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명품 의료서비스’ 경쟁 불붙다

  • 입력 2009년 3월 18일 03시 00분


최신 장비와 첨단 시스템을 갖추고 23일 문을 열 서울성모병원. 국내 단일 병원 건물로는 최대 규모다. 사진 제공 서울성모병원
최신 장비와 첨단 시스템을 갖추고 23일 문을 열 서울성모병원. 국내 단일 병원 건물로는 최대 규모다. 사진 제공 서울성모병원
국내 최대 단일 병동 서울성모병원 오픈

지상 22-지하 6층… 하루 400만원대 VIP병실

첨단 암센터 갖춰 ‘서울아산-삼성서울’에 도전장

건물 높이만 110m. 대한민국에서 가장 높은 병원이 23일 진료를 시작한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 강남성모병원은 17일 서울성모병원으로 개원하면서 강남의 빅2인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흥분과 기대감으로 황태곤 초대 서울성모병원장의 목소리가 떨렸다.

서울성모병원은 가장 높을 뿐만 아니라 가장 크다. 지상 22층, 지하 6층에 연면적 19만 m² 규모로 지금까지 단일 건물로 가장 큰 규모였던 세브란스병원보다 1만6500m² 정도가 더 넓다. 건축비와 장비구입비만 5000억 원이 투입됐다.

현재 병상 수(1200개)와 의사 수(700여 명)에서는 삼성서울병원(병상 1939개, 의사 1200여 명), 서울아산병원(병상 2700개, 의사 1400여 명)에 못 미치지만 앞으로 리모델링을 거치면 병상 800개가 더 늘어난다.

21층의 VIP 병동에는 면적만 279m²에 이르는 국내 최대 VIP 병실이 있다. 병실에서는 서울 전경을 볼 수 있다. 응접실, 가족실, 전용 엘리베이터, 월풀 등 최상급 호텔에 맞먹는 시설을 갖춰 하루 입원비만 400만 원이 넘는다.

서울성모병원은 가톨릭암병원과 3개의 중점센터(심혈관센터, 장기이식센터, 안(眼)센터), 12개의 전문센터로 운영된다.

암병원장으론 전후근 뉴욕대 의대 교수를 영입했다. 진료와 연구, 임상시험을 한꺼번에 실시하는 미국의 선진 암 치료 시스템을 도입하기 위해서다. 미국의 최고 암센터 가운데 하나인 메모리얼 슬로안-케터링 암센터와도 제휴를 맺었다.

암병원은 위암, 대장암 등 장기에 발생한 암을 다루는 (고형)암센터와 백혈병 등 혈액암을 다루는 조혈모세포이식센터(BMT)로 이원화했다. BMT는 연간 260건 이상의 조혈모세포 이식을 실시하는 아시아 최대 규모. 입원실은 간암, 폐암 등 암의 종류별로 구성했다. 내과, 외과 등 진료과별로 돼 있는 여느 병원과 다른 점이다. 의사들이 암 환자들을 찾아가겠다는 뜻이 담겨 있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3일 첫 진료 서울성모병원 황태곤 원장

“의사 1인당 환자 50명으로 제한

대기시간 줄여 진료 편의 최우선” ▼

“의사 1인당 환자 수를 50명으로 제한해 대기시간을 줄이겠다.”

서울성모병원 황태곤 병원장(사진)은 17일 병원 규모가 커지는 만큼 환자들의 최대 불편 사항 중 하나인 대기시간을 줄이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황 원장은 전립샘암, 방광질환 등 비뇨기과 질환을 복강경으로 수술하는 국내 권위자다.

―대형병원이 되면 가장 큰 문제가 환자의 대기시간이다. 어떻게 줄일 수 있나.

“대형병원에선 의사가 오전에 보는 환자만 70∼80명이다. 의사 1인당 환자 수를 50명으로 제한해 대기시간을 줄이겠다. 또 치료 뒤 재진 환자는 집과 가까운 협력 병원을 소개해 그곳에서 진료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

―응급실은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

“경험이 많은 3, 4년차 전공의를 투입해 환자의 치료 방침이 빨리 결정되도록 하겠다. 소아 담당 의사도 24시간 응급실을 지키도록 하고 소아용 침대도 따로 마련해 소아 응급 진료에도 신경을 쓰겠다. 뇌중풍(뇌졸중)센터는 따로 만들어 환자가 오기 전에 미리 준비해서 빠르게 조치할 수 있도록 하겠다.”

―병원의 최신 장비를 소개해 달라.

“부정맥을 일으키는 부위를 정확하게 찾아 막힌 심혈관을 뚫어 주는 ‘로보틱 심도자 유도 시스템’을 국내에서 처음으로 도입했다. 또 3세대 로봇수술기(다빈치)도 다른 병원에서 볼 수 없는 새 장비다. 선형가속기와 토모세러피, 사이버나이프 등의 암 치료 장비와 최신 자기공명영상(MRI) 촬영기 및 컴퓨터단층촬영(CT) 기기 역시 새로 도입했다.”

―옛 병원에 입원한 환자들을 새 병원으로 어떻게 이송할 것인가.

“매일 200명 정도씩 5일 안으로 환자들을 모두 새 병원으로 옮길 예정이다. 이사 거리가 200∼300m 정도다. 응급구조팀이 4팀으로 짜여 적당한 거리에 대기해 있다. 의료진이 환자를 휠체어에 태워 옮길 예정이다. 중환자는 구급차에 태워 응급실로 이동한 뒤 바로 병실로 옮기게 된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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