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폐쇄적 학사운영은 대학발전의 걸림돌”

  • 입력 2009년 9월 10일 06시 36분


코멘트
울산대 김도연 총장 ‘대학 개방’ 중요성 강조

“폐쇄적인 학사운영은 대학 발전의 가장 큰 걸림돌입니다.”

울산대 김도연 총장은 취임 1주년을 맞은 9일 대학 개방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명박 정부 초대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을 지낸 그는 지난해 9월 울산대 제8대 총장으로 취임한 이후 ‘개방을 통한 경쟁력 강화’를 외치며 잇단 개혁정책을 추진해 왔다.

먼저 도입한 것이 강의 공개제. 올 1학기부터 김 총장이 강의를 맡은 ‘미래사회와 과학기술’ 등 5개 강좌의 수업을 녹화해 대학 홈페이지(www.ulsan.ac.kr)에 공개했다. 또 2학기에는 ‘정주영 경영학’ 등 6개 과목을 추가했다. 그는 “알찬 수업은 대학의 기본이며, 강의 공개는 이를 보장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길”이라고 말했다. 2학기부터는 교수들의 강의노트와 시험문제 등 모든 강의자료를 공개하고, 연말에는 학생들의 강의평가 내용도 공개할 예정이다.

또 이번 학기부터 울산대는 ‘디자인사’(이규백 교수)를, 국민대는 ‘자동차 섀시 시스템 설계’(김상섭 교수), ‘디지털모델링’(장중식 교수) 등 2개 강좌를 인터넷에 실시간 동영상으로 올려 양 대학의 학생들이 공부할 수 있도록 ‘인터넷 교류 강좌’도 하고 있다.

교수연봉제도 눈길을 끈다. 국내 20여 대학에서 호봉제를 보완한 차등 성과급제 성격의 연봉제를 시행하고 있으나 울산대는 이와 다르다. 이 대학은 연봉 상·하한선을 없애 교육 및 연구 역량이 탁월하면 많은 연봉을 주고, 역량이 뒤처지면 후배 교수보다 적게 받도록 했다.

완전 연봉제를 적용해 2학기에 채용한 교수는 포스텍 신영한 연구교수(37)와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이형일(37·이하 박사 후 과정 연구원), 일리노이대 허승현(37), 텍사스대 김인수(34), 포스텍 이대원 씨(30) 등 30대 5명이다. 이들은 세계 최고의 과학전문지 ‘네이처’에 논문이 실릴 정도로 인정을 받은 과학자들.

면역학 분야의 권위자인 정헌택 원광대 의대 교수를 올 1학기 생명공학부 학부장으로 영입하는 등 이 대학 고참 교수들이 주로 맡아왔던 학부장도 외부에서 영입했다.

이 밖에 ‘일류화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내년부터 조선해양공학부 신입생(정원 70명) 전원에게 학비를 면제해주고, 상위 10%인 7명에게는 졸업 때까지 4년간 전액 장학금과 학기당 150만 원의 학습지원금, 해외어학연수 장학금 600만 원을 지급한다. 김 총장은 “개방은 나의 것을 남에게 주는 것이 아니라 내가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 더 큰 발전을 이룰 수 있는 지름길”이라고 말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