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理知논술]머리 아픈 古典 읽기? ‘어떻게’를 알면 苦戰 끝!

  • 입력 2009년 5월 25일 02시 52분


《고전은 역사적 가치와 현대적 의의를 동시에 가지는 오래된 작품을 말한다. 고전은 시공을 초월한 보편적 가치를 담기 때문에 현대사회의 문제점을 제기하고, 그 대안을 제시함에 있어 중요한 지침이 되곤 한다. 오늘날 중고등학생들은 ‘고전’을 어렵고 재미없는 책으로만 여긴다. 대부분의 우리 고전이 한자로 씌어진 데다 내용이나 주제가 요즘 학생들의 문화나 정서에 맞지 않는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전은 시험에 자주 등장하는 ‘단골문제’다. 문학, 국어, 국사, 세계사 등 교과학습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으며,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언어영역과 논술 문제로 빈번히 출제된다. 이 때문에 단순히 어렵고 재미가 없다는 이유로 고전을 등한시했다간 큰 낭패를 볼 수 있다.

고전을 쉽고 재미있게 즐기는 동시에 성적까지 올릴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재미 솔솔 성적 쑥쑥… 두 토끼 잡는 고전독서법은 있다

○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

먼저 고전이 오늘날에도 끊임없이 등장하는 이유를 살펴보자. 고전 속엔 선인들의 경험과 지혜, 동서양의 오랜 문화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고전을 읽음으로써 학생들은 간접적으로나마 과거의 문화와 가치를 경험하고, 그 속에서 현대사회에서 일어나는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다. 또 고전에서 당대에 일어났던 중요 사건이나 시대상을 읽으며 국사나 세계사, 윤리와 같은 교과목의 배경지식을 쌓을 수 있다.

고전이 어렵게 느껴진다면 나이, 언어 수준, 취향과 독서력 등을 고려해 자기에게 맞는 작품을 선택해 보자.

고전을 선택할 땐 가장 먼저 자신의 취향이나 좋아하는 분야를 고려하는 것이 좋다. 고전은 크게 인문과학, 자연과학, 사회, 문화, 예술로 나뉜다.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의 고전부터 읽기 시작하면 고전 읽기에 대한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철학과 윤리를 좋아하는 학생이라면 정약용의 ‘목민심서’가 적합하다. 사회와 문화 영역에 관심이 있는 학생이라면 박제가의 ‘북학의’가 도움이 된다. 문학, 예술 분야에선 박지원의 ‘열하일기’가 수작으로 꼽힌다.

자신의 취향에 맞는 분야의 고전을 선택하되 점진적으로 고전의 수준을 높여나가는 노력도 게을리해선 안 된다.

○ 고전 읽기…‘방법’이 중요하다

고전을 읽을 땐 어떤 책을 읽느냐보다 ‘어떻게’ 읽느냐가 매우 중요하다.

먼저 ‘머리말, 서문, 차례’를 훑어보며 책 내용의 전체적인 흐름을 파악하고, 주된 소재와 배경, 역사적 관점과 사건 등을 조목조목 따지며 세부사항을 파악해야 한다. 고전에 등장하는 인물이나 사건을 조사하며 읽으면 이해 폭이 훨씬 넓어진다.

고전은 산문, 운문 등 형태가 매우 다양하다. 그러므로 형태에 따라 읽는 방법이 달라야 한다.

시가, 향가와 같은 운문 문학은 그 내용이 매우 감성적이라 은유적이며 상징적인 비유가 많이 등장한다. 이 부분의 내용을 파악할 땐 지은이 또는 등장인물이 됐다는 마음가짐으로 읽어야 효과적이다. 예를 들어 연정을 주제로 한 황진이, 계랑, 홍랑의 시를 읽을 땐 그들이 말하는 ‘임’에 대한 사랑이 각각 어떻게 다른지를 파악하며 읽는다. 산문 문학은 내용과 주제, 인물들의 갈등관계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시대별로 작품을 분류하거나 어려운 어휘, 어구를 단어장에 정리해 놓으면 수능 언어영역 대비에 도움이 된다.

고전은 표현 방법이나 문체 등이 현대문학과 전혀 다르다. 이 때문에 고전의 줄거리만 달달 외우는 학생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고전에 사용된 한자나 옛말은 현대어와 비교하는 문제로 시험에 자주 출제되므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

고전에 자주 쓰이는 표현만 따로 정리하는 어휘수첩을 만드는 것도 방법. 특히 교과서에 수록된 작품에 등장하는 어휘는 ‘필수어휘’로 분류해 그 뜻을 정확히 암기한다.

○ 비교하며 읽으면 효과 2배

교과서에 나오는 고전문학은 좀 더 주의 깊게 읽어야 한다. 시대상황이 같거나, 표현기법이 비슷한 작품들은 각각의 기준에 따라 분류해 놓고, 서로 비교하며 읽는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비슷한 성격 또는 대립되는 성격으로 구분하며 읽거나 한 작가의 여러 작품을 분석하며 읽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예를 들어 이익의 ‘성호사설’에는 조선의 3대 도둑인 홍길동과 임꺽정, 장길산이 등장한다. 이들의 성격이나 특징을 비교하면 고전을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또한 신사임당, 황진이, 논개, 허난설헌 등 여성작가의 작품을 비교하며 읽어도 좋다.

○ 영화, 드라마, 체험학습… ‘체험’으로 고전 읽기

그래도 고전 읽기가 어렵다면 고전을 소재로 한 영화나 드라마를 활용해 보자. 드라마나 영화로 고전을 접하면 시대적 상황이나 인물 간의 갈등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단, 영화나 드라마는 각색, 편집으로 인해 원작과 내용이 다를 수 있으므로 이를 보고 난 뒤엔 원작과 비교하는 작업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

수능 언어영역에서도 고전 산문, 운문에 대한 문제가 고정적으로 5, 6문제씩 출제되고 있다. 운문은 현대시와 주제를 연결해 출제된다.

고전의 주제는 연군지정, 탐관오리에 대한 비판, 젊은 남녀의 지순한 사랑 등이 주를 이룬다. 고전 읽기에선 작품의 주제를 파악하는 문제가 빈번히 출제되므로 이 점도 놓쳐선 안 된다.

오용순 한우리독서논술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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