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점병원 거부 서울대병원 뒤늦게 “참여”

  • 입력 2009년 8월 25일 03시 06분


마스크 쓰고 진료신종 인플루엔자A(H1N1)가 전국적으로 확산돼 비상이 걸린 가운데 24일 서울 종로구 강북삼성병원 응급실에 근무하는 의사와 간호사들도 마스크를 쓴 채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의사와 간호사들의 보호장비가 부족해 의료진을 통한 ‘2차 감염’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홍진환 기자
마스크 쓰고 진료
신종 인플루엔자A(H1N1)가 전국적으로 확산돼 비상이 걸린 가운데 24일 서울 종로구 강북삼성병원 응급실에 근무하는 의사와 간호사들도 마스크를 쓴 채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의사와 간호사들의 보호장비가 부족해 의료진을 통한 ‘2차 감염’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홍진환 기자
서울대병원이 정부가 지정하는 신종 인플루엔자 치료 거점병원에 참여를 거부했다 하루 만인 24일 방침을 번복해 참여하기로 했다. 당초 서울대병원은 올해 안에 완공될 예정인 국가격리병상을 마련한 후 거점병원에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서울대병원이 신종플루 확산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다는 여론이 일자 긴급회의를 열어 방침을 번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보건복지가족부의 예산으로 올해 안에 26개의 격리병상을 갖춘 국가격리병상을 마련한 뒤 참여하려고 잠시 참여를 미룬 것”이라며 “그러나 참여 거부로 알려지면서 국립대병원의 이미지가 손상돼 다시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서울대병원은 중환자들이 다른 병원보다 많이 오는 곳인데 제대로 시설을 갖추지 않은 상태에서 감염성 환자들이 찾아오면 다른 환자들에게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했다”며 “기존 시설의 긴급 보수 등으로 관련 시설을 마련하는 등 보완조치를 시급히 진행하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신종플루는 기존 독감과 같은 성격이 강한데 서울대병원이 너무 민감하게 반응한 것이 아니냐는 비난도 적지 않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미국 등 선진국의 대형병원에서는 솔선수범해서 신종플루를 독감에 준해서 치료하고 있는데 일부 국내 대형병원들이 환자들을 핑계 삼아 나서지 않아 섭섭했다”며 “다행히 서울대병원이 하루 만에 참여를 결정해 다행이다”고 말했다.

서울대병원은 신종플루 확진에 필요한 실시간 유전자검사(RT-PCR)를 병원 단독으로 할 수 있는 준비를 마쳤으며, 다량의 타미플루를 자체 예산으로 확보하는 등 신종플루 진단 및 검사시스템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또 응급실과 외래 등에 신종플루 의심환자가 올 것에 대비해 확산을 차단할 수 있는 조치도 마련했다고 덧붙였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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