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제약사들, 기존 백신에 항원보강제 혼합 대량생산 준비”

  • 입력 2009년 8월 21일 02시 58분


국제백신硏 클레먼스 총장

신종 인플루엔자A(H1N1)의 가을철 대유행이 예고되면서 한정된 백신을 어떻게 배분할 것이냐가 핵심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선진국이 백신을 선점하다 보니 개발도상국은 백신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한 국가 안에서도 백신 접종 순위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서울 관악구 서울대 내에 있는 국제백신연구소는 개발도상국에 보급할 백신을 연구하는 곳. 존 클레먼스 국제백신연구소 사무총장(60·사진)은 20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세계적인 백신 비축량이 한정되어 있기는 하지만 제약사들이 항원보강제를 혼합하는 방식으로 대량 생산 준비를 하고 있다”며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항원보강제를 사용하면 똑같은 원료로 백신을 2∼4배 많이 생산할 수 있다.

각국에서 신종 인플루엔자 백신의 임상시험과 생산이 동시에 이뤄지면서 안전성과 부작용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클레먼스 사무총장은 “기다릴 시간이 없다”고 말했다. 전염병 대유행 시 임상시험 결과를 기다리다 보면 백신 접종의 시기를 놓칠 수 있다는 것. 대신 그는 “보통 인플루엔자 약은 수백만 명에 대해 임상시험을 하지만 이번처럼 수백 명만 임상시험을 할 경우에는 사후에 철저히 추적조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근 세계보건기구(WHO)는 65세 이상의 건강한 사람보다 15∼49세의 건강한 사람에게 우선적으로 백신을 접종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이는 고령층의 경우 1957년 아시아에 인플루엔자가 창궐했을 당시 면역력이 생겼다는 연구 결과 때문이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65세 이상이 우선 접종 순위이다. 클레먼스 사무총장은 “백신 우선 접종 순위는 누가 발병률이 높은지, 중증으로 진행될지를 고려해야 한다”면서 “일반적으로 노인층의 발병률이 청장년층보다 낮다”고 말했다.

클레먼스 사무총장은 인플루엔자의 변종이나 백신 내성 가능성은 1, 2년 내에 높지 않다고 보았다.

그는 “인플루엔자는 기본적으로 변종이 발생하지만 1, 2년 내에 백신을 무력화시키지는 않을 것”이라며 “가능하면 빨리 생산해서 올해 안에 맞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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