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굴욕 中3생 전국 市道중 최하위

  • 입력 2009년 2월 17일 02시 56분


임실의 기적 초6, 기초학력 미달 0.2%

초중고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 180개 지역교육청별 공개

중고생 9~10% 학력 뒤처져

이 정도인 줄은 몰랐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지난해 10월 전국의 초등학교 6학년(65만 명), 중학교 3학년(66만 명), 고등학교 1학년(65만 명) 학생 196만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국가 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를 16일 공개했다.

기초학력 미달 학생은 초6이 같은 학년 전체의 2.4%인 1만5000명, 중3은 10.4%인 6만9000명, 고1은 일반계고(약 49만 명)의 9%인 4만4000명으로 모두 12만8000명이나 됐다. 초등학교 저학년(1∼3학년)을 제외한 4학년부터 국민공통 교육과정이 마지막으로 적용되는 고1까지 총 450만 명 중 6.6%인 약 30만 명이 기초학력조차 갖추지 못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기초학력 미달자는 해당 학년에 필요한 최소한의 교육 수준(성취목표의 20% 수준)을 갖추지 못해 보충교육 없이는 다음 학년에서 정상적인 학습을 할 수 없는 학생을 뜻한다.

초6은 기초학력 미달자의 비율이 과목별로 2% 내외에 불과했지만 중고등학교로 올라갈수록 그 비율은 10% 안팎으로 커졌다.

학력이 높아질수록 기초학력 미달 학생의 비율이 높아지는 것은 공교육이 평준화 체제에 안주하면서 학력이 뒤처지는 학생을 방치했기 때문이라고 교과부는 분석했다.

우리 교육사상 첫 전수조사인 이번 평가에서 지역별 격차도 여실히 드러났다. 중3의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가장 높은 서울(12.8%)이 울산(6.3%)의 2배 이상이었다. 고1은 충남의 기초학력 미달 비율(12.8%)이 가장 낮은 제주(4.4%)의 3배 수준이었다.

180개 지역교육청별로 살펴보면 같은 시도라도 교장의 리더십과 교사의 열정, 방과후 학교 프로그램 등에 따라 시군구별 차이가 많았다.

전북 임실은 초6의 기초학력 미달 비율(0.2%)이 전국에서 가장 낮았는데 특히 영어와 과학, 사회 세 과목에서는 미달 비율 ‘제로(0)’를 기록하는 성과를 보였다. 반면 전남 곡성은 영어가 8.5%, 사회가 6.5%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중3의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전북 무주가 27.6%로 가장 높았다.

안병만 교과부 장관은 “지난 수십 년간 평준화 논리에 따라 학교 간 차이를 밝히지 않아 어느 학교가 못하는지 아무도 몰랐고, 그에 맞는 지원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

권혜진 기자 hjk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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