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대구시 “안동댐 취수 포기못해”

  • 입력 2009년 3월 5일 06시 48분


낙동강 상류주민 반발에 ‘물 나누기’ 등 보완책 검토

대구시가 경북 일부 지역 주민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낙동강 취수원 이전 사업을 확고하게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혀 귀추가 주목된다.

대구시는 지난달 20일 시민들의 생존권 확보 차원에서 낙동강 취수원을 안동댐으로 옮기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기로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 등 정치권과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이후 경북 안동 등 낙동강 상류지역 주민들은 대구시가 안동댐을 취수원으로 활용하면 하천 유지수 부족 사태가 유발되고 안동댐 일대에 상수원보호구역이 설정되는 등 직간접적인 피해가 우려된다며 반발하고 있다.

하지만 김범일 대구시장은 최근 정례조회를 통해 “취수원 이전과 관련해 일부에서 문제를 제기하고 있지만 우리는 이 같은 시련을 이겨내고 반드시 (취수원 이전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대구시는 취수원 이전을 위해 국토해양부와 경북도, 수자원공사 등 관계 기관을 대상으로 물밑 설득 작업을 펴고 있다.

대구시는 취수원 이전과 관련해 자치단체 간 갈등은 적절한 보완책이 마련되면 해결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또 안동댐(저수용량 12억5000만 t)에서 하루 평균 60만 t을 취수하는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낙동강 유지수 부족 문제는 경북 북부지역에 건설될 예정인 5개 댐이 완공되면 해소될 수 있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현재 낙동강 상류에 건설 중인 댐은 화북댐(군위), 부항댐(김천), 성덕댐(청송)으로 저수용량은 화북댐 4900만 t, 부항댐 5400만 t, 성덕댐 2800만 t 등 총 1억3100만 t이다.

이와 함께 건설 계획 중인 송리원댐(영주)은 저수용량이 1억8000만 t이고, 고현천댐(영천)은 3000만 t이다.

대구시는 이들 댐이 정부의 4대 강 살리기 사업에 포함돼 마무리되면 낙동강 유지수를 충분히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물 부족을 우려하는 경북 상류지역 주민을 설득하는 대안으로 광역상수도망 구축 사업도 검토 중이다.

안동댐 물이나 향후 완공되는 댐의 물을 취수해 안동댐∼대구 취수장 송수관을 통해 구미, 상주, 왜관 등에 원수를 공급하는 방식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낙동강 취수원을 안동댐으로 옮길 경우 안동댐∼대구 매곡정수장 간 송수관(171km) 부설비 등에 예산 8000억 원이 들 것으로 추정된다.

대구시는 이 밖에 낙동강 유역에 있는 24개 저수지의 둑을 높이고 준설을 실시해 유지수를 종전보다 크게 늘리는 대안도 마련하기로 했다.

대구시는 이 같은 방안을 최근 대구시를 방문한 국토해양부 소속 4대 강 살리기 실무팀에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시 김대묵 건설방재국장은 “맑은 물을 담고 있는 낙동강 상류의 안동댐을 그대로 둔 채 오염된 물을 식수원으로 삼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낙동강 페놀 오염 사태와 1,4-디옥산 오염 등 반복되는 취수원 오염 사고를 근본적으로 차단하기 위해서라도 취수원 이전을 더는 늦출 수 없다”고 말했다.

정용균 기자 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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