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우리학교 공부스타/대전 송촌중 김성중 군

  • 입력 2009년 2월 24일 02시 58분


possible!… 부정을 긍정으로 바꾸면 길이 보여요

《“예전엔 몰랐어요. 컴퓨터 게임보다 수학문제를 푸는 게 더 재미있다는 걸.” 대전 송촌중학교 3학년이 되는 김성중 군(사진)은 지난 한 학기 사이 몰라보게 달라졌다. 2학년 1학기만 해도 김 군은 ‘어떻게 해야 엄마에게 들키지 않고 컴퓨터 게임을 할 수 있을까’를 연구(?)하던 학생이었다. 이제 김 군은 ‘사회교과서에 나오는 시대별 중요사건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외울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학생으로 변했다. 성적도 눈에 띄게 향상됐다. 중위권에 ‘턱걸이’했던 성적은 2학기 기말고사 땐 반 40명 중 9등으로 올랐다. 변화는 ‘사고의 전환’에서 시작됐다.》

○ 공부와 담을 쌓다… ‘찍기 운’에 따라 요동치는 성적

초등학교 때 김 군은 공부와 담을 쌓고 살았다. 책상 위엔 책 대신 닌텐도 게임기와 MP3 플레이어, 과자봉지, 옷가지가 널려 있었다. “공부하라”는 엄마의 성화에 못 이겨 책상 앞에 앉긴 했지만 30분을 넘기지 못했다.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1년간 학습지를 하면서 수학에 관심이 생기긴 했다. 각도기를 이용해 푸는 도형 문제가 김 군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어려운 수학 문제를 놓고 ‘누가 이기나 해보자’는 식으로 몇 시간을 매달리기도 했다. 하지만 수학은 재미있다가도 이내 어려워지곤 했다. 그래서 김 군은 ‘소나기식 공부’를 하게 됐다. 관심 있는 단원을 배울 땐 수업시간에 졸지 않고 집중했지만, 조금 어렵거나 지루한 내용이다 싶으면 잠에 빠져들었다.

시험 공부랄 것도 없었다. 시험 2, 3일 전에 1시간 정도 교과서를 읽는 게 전부였다. 이러다 보니 성적은 그날의 ‘찍기 운’에 따라 요동쳤다. 공부를 한 과목보다 전부 ‘찍기’만 한 과목의 성적이 좋게 나올 때도 있었다. ‘공부는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이란 생각마저 들었다.

○ 게임에 빠지다… 중위권 성적은 하위권으로

그나마 중위권이었던 김 군의 성적은 초등학교 5학년 이후 하위권으로 곤두박질쳤다. 컴퓨터 게임 때문이었다. 하루 10시간 게임에만 몰두하는 ‘대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게임을 하느라 밤을 새우는 날도 많았다. 김 군에게 학교 수업시간은 곧 ‘수면시간’이었다.

중학교 1학년 때까지 과외를 받기도 하고, 단과학원과 종합학원에 다녀보기도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시간이 갈수록 ‘난 뭘 해도 안돼’라는 확신이 자리 잡기 시작했다. 지켜보던 부모님은 김 군을 학습 매니지먼트 업체에 보냈다. 좋은 책이나 유명 학원보다 김 군에겐 부정적인 생각과 태도를 바꾸는 계기가 더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중학교 2학년 여름방학이 시작된 직후의 일이다.

“상담 선생님이 ‘꿈을 쓰라’고 하셨는데 순간 세상이 그대로 멈춘 것 같았어요. 그때서야 저는 ‘지금껏 어떤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한번도 해보지 않았다’는 걸 깨달았어요. 충격이 꽤 컸죠.”

김 군은 되돌아보았다. 성적이 중하위권에 머무는 이유 3가지를 발견했다. △무엇이 되고 싶다는 ‘목표’가 전혀 없었고 △해도 안 된다는 ‘부정적인 생각’에 빠져 있었으며 △현재의 상황을 바꿔 보겠다는 ‘노력’이 전혀 없었다는 점이었다.

○ 하위권 탈출의 비결… 목표+긍정적 사고+노력

김 군은 ‘매일 주요 과목 4시간 공부하기’를 목표로 세웠다. 수학 영어 국어는 매일 한 시간씩, 나머지 한 시간은 사회와 과학을 번갈아 공부하는 것이었다. 과목별로 ‘교과서 2회 정독→교과서 연습문제 풀기→문제집 풀기→오답정리’ 순으로 한 시간을 ‘꽉 차게’ 사용했다.

수학문제는 풀이과정을 꼼꼼히 쓰며 풀었다. 틀린 문제가 있으면 해답지와 자신의 풀이과정을 비교해 보고, 잘못된 부분을 찾아 빨간 펜으로 고쳐 써 놓았다. 까다로운 문제는 크게 ‘별표’를 해 두고 자투리 시간에 다시 풀며 스스로 확실히 풀 수 있는지 점검했다.

영어단어도 매일 20∼30개씩 암기했다. 영어문제집은 교과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 문제집과 문법 문제집을 각각 구입했다. 교과서 중심으로 공부하되 문법 문제집도 매일 한 단원씩 풀면서 기초실력을 쌓았다. 암기할 내용이 많은 사회와 과학은 교과서와 문제집 요점정리를 세 번 이상 정독했다. 문제에 등장한 보기 내용과 해답지에 나온 보충설명도 꼼꼼히 읽었다. 헷갈리는 용어는 앞 글자만 따서 외우는 방법을 활용했다. 문제집을 풀고 채점을 할 땐 어려운 문제엔 별표를, 실수로 틀린 문제엔 빨간 동그라미 표시를 해 두었다.

생활습관도 고쳤다. 게임시간은 ‘주말 3시간’으로 제한했다. 수업시간에 졸지 않도록 자정 전 잠자리에 들었다. 쉬는 시간에도 토막 잠을 자며 컨디션을 조절했다. 공부할 과목과 학습량을 적는 ‘학습다이어리’를 매일 쓰면서 ‘나는 할 수 있다’는 자기 암시를 걸었다. 2학기 중간고사 목표 성적과 등수, 목표대학의 이름, 그리고 자신의 꿈(요리사)을 적은 종이를 책상머리에 붙여두고 힘들 때마다 쳐다보며 의지를 스스로 북돋았다.

시험공부는 2주 전부터 본격 시작했다. 수업시간에 선생님이 강조한 대목과 더불어 교과서, 문제집의 요점을 정리한 내용을 ‘핵심 요약노트’에 다시 정리하면서 공부한 내용을 상기했다.

시험 1주 전엔 ‘시험에 꼭 나온다’고 생각되는 내용을 책이나 참고서를 일절 보지 않고 머릿속에서 뽑아내 백지에 깨알같이 써 보았다. 다 쓴 후엔 교과서, 문제집과 비교하며 빠진 내용이 없는지 확인했다. 백지에 쓴 내용에서 착오가 드러날 땐 처음부터 다시 썼다.

2학년 1학기 중간고사에서 반 40명 중 23등이었던 김 군은 2학기 기말고사에서 9등으로 올랐다. 수학은 100점, 주요 과목은 모두 90점 이상을 받았다. 김 군은 “부정을 긍정으로 바꾸자 성적도, 성격도 변했다”고 말했다.

이혜진 기자 leehj08@donga.com

※‘우리학교 공부스타’의 주인공을 찾습니다. 중하위권에 머물다가 자신만의 학습 노하우를 통해 상위권으로 도약한 학생들을 추천해 주십시오. 연락처 동아일보 교육사업본부 교육기획팀. 070-8233-43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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