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대학 제2막’ 편입학, 학점-영어가 성패 좌우

  • 입력 2008년 12월 23일 03시 07분


《20일 고려대 영어 필기시험을 시작으로 2009학년도 대학 편입학 전형의 막이 올랐다. 대부분 대학이 연말이나 내년 1월 초까지 원서를 접수하고 2월 초까지 필기시험을 치른다. 복수지원이 가능하기 때문에 수험생들은 최대 20여 차례의 지원기회를 누릴 수 있다. 학교나 전공에 변화를 주려는 대학생에게 편입은 대학생활의 ‘제2막’을 가능케 하는 좋은 기회다. 편입학을 고려하는 대학생이 알아둬야 할 유의점과 편입학 전형의 경향을 알아본다.》

영어 비중 갈수록 커져… 시사이슈 중심 내용도 다양

○ 스펙 올리기 위한 ‘묻지 마 편입’은 금물

편입학은 자기 적성과 미래 계획에 맞는 학교와 전공을 찾아 갈 수 있는 기회다. 하지만 현재 다니는 학교, 학과에 대한 막연한 불만 때문에, 또는 학벌을 우선 올려놓고 보자는 생각에서 하는 ‘묻지 마 편입’은 경력 관리 측면에서 독이 될 수도 있다.

충북 지역 대학에 다니다가 올해 세종대 영어영문학과에 일반편입한 최지은(21·여) 씨는 “전공에 대한 고려 없이 ‘명문대’ 편입만 고집하다가 편입 후에 전공수업에 흥미를 잃고 다시 편입을 준비하는 경우도 있다”며 신중한 선택을 강조했다.

원서제출에 앞서 자신의 적성과 미래를 고민해 보고 가족 등과 충분히 상의한 다음 편입할 학교나 전공을 신중히 결정하는 것이 좋다.

올해 성균관대 신문방송학과에 학사편입한 배보열(24) 씨는 “합격 가능성을 최우선으로 하다 보니 한 가지 전공이나 대학에만 지원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면서도 “편입 뒤에도 열의를 갖고 강의나 과제를 대하려면 자신이 해당 전공에 얼마나 애정을 갖고 있는지 다시 한 번 고민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 편입 전형의 두 바퀴, 학점과 영어 잡아라

편입학 전형에서 좋은 결과를 얻으려면 전적대(편입학 이전에 적을 두었던 대학)에서 학점을 잘 관리하고 영어실력을 키워야 한다. 최근 편입학 전형에서 전적대 학점이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낮아지는 추세라고 하지만 학점 관리가 소홀해 전형과정에서 발목을 잡히지 않으려면 평소 꾸준하게 학점을 관리해 두는 편이 유리하다.

최 씨는 편입시험 준비와 학점 관리를 병행하는 방법으로 사이버 강의 활용을 꼽았다. 인터넷 사이버 강의는 재택수강이 가능해 통학시간 등을 아낄 수 있어 편입학 준비에 활용할 수 있다.

편입학 영어시험의 비중은 계속해서 커지는 추세다. 편입 영어시험의 최근 출제경향을 살펴보면 문법이나 어휘 파트는 비교적 평이하고 출제 비중도 상대적으로 낮은데 비해 논리완성 문제나 독해 문제의 난도와 비중은 높아지는 추세다. 시사 이슈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 지문이 늘어 체감 난도가 올랐다. 지문이 학술적인 내용 일색에서 탈피해 비만이나 스트레스 같은 건강 관련 주제부터 온난화, 세계화 비판, 학생 체벌, 사형제 존폐 논쟁 등 평소 매스컴에서 자주 접하는 내용들이 많다.

한만경 김영편입학원 사장은 “이런 추세는 편입학 영어시험을 통해 지원자의 단순 독해실력뿐만 아니라 지원자가 평소 사회 문제에 대해 얼마나 관심이 있는지를 평가하려는 대학들의 의도가 반영된 것”고 말했다.

○ 편입 후 적극적인 자세로 적응 노력해야

합격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편입 후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는 일이다. 편입생이라는 자격지심을 버리고 바뀐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노력을 한다면 ‘학교 다닐 맛’을 두 배로 키울 수 있다.

합격 후 편입학 전까지는 같은 학교에 편입할 예정인 학생들이 모인 인터넷 카페에 가입하거나 편입생 선배에게 조언을 구해 도서관 이용 방법, 학사일정, 커리큘럼과 수강신청 방법 등 학교생활 적응을 위한 정보를 수집해 두면 도움이 된다.

최 씨는 “편입학 전에 오리엔테이션이나 MT에 적극적으로 참석해 선배나 동기들의 얼굴도 익히고, 편입 후에는 토론 수업이나 팀 프로젝트 등에 활발히 참여하면 친구도 많이 사귈 수 있고 학교 적응도 한결 수월하다”고 말했다.

배 씨도 “‘나는 편입했으니까’라며 마음의 벽을 만들면 새 학교에서 친구를 만들기가 쉽지 않다”며 “공부도 중요하지만 동아리 활동에 참여하는 등 먼저 마음을 열고 교우관계를 만드는 적극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우정열 기자 passi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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