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한강변에 맨해튼 뛰어넘는 산책로-공원을”

  • 입력 2009년 6월 25일 02시 55분


美 수변개발 성공사례
‘뉴욕 배터리파크’ 방문 吳시장 “한강공공성 회복”

미국 뉴욕 맨해튼 서남쪽 허드슨 강변에 있는 36만9600m² 크기의 배터리파크 시티(Battery Park City)는 도심재생 사업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꼽힌다.

1960년까지만 해도 쓰레기 더미가 널려 있던 낡은 부두였지만 20년이 넘는 공사 끝에 현재는 업무, 상업, 주거가 복합된 친환경 도시로 변신했다. 월드파이낸셜센터를 중심으로 각종 사무실 건물과 고급 아파트, 콘도 등이 강변을 따라 늘어서 있다. 땅값 비싸기로 유명한 맨해튼에서도 가장 비싼 축에 속한다.

하지만 배터리파크 시티가 뉴욕 시민들에게 사랑받는 가장 큰 이유는 수려한 강변 산책로 덕분이다. 허드슨 강과 인접한 곳은 모두 산책로 또는 공원이다. 건물들은 모두 강변에서 멀찌감치 떨어져 있다. 뉴욕 시는 이곳을 개발할 때 개발업자들에게 전체 면적의 4분의 1가량을 시민을 위한 공간으로 내놓도록 했다. 특히 위치가 좋은 곳에 산책로 등을 만들어 시민들은 사시사철 조깅과 산책, 자전거 타기를 즐긴다.

23일(현지 시간) 배터리파크 시티를 방문한 오세훈 서울시장은 “뉴욕 맨해튼의 수변 공간 조성 사례는 한강을 어떻게 디자인하고 활용해야 할지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여의도와 용산, 마곡 등 한강변의 워터프런트(둔치)를 맨해튼을 뛰어넘는 수변도시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이날 뉴욕 특파원들과의 간담회에서도 올해 초 발표한 한강 공공성 회복의 실질적인 방안을 담은 ‘한강 아레나 시티’ 조성 계획도 밝혔다.

한강 공공성 회복은 한강변 재건축아파트의 층고 규제를 완화해 주는 대신 기부받은 땅을 시민들에게 돌려주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서울시는 이렇게 기부받은 땅에 여객 나루터를 포함한 마리나(Marina)와 공연·전시·문화를 위한 아레나(Arena)를 조성하기로 했다. 오 시장은 “맨해튼의 워터프런트는 접근성이 좋지만 체험 시설이 부족해 시민들이나 관광객들이 참여해 즐길거리가 마땅치 않다”며 “아레나 같은 문화 시설물이나 마리나 같은 체험 시설이 들어서면 시민들에게 더욱 사랑받는 공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후보지로는 한강 공공성 회복 때 거론됐던 여의도와 마곡, 성수, 용산, 압구정 등이 꼽힌다.

올림픽대로와 강변북로 등 도로가 차지하고 있던 한강변도 시민들의 품으로 돌려줄 계획이다. 시는 용산국제업무지구 워터프런트 타운을 개발할 때 강변북로를 지하화하기로 했다. 또 한강 공공성 회복을 위한 도시재생 사업을 시행할 때 강변도로를, 동북권 르네상스 프로젝트 사업을 진행하면서는 동부간선도로를 각각 지하화한다. 지상에는 공원이나 산책로 등을 만들어 접근성을 개선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시는 한강 수변재생 사업의 마스터플랜을 내년에 발표할 계획이다.

뉴욕=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아리수 수질 실시간 공개’ 서울시, 유엔 공공행정 대상▼

서울시의 ‘아리수 수질 실시간 공개 서비스’와 ‘천만상상 오아시스’ 등 2개의 정책이 ‘2009 유엔 공공행정상’에서 대상과 우수상을 차지했다. 23일(현지 시간) 오세훈 서울시장은 뉴욕 유엔본부에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시상식에서 대상과 우수상을 받았다. 유엔 공공행정상(UN Public Service Awards)은 공공행정의 개선을 위해 2003년부터 전 세계 공공기관이 출품한 정책 가운데 다른 기관에 모범이 될 만한 정책을 선정해 수여하는 상이다.

오 시장은 “창의시정은 창의와 상상력을 바탕으로 일하는 방식을 개선해 시민 삶의 질을 높이고 도시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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