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남해안시대]신항 배후 물류단지 조성

  • 입력 2009년 9월 15일 02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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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남 경제 미래건 도전
총22개 글로벌기업 입주·일자리 500개 창출… 지역경제 견인차 역할

물류업체 관계자를 만나 생생한 목소리를 들었다. 분류작업장에서 물건을 옮겨보기도 했다. 평소 알고 있는 것과는 많이 달랐다. 항만물류업체 현장체험 근무 계획에 따라 3, 4일 부산신항 배후물류단지 내 한 업체에서 근무한 부산시 서원호 항만물류담당(55)의 머릿속에는 부산항의 경쟁력을 살릴 방안이 무엇인지 어렴풋이 그림이 그려졌다. 수첩에는 시내버스 연장 운행, 배차간격 단축, 환경보호차원의 녹색물류지원금 지원, 신항과 북항을 운행 중인 바지선 지원금 지원 등 건의사항도 빼놓지 않고 적었다. 이렇게 부산이 항만물류산업에 공을 들이고 있는 이유는 지역경제의 미래가 달려 있는 ‘블루칩’으로 ‘이만한 것이 없다’고 여기고 있기 때문이다.

○ 부산항의 힘

2006년부터 단계별로 들어선 부산신항 북쪽 컨테이너부두 13개 선석(船席)이 3년 5개월 만인 올해 6월 모두 완공돼 운영에 들어갔다. 물동량 처리 능력도 500만 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로 늘었다. 신항에서는 올 들어 7월까지 134만1000TEU의 물동량을 처리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8.2% 늘어난 것이다. 신항의 활성화는 곧 배후물류단지 활성화와 직결된다. 컨테이너로 들어온 수출입 물량을 포장하거나 가공하고, 재분류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일자리 창출은 물론 지역경제에 희망을 쏘아 올리고 있는 것. 최근에는 배후물류단지에 글로벌 물류기업의 입주가 잇따르면서 역동적인 부산항의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신항 북쪽 컨테이너부두 뒤쪽에는 2005년부터 지금까지 2단계에 걸쳐 112만 m²(33만8000여 평)의 물류용지가 조성됐다. 2020년까지 총 670만 m²(약 202만 평)의 물류용지가 조성될 예정이다.

현재 이곳에서 가동 중인 대표적인 물류업체는 3월 가동에 들어간 ㈜동방물류센터. 한국의 대표적 물류기업인 ㈜동방과 중국의 다롄선성국제물류, 다롄은휘국제화운 등이 컨소시엄한 회사다. 3만7018m²의 용지에 1만7051m²의 복합물류창고를 운영하고 있다. 60여 명의 직원이 삼성테스코의 화물들을 모아 처리하는 일이 주 업무. 연간 화물처리 목표치가 1만6000여 TEU에 이른다.

지난해 9월 입주한 퍼스트클래스 로지스틱스㈜도 한국 도심공항터미널㈜과 일본 시모노세키 해륙운송, 한솔CSN㈜ 등 국내외 5개 기업이 컨소시엄한 글로벌 물류기업. 일본, 중국 등지와 연결된 제조회사로부터 전자 및 전기, 기계 등 각종 반제품을 들여와 라벨작업과 조립, 유통, 가공 등의 과정을 거쳐 고부가가치 완제품을 만든 뒤 수출하고 있다. 연간 2만 TEU의 화물 처리는 물론 130여 명에게 일자리를 제공했다.

한국의 세방㈜과 동원산업, 중국의 신화금집단 등 3개사가 공동으로 설립한 SDH국제물류㈜는 연간 2만5000TEU의 물동량을 처리하면서 70여 개의 일자리를 창출했다.

현재 신항 북쪽 컨테이너부두 1∼3단계 배후물류단지에는 총 22개의 글로벌 기업이 입주해 운영 또는 준비 중에 있으며, 일자리를 500개나 만들었다. 4단계 배후물류단지(22만820m²)도 이달 말 공모를 거쳐 올해 말께 7개 업체를 선정할 계획이다.

부산항만공사(BPA) 강부원 물류팀장(51)은 “자유무역지역으로 지정돼 있는 이곳은 값싼 임대료와 각종 세금 감면 등으로 글로벌 기업들로부터 큰 인기”라며 “화물의 하역, 보관뿐만 아니라 집배송, 가공, 조립 등으로 고부가가치를 만들어 내고 있다”고 말했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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