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금속노조는 코오롱과 현대重 노조에 배워라

  • 입력 2009년 3월 4일 02시 54분


코오롱 구미공장 김홍열 노조위원장이 어제 일본 고객회사인 호시노사를 찾아가 ‘제품의 품질을 보증한다’는 편지를 전달했다. 그는 국내외 130여 거래회사에도 ‘노조가 책임지고 납기를 준수하겠다’고 약속하는 편지를 보낸 바 있다. 코오롱은 작년 매출이 전년보다 30%, 영업이익은 43% 증가했다. 회사 측은 환율상승 효과도 보았지만 노사화합을 바탕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한 결과라고 설명한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2011년까지 3년간 직원의 고용을 보장하는 고용안정협약을 어제 맺었다. 오종쇄 노조위원장이 반대하는 일부 노조원을 설득해가며 올해 임금조정을 회사 측에 일임하자 최길선 사장이 “정리해고는 없다”고 화답한 것이다.

두 노조는 한때 민주노총 소속의 강성노조였다. 코오롱 노조는 2년여 극한 파업을 벌이다 노사 공멸(共滅)의 위기감이 커지자 2006년 95%의 찬성으로 민노총에서 탈퇴했다. 1990년 ‘골리앗 투쟁’으로 유명한 현대중공업 노조는 민노총의 정치적 강경투쟁에 반대하다 2004년 민노총에서 제명됐다. 두 노조는 투쟁일변도의 민노총 지침에서 해방돼 노사화합을 이룸으로써 경영 개선에 기여하거나 일자리 보장을 얻어냈다.

민노총은 마이너스 성장, 마이너스 일자리 시대인 지금도 고통분담은커녕 노사가 손잡고 일자리를 안정시키려는 노력을 방해하고 있다. 한국노총과 달리 노사민정(勞使民政) 대타협에도 참여하지 않았다. 지난달에는 산하 영진약품 노조가 임금을 동결하고 경영정상화 때까지 임금 및 단체협상을 유보하기로 하자 징계를 하겠다며 훼방을 놓았다.

민노총 금속노조는 현대중공업 노조에 대해 ‘임금협상을 위임한 것은 노조이기를 포기한 것’이라거나 ‘회사 요구를 (노조원에게) 전달하는 막가파식 노조’라고 폄훼하는 포스터를 전국 산하 노조에 배포했다. 노사화합 분위기가 여러 회사로 퍼져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일자리 나누기를 위한 임금삭감 움직임이 전국적으로 확산되는데도 금속노조는 ‘정규직 5.9%, 비정규직 20.8% 임금인상, 모든 해고 금지’ 등을 기업들에 요구하고 나섰다. 참으로 시대착오적이다. 코오롱과 현대중공업 노조한테서 노사 상생의 자세를 배우라.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