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맘 클리닉]세살인데 말을 안 해요

  • 입력 2009년 2월 6일 02시 58분


《이번 주부터 동아일보 위크엔드에서는 김붕년 서울대병원 소아정신과 교수가 상담하는 ‘아이맘 클리닉’ 코너를 연재합니다. 서울대 의대에서 학·석·박사를 마친 김 교수는 현재 서울시 소아청소년 광역정신보건센터장으로 활동하는 등 국내외 소아정신의학 분야에서 활발한 연구와 진료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Q】 저희 아이는 만 세살인데 말을 안 해요. 병원에 갔더니 자폐증일 가능성이 있다던데 말을 못하면 자폐증인가요?

A=언어 표현이나 이해에 문제가 있는 경우는 세 가지 장애 가능성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언어성 발달장애’ ‘정신지체(지능지체)’, 그리고 앞의 두 가지와 더불어 심각한 사회성 발달 지연을 동반하는 ‘자폐증’이 그것이죠. 언어적 장애는 이 세 가지 발달 문제들에서 모두 나타나기 때문에 정확한 감별이 중요합니다. 사회성평가, 놀이평가, 언어검사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어요. 이 때 중요한 또 하나의 검사가 청력검사예요. 청력에 문제가 있으면 언어 발달에 심각한 영향을 주므로 꼭 받아봐야 합니다.

【Q】 엄마랑 노는 것에 별 관심이 없고, 불러도 잘 대답을 안 해요. 어떤 병원에서는 자폐증 같다고 하고, 또 어떤 병원에서는 발달장애가 의심된다던데 왜 얘기가 다른 건가요?

A=용어상 혼란을 겪고 계신 것 같습니다. 사회적인 상호작용에 관심이 없고, 애착반응과 놀이 참여도 많지 않으며, 혼자 노는 것에 몰두하고, 언어적 표현에 관심이 없다면 자폐증이 의심됩니다. 그런데 자폐증이라는 용어와 거의 같은 의미로 사용되는 용어가 ‘발달장애’예요. 사실 발달장애란 말은 다양한 장애를 통칭하는 부정확한 용어죠. 하지만 자폐증이란 단어에 많은 보호자들이 충격을 받고, 치료 가능성마저 포기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완화된 표현의 하나로 발달장애란 용어를 쓰는 겁니다.

【Q】 자폐증 진단을 받고 치료를 시작하려는 만 30개월의 남자아이입니다. 언어치료, 놀이치료, 행동치료, 미술치료, 음악치료, 감각통합치료, 모아애착치료, 사회성훈련치료…. 치료법이 너무 많은데 어떤 것부터 시작해야 할까요.

A=자폐증에는 ‘통합적 치료’가 필요합니다. 한 가지 치료에 의존하기보다는 아이 특성과 여건을 고려해 사회성 발달에 도움을 주는 프로그램을 유지해야하죠. 영유아기에는 부모와의 애착을 발달시키는 치료를 받는 것이 좋고, 걸음마기에는 행동치료와 놀이치료, 언어적 훈련을 병행해야 합니다.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에는 그룹놀이 및 사회기술 훈련, 과잉행동, 자해적 행동을 제어하기 위한 행동 및 약물치료도 필요할 수 있습니다. 초등학생 시기에는 꾸준한 사회기술훈련과 더불어, 다양한 인지·학습·언어능력 계발 프로그램에 참여를 권합니다.

김붕년 서울대병원 소아정신과 교수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