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고기 시위 같은 南내부분열 ‘北체제불안’보다 안보에 부정적”

  • 입력 2009년 7월 14일 02시 56분


삼성경제硏보고서

‘민주정권 퇴진’ 폭력시위 한국=미성숙國으로 비쳐… 글로벌化에서 소외당해

지난해 광우병 시위 같은 한국사회의 분열이 북한 체제의 불안정성이나 일본의 우경화보다 한반도 안보에 더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최근 이런 내용의 ‘한반도안보지수(KPSI·Korean Peninsula Security Index) 조사의 함의’란 보고서를 작성했다. 이 연구소는 2005년부터 한국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의 한반도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한반도의 경제안보상황에 대한 설문조사를 해 그 결과를 KPSI로 계량화해 왔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이 보고서에서 “2008년 3분기(7∼9월) 이른바 ‘촛불시위’의 여파로 한반도 안보상황이 매우 악화된 것으로 평가됐다. 당시에는 한국사회의 분열이 북한 요인보다 한반도 안보에 더 부정적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광우병 시위의 여파로 KPSI는 같은 해 2분기(4∼6월) 51.23에서 3분기 46.38로 4.85포인트나 급락했다. KPSI가 50이 넘으면 상황 호전, 미만이면 상황 악화를 뜻한다.

이한희 수석연구원은 “북한의 서해 단거리미사일 발사 요인이 반영된 같은 해 4분기 KPSI는 45.84로, 직전 분기보다 0.54포인트 떨어지는 데 그쳤다”며 “해외 전문가들은 광우병 시위를 한반도 안보에 심각한 영향을 주는 국가소요 사태로 인식했던 것”이라고 분석했다.

광우병 시위 때문에 △한국의 경제적 안정성(35.07) △한국의 정치사회적 안정성(32.86) 등이 크게 나빠졌다. 이는 △북한의 경제적 안정성(42.36) △일본의 우경화 경향(40.71) 등보다도 낮은 것이었다. 이 보고서는 “한국사회의 휘발성 기질이 한국을 국제사회에서 미성숙한 국가로 보이게 하고 특히 사회의 분열은 한국이 글로벌화에서 소외되게 한다”며 “그런 일련의 과정에서 정치·경제적 비용이 크게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보고서는 “북한이 핵실험을 했던 2006년 하반기(7∼12월) KPSI는 40.64로 최악이었으나 2007년 1분기와 2분기는 각각 49.15와 52.54로 빠르게 상황이 좋아졌다”며 “이는 미국의 대외정책과 한미관계가 북한 요인 못지않은 영향력이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당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타결돼 한미동맹이 강화된 것 등이 한반도 안보에 긍정적 변화를 가져왔다는 것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지난 5년간 KPSI의 국가별 변수 조사에서 한국 북한 미국 일본에 비해 중국이 한반도 안보에 꾸준히 긍정적 영향을 미쳐 온 것으로 평가됐다고 밝혔다.

부형권 기자 bookum90@donga.com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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