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교원-교육행정공무원들 ‘열린 교육’ 머리 맞대다

  • 입력 2008년 12월 9일 05시 59분


대구-경북 교육협의체 잇따라 출범

“학부모 학생 신뢰회복 최우선 목표”

대구와 경북지역의 상당수 교사와 교육행정 공무원들이 잇달아 별도의 조직을 구성해 교육 현장에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과 본격적인 경쟁체제가 형성되고 있다.

최근 출범한 대구교육협의체(대구교협)는 대구시교육청 공무원노동조합과 대경자유교원조합, 한국교직원노동조합(한교조) 대구본부, 대구경북자유교육연합 등 4개 단체 회원 2000여 명으로 구성됐다.

이에 앞서 경북에서는 대경자유교원조합 등 3개 단체와 경북도교육청 공무원노동조합이 참여하는 경북교육협의체(경북교협)가 회원 700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전국에서 처음으로 발족했다.

대구 및 경북교협에는 그동안 독립적으로 단체를 만들어 활동했던 교육행정 공무원들이 대거 참여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교원과 교육행정 공무원이 ‘대등하게’ 교육 문제를 고민하고 대안을 찾는다는 취지다.

대구교협은 출범에 맞춰 발표한 성명서에서 “학부모와 학생은 뒷전인 채 일부 교사가 이기적인 태도로 목소리를 높여온 행태는 시대착오적”이라며 “수요자인 학부모들의 신뢰를 받고 교육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정책 대안을 제시하는 교직원 단체의 탄생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대구교협은 전교조에 대해 “교육 문제를 개방적인 자세로 의논하는 노력은 얼마든지 환영한다”면서도 “다만 교육현장을 독선적으로 좌지우지하려는 태도에 대해서는 분명히 견제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시교육청 공무원노동조합 지영근(51) 위원장은 8일 “전교조 대구지부가 대구시교육감에 대해 비리 부패 의혹을 제기하면서 계속 퇴진운동을 벌이고 있는 것은 차기 교육감 선거를 겨냥한 전형적인 정치 공세”라며 “이런 방식은 교사 단체로서 대단히 부적절하다”고 밝혔다.

지 위원장은 “부패 비리가 있다면 사법기관에서 법에 따라 처리하도록 해야 하는데도 몇 달째 시위를 벌이는 것은 대구의 교육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대구 및 경북교협은 거창한 정치적 슬로건 대신 ‘학부모 마음 교육’을 표방한다. 수요자인 학부모의 신뢰를 최우선으로 삼는다는 것이다.

대경자유교원조합 이윤구(51·구미여고 국어교사) 위원장은 “교육의 정치적 중립은 소중한 가치인데도 그동안 일부 교원단체가 특정 정치이념에 지나치게 편향되지 않았는지 차분히 돌아봐야 한다”며 “교육청보다는 학부모들의 박수를 받는 교직원 단체로서 새로운 모델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교육현장에 대한 교육행정 공무원들의 참여도 활발하다.

경북도내 소규모 학교 지원운동을 펼치고 있는 경북도교육청 공무원노동조합 이철연(46) 위원장은 “학교 교육의 활성화를 위해 가장 개선해야 할 과제 중 하나는 교원과 행정 공무원 사이의 보이지 않는 벽”이라며 “교육협의체는 이를 해소하는 데 적극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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