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곁의 취업사관학교]<9>신라대

  • 입력 2009년 5월 29일 02시 57분


“中 작품전시회서 즉석 채용”

칭다오에 디자인센터 두고 현지취업 지원
평생지도교수제 도입… 매주 진로 상담도

올해 1월 14일 중국 산둥(山東) 성 칭다오(靑島) 시 국제공예품 쇼핑상가. 장신구 도매업체 600여 곳이 몰려 있는 거대 시장 한가운데서 신라대 학생들 14명이 직접 디자인한 장신구 전시회를 열었다. 전시회를 둘러본 현지 업체 사장들은 학생들의 작품을 보고 13명을 즉석에서 채용했다.

신라대 중국어학과를 졸업한 정호석 씨(31)는 상하이 한동직물유한공사 과장으로 재직하면서 성과급을 포함해 월 700여만 원의 급여를 받고 있다. 취업을 하던 첫 해인 2005년에 월 40만∼50만 원이던 급여가 5년여 만에 10배 이상이나 뛰었다. 해외인턴과 교환학생으로 중국을 미리 체험한 것이 현지 적응에 도움이 됐다. 아내도 비슷한 과정을 거쳐 같은 업종에서 함께 일하고 있다. 급여 수준도 비슷하다.

부산에 있는 4년제 사립대학인 신라대는 중국 칭다오 시에 별도의 디자인센터를 둘 정도로 해외취업에 열성을 보이고 있다. 신라대 학생 14명이 작품전시회를 연 곳이 바로 현지 쇼핑상가에 있는 디자인센터였다.

신라대가 2007년부터 시작한 중국취업 패션주얼리 디자이너 연수과정은 7개월 과정이다. 이 중 4개월은 중국 현지 디자인센터에서 교육을 받는다. 디자인센터에서 학생들은 현지 장신구 제조업체의 디자인실장들로부터 ‘살아있는 강의’를 듣는다. 오전에는 중국어를 배운다. 철저하게 실습 위주로 받는 교육 과정 덕택에 수료 작품전시회는 바로 취업 면접장이 될 정도로 현지 업체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처음 받는 월급은 130여만 원. 중국 현지인보다는 훨씬 많은 임금을 받지만 한국 물가를 고려하면 많지 않다. 그러나 올해 패션주얼리 연수과정을 거쳐 현지 장신구 제조업체에 취업한 김현정 씨(23)는 “여기에서 일하면 미국과 유럽, 일본 등 전 세계의 장신구 유행 상황을 자연스럽게 파악할 수 있다”며 “예상과 달리 잘 팔리는 디자인을 발견하면 그 이유를 찾는 등 내 사업 밑천을 마련한다는 생각으로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라대는 ‘중국취업 한국어강사 연수과정’을 통해서도 중국 취업에 나서고 있다. 2007년부터 시작된 두 과정을 통해 총 86명(패션주얼리과정 57명, 한국어강사과정 29명)이 중국 취업에 성공했다. 2004년부터는 부산시의 지원을 받아 해외인턴 취업지원 사업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올해도 70명의 학생들이 선발돼 정규 수업이 끝난 오후에 별도로 전공 및 어학교육을 받고 있다. 산업디자인학과 4학년인 추보규 씨는 올해 여름방학 때 뉴질랜드로 떠날 예정이다. 추 씨는 “해외에서 쌓은 경력을 국내 취업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했다. 지금까지 중국과 일본, 미국, 베트남, 태국, 필리핀 등지에 433명을 파견했고 이 중 249명이 취업에 성공했다.

신라대는 평생지도교수제라는 제도를 도입해 모든 학생이 진로지도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매주 수요일 7, 8교시에 각 학과에서는 교수들과 학생들이 진로 면담을 갖는다. 리더십 과정도 필수로 이수해야 한다. 기초과정 2학점과 선택과정 2학점 등 총 4학점을 취득해야 졸업을 할 수 있다.

정홍섭 총장은 “지방대 졸업이라는 불리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학생들이 해외로 진출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에 따라 국제화에 주력하고 있다”며 “앞으로 중국뿐만 아니라 뉴질랜드 미국 호주 영국 등으로 진출 국가를 다변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라대 재학생은 약 1만 명으로 2008년 기준 취업률은 76.4%이다.

부산=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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