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억원대 ‘날씨시장’ 햇살 쨍

  • 입력 2009년 6월 10일 02시 51분


기상예보시장 전면 개방
15개 민간업체 선점 경쟁

올여름 극심한 무더위가 예상되는 가운데 ‘날씨 시장’도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4월 말 기상산업진흥법 제정으로 기상예보시장이 전면 개방됐기 때문이다. 기상청뿐만 아니라 민간 기상업체도 앞으로 일반인을 대상으로 날씨를 예보할 수 있게 된 것. 민간 업체의 예보는 구체적인 시행령이 마련되는 올해 말부터 가능하지만 벌써부터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민간 기상업체 중 하나인 케이웨더㈜는 최근 반기성 기상연구가를 예보센터장으로 영입했다고 9일 밝혔다. 반 센터장은 군 기상예보 최고책임자인 공군기상전대장을 지내는 등 30년간 기상 분야에서 근무한 전문가다. 반 센터장은 “현재 300억 원대인 국내 기상시장 규모가 앞으로 2, 3년 뒤에는 1000억 원대로 커질 것”이라며 “한국 기상예보 분야에 직접적인 도움을 주고 싶었는데 마침 기회가 왔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기존의 특수 분야 기상정보뿐만 아니라 일반인을 대상으로 다양한 기상예보를 서비스할 예정이다.

웨더아이, 웨더뉴스 등 다른 업체들도 기상시장 확대에 대비하고 있다. 최홍석 웨더아이 마케팅팀장은 “앞으로 날씨 정보에 대한 수요는 계속 커질 것으로 본다”며 “기업 고객들의 다양한 요구에 맞춰 더 세분된 정보를 생산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신규 업체들의 진출도 이어지고 있다. 해도(海圖) 제작 등을 하던 ㈜환경과학기술은 지난달 민간 기상사업자 등록을 마쳤고 다른 업체 한 곳은 현재 절차를 밟고 있다. 김용환 ㈜환경과학기술 부설연구소장은 “일단 현재 실시 중인 해양 관련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사업자 등록을 했다”며 “장기적으로 해양 분야에 특화된 예보 서비스도 준비 중이다”고 말했다.

기상시장이 커지면 현재 7% 수준인 장비 국산화율도 크게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기상장비업체인 ㈜영전 관계자는 “매년 기상청의 발주 여부에 따라 시장 규모가 달라지는데, 앞으로 민간시장이 커지면 장비 연구 및 개발이 활성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미 날씨 정보를 활용하고 있는 업체들은 예보시장 개방을 환영하고 있다. 남기형 보광훼미리마트 포스(POS)개발팀장은 “날씨에 가장 민감한 업종이 바로 편의점”이라며 “날씨 정보를 바탕으로 급수요에 대비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현재 국내에는 15개 민간 기상업체가 있으며 연간 시장규모는 300억 원 정도다. 반면 미국은 450여 개 업체 1조5000억 원, 일본은 60여 개 업체 3000억 원 수준이다.

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