 건축’이란 주제로 포럼이 열렸다. 이 자리에서 주제발표자인 한양대 신성우 교수(건축학부)는 고도제한 및 용적률 규제를 철폐하고 디자인평가를 도입한 중국 푸둥지구의 초고층 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초고층 건물의 증가는 세계적 추세”라며 “2012년이면 시장규모만 40조 원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초고층 건축물은 선과 악의 개념이 아니라 시대의 선택”이라며 “지역의 역사와 문화, 정신을 살리는 쪽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해안도시 부산에 적합한 설계기준과 가이드라인 마련, 부산만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해운대와 낙동강변 초고층 특별지구 지정 등을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동의대 김흥관 교수(도시공학과)는 “다양한 용도의 초고층 빌딩은 필요성이 증가하는 추세”라며 “초고층 빌딩은 단일 건물이 아니라 하나의 지구 또는 도시와 맞먹는 규모이므로 이에 합당한 도시계획이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스카이라인, 교통체계, 도시기능을 종합적으로 아우르는 도시계획과 이에 걸맞은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는 것.

토론자인 부산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차진구 사무처장은 “중장기적인 도시계획의 방향에 따라 도시균형과 특수성을 고려해야 한다”며 “특혜나 난개발 의혹이 불거진 상태에서 초고층사업이 추진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부산의 100층 이상 건축물은 해운대 센텀시티 내 ‘월드비즈니스센터(WBC)’와 해운대구 중동 ‘해운대관광리조트’, 중구 ‘부산롯데월드’ 등이다. 지난해 2월 건축허가가 난 지하 8층, 지상 108층의 WBC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투자자 모집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착공 시기를 미루고 있다. 지상 107층으로 2000년 건축허가를 받아 기초공사가 한창인 부산롯데월드는 현재 초고층 부분에 대한 용도변경 및 설계변경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상 117층에 높이 511m인 해운대관광리조트는 현재 실시계획인가 절차를 밟고 있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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