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중간고사 성적에 내 약점이 숨어있다

  • 입력 2009년 5월 19일 02시 55분


열심히 했는데?… 잘 아는 문제 실수?… 암기과목에 발목잡혀?…
중학 ‘After 중간고사’
●문제점 5대 유형 분석

《중간고사가 끝난 지 한 달이 다 되어가건만 자녀들 마음에는 아직도 봄바람이 분다. 느슨해진 마음을 다잡고 다시 공부로 돌아오게 하려면 중간고사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기말고사를 대비할 ‘After 중간고사, Before 기말고사’ 전략을 짜게 해보자. 자기주도학습 전문기업인 TMD교육그룹의 오혜정 선임컨설턴트와 특목고 입시전문학원인 영재사관학원의 김진현 실장이 중간고사 성적표와 시험지를 보며 스스로 오답 원인을 분석하고, 중간고사의 문제점을 진단하는 ‘After 중간고사’ 분석법부터 소개했다(표 참조).》

서울 D중 2학년 L 군은 반장과 단짝 친구다. 반장처럼 상위권에 들고 싶은 L 군은 반장이 다니는 학원에 등록해 반장과 같은 수학 과목을 수강했다. 하지만 중간고사 수학시험에서는 그만 당황하고 말았다. 많이 본 문제유형인데 어떻게 푸는 건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 결국 수학에서 13개나 틀려 61점을 받았다.

경기 수원시 C중 1학년 K 양은 학원 외고 준비반에 다닐 정도로 성적이 우수하지만 이번 중간고사에서는 평균 89점을 받아 부모와 교사를 놀라게 했다. 학교나 학원에서 내주는 과제를 하는 데 남들보다 두 배의 시간이 드는 K 양은 과제로 주어지는 문제만 겨우 풀고 시험을 쳤던 것.

약점 진단=개념 이해 부족

L 군처럼 자신의 수준에 상관없이 좋다는 강의, 소문난 강의를 쫓아 학원을 선택하는 학생이 많다. 학원을 활용하고 싶다면 자신의 수준에 맞는 반, 강사, 교재를 선택해야 한다. 수학에 취약한 L 군은 교과서와 예제를 중심으로 개념을 확실히 이해하는 공부를 했어야 했다. 유형별 문제풀이는 정말 ‘나중 문제’다.

K 양 역시 문제풀이에만 집중했다. 교과서 내용을 확실히 이해하고 오답노트를 통해 모르는 부분에 대한 피드백을 거쳐야 하는데 그냥 지나쳤기 때문에 틀린 문제를 계속 틀린 것이다. K 양에게는 수준에 맞게 설명해주고 소화할 수 있는 과제를 내주는 과외가 훨씬 더 효과적일지도 모른다.

경기 수원시 J중 1학년 Y 군은 학원 시험에서 항상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는데 이번 중간고사에서는 평균 96.7점으로 전교 8등을 했다. 낮은 점수를 받은 건 국·영·수가 아닌 기술·가정, 컴퓨터 등 암기과목. 중학교 입학 후 처음 보는 이들 과목의 공부법을 몰라 교과서만 반복해서 읽었던 게 화근이었다.

약점 진단=암기 부족

Y 군은 주요과목 이외의 암기과목의 중요성을 간과했다. 암기과목은 공부하는 시간도 짧았고, 공부할 때 집중력도 떨어졌다. 교과서만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 읽어 시간 대비 학습효율도 떨어졌다. 스스로 요점 정리 노트를 만들어 시험 범위 안에서 무엇이 중요하고 덜 중요한지 감을 잡아 반복해서 외웠어야 했다.

서울 D중 2학년 L 군은 성실하다. 매일 학원에서 밤 9시가 넘게 공부하고 시험기간에는 주말에도 학원 보충수업을 듣는다. 자투리 시간에는 인터넷 강의도 듣는다. 학원에서는 시험범위에 맞춰 문제도 풀어주지만 혼자 공부하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불안하다. 성적은 늘 중위권. 이번 중간고사도 목표는 85점 이상이었지만 평균 80점에 그쳤다.

약점 진단=문제풀이 부족

L 군은 학원 강사의 관리가 없으면 공부를 안 하는 타입이다. 진짜 문제는 혼자 공부하는 시간을 확보하지 못한 것. 학원 강사나 인터넷 강의 강사가 풀어주는 문제를 자신이 푼 것처럼 여겨서는 안 된다. 혼자서 다시 공부하지 않으면 ‘실제로’ 공부하지 않은 것이다. 스스로 예습, 수업시간 중 필기, 복습을 통해 문제를 풀어봐야 한다.

경기 수원시 N중 3학년 Y 양은 학원에 다니지 않고 혼자 공부한다. Y 양은 시험 2주전부터 ‘한 주에 전 과목을 한 번씩 훑어보면 되겠네’라고 흐리멍덩한 계획을 세웠다. 하루에 한 과목씩 공부하려는 생각이었지만 영어는 하루 만에 끝낼 수 없었고, 다음날, 그 다음날로 미루게 됐다. 결국 늘 그래왔듯이 ‘벼락치기’로 밤샘 공부를 할 수밖에 없었다.

Y양은 잠의 유혹에 빠지지 않으려고 밤 12시 이후 친구와 한 시간 간격으로 연락해 서로 깨어있는지 확인해주기로 했으나 오전 두 시 친구에게 전화가 오자 아까운 한 시간을 수다로 날려버렸다. 밤낮이 바뀐 상태로 시험을 치르기를 사흘. 졸음을 이기지 못한 Y 양은 마지막 날 시험을 망쳐 이번 중간고사도 90점 턱걸이를 했다.

약점 진단=시간관리 부족

Y 양처럼 벼락치기로 공부하면 암기와 문제풀이는 아무래도 부족할 수밖에 없다. 제대로 시험을 치르려면 적어도 두세 번 반복학습을 해야 한다. 혼자 공부하는 학생들은 사교육을 활용하는 학생들보다 가용시간이 많으므로 주어진 시간과 자신의 공부 양을 냉정하게 계산해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야 한다. 모든 과목에 동일하게 하루씩 시간을 배분한 것도 문제다. 과목별 중요도나 난이도를 고려하지 않은 것이다. 친구와의 전화 등 유혹거리를 제대로 물리치지 못한 것도 Y 양의 문제점.

대구 K중 2학년 S 군은 시험에서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편이다. 이번 중간고사에서 78점을 받은 수학도 틀린 문제 6개 중 4개가 뻔히 아는 문제였다. 숫자를 잘못 읽고 계산하거나 문제를 끝까지 제대로 안 보고 풀어서 틀렸다. S 군은 “분명 풀어본 문제인데 긴장해서 머리가 하얘지는 바람에 틀렸다”며 한숨을 쉬었다. 작년 연말에 성적이 떨어지고 부모에게 컴퓨터를 빼앗긴 후부터 이런 증상이 심해졌다.

약점 진단=시험당일 실수

문제를 잘못 읽거나 답안지 표기를 잘못하는 등 시험당일 실수가 잦다면 부모가 자녀에게 너무 스트레스를 주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 S 군은 시험 전 지나친 긴장과 스트레스로 오히려 실력발휘를 못하는 경우다. 자녀에게 엄격한 S 군의 부모가 너무 결과 중심으로만 몰아붙여 부담을 준 탓이다. S 군은 “부모님은 항상 실수도 실력이라고 말씀하신다”며 답답해했다.

최세미 기자 luckyse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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