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테이션]22년전 민주·평화 외쳤던 그곳 지금은…슬픈 광장

  • 입력 2009년 6월 11일 17시 08분


'6·10' 22주년에 돌아보는 광장의 의미

(박제균 앵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6월 11일 동아 뉴스 스테이션입니다.

어제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는 '6월 항쟁 계승·민주회복을 위한 범국민대회'가 열렸습니다. 시청 앞은 1987년 6.10항쟁 당시 시민들이 모여 대통령직선제 개헌을 이끌어냈던 뜻 깊은 곳입니다.

(김현수 앵커) 하지만 어제 집회에서는 민주당을 비롯한 일부 야당 국회의원들이 광장을 불법으로 점거하는데 앞장서고, 대회 참가자들이 차도로 나오면서 또 다시 불법 시위로 이어졌습니다. 오늘날 광장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보게 되는데요. 영상뉴스팀 신광영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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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항쟁 기념 범국민대회가 열린 서울광장 주변.

불법 시위를 막기 위해 버스 수 십 대와 전경 수 천 명이 동원됐습니다.

전경차와 경찰에 포위된 서울광장은 섬처럼 변합니다.

서울광장을 제일 먼저 차지한 것은 국회의원. 이들은 국회가 아닌 광장에서 정치를 합니다.

경찰에 둘러싸인 광장을 보며 시민들은 상반된 반응을 보입니다.

인터뷰 "집회에 별 관심은 없는데 정부가 너무 과민반응 하는 것 같다"

인터뷰 "법을 어기면서 민주적이라고 하는 건 어불성설"

밤 9시, 집회를 마친 시위대는 서울광장을 빠져나와 도로를 가득 메웠습니다.

"광장 없이 민주 없다"며 광장 개방을 요구했던 사람들은 평화 집회를 하겠다는 약속을 이번에도 지키지 못했습니다.

(현장음 "청와대로 가자" )

밤늦도록 인파로 뒤덮였던 서울광장은 아침이 되자 평온을 되찾았습니다. 하지만 곳곳에 시위의 상처가 남았습니다.

무대 주변에는 바닥에 떨어진 촛농을 없애는 작업이 한창입니다.

서울시가 벤처기업지원 행사를 위해 설치한 광고판은 이처럼 글자 일부가 떨어져나갔습니다.

광장에서 시작한 집회가 도로 점거로 번지고 또다시 폭력시위로 확대되는 관행.

지난해 불법 촛불시위로 난장판이 됐던 청계광장도 이젠 차벽에 갇힌 썰렁한 공간이 되어버렸습니다.

이 같은 비정상적인 시위문화가 계속된다면, 현재 조성 중인 광화문 광장도 차벽으로 둘러싸인 또 하나의 섬이 될 가능성이 많습니다.

(인터뷰) 윤평중 교수 / 한신대

"87년 민주화 이후 광장정치가 한국 민주주의의 도약을 가져온 기억에 대한 집단적인 향수가 아직 있습니다. 광장의 정치 자체도 법과 규칙을 지키면서 평화적으로 (해야 한다는) 사회적인 학습이 아직 많이 부족하죠."

광장을 광장다운 공간으로 만드는 것. 하루빨리 해결해야 할 시민사회의 숙젭니다.

동아일보 신광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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