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영어듣기 집중 공략…5점은 더 끌어올린다”

  • 입력 2008년 10월 21일 02시 58분


외고 1학년 선배 3명이 공개하는 막판 역전 비법

《외국어고 입시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경기지역 외고는 11월 15일(D-25), 서울지역 외고는 12월 10일(D-50) 전형을 치른다. 수험생은 짧게는 20여 일 길게는 50여 일간 막판 스퍼트를 해야 한다. 실제 외고 합격생들은 “시험 직전 학습전략과 컨디션 관리에 따라 역전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중학교 내신 성적이 상위 10% 이내에만 들면 최대 5점 안팎의 점수 차가 난다. 이는 영어 듣기(영어평가)나 구술면접(학업적성검사)에서 충분히 만회할 수 있는 수치다. (사진 왼쪽부터)대원외고 1학년 임나연 양, 대일외고 1학년 박승환 군, 한국외국대부속외고 1학년 최일규 군에게 막판 뒤집기를 노리는 수험생을 위한 노하우를 들어봤다.》

○막판까지 영어 듣기에 주력

이들은 ‘영어 듣기’에 마지막까지 신경을 썼다. 구술면접은 학교 내신과 상호 연관성이 높아 내신 상위 10% 이내라면 점수 차가 크게 벌어지지 않지만 영어 듣기는 막판까지 ‘감(感)’을 유지하느냐에 따라 점수 변동이 크기 때문이다.

해외 연수 경험이 전혀 없는 임 양은 어학기의 재생 속도를 1.5배속으로 정해 놓고 실전보다 빠른 말을 듣는 훈련을 했다. 체감 난도를 높이면 실전에선 여유를 갖고 문제를 풀어나갈 수 있다는 생각에서였다. 영어 듣기 시험이 오전 9시경 치러진다는 점도 고려했다. 입시를 두 달 앞두고선 기상 시간을 앞당겨 아침에 30분씩 영어 듣기용 테이프를 들었다.

박 군은 영어 듣기 교재를 사서 대일외고 영어 듣기 문항 수인 60문제를 이틀에 걸쳐 풀었다. 첫 날에는 테이프만 듣고 문제 풀이에만 집중했다. 둘째 날엔 틀린 문제를 꼼꼼히 되짚어 보고, 전체 테이프를 다시 들어보며 ‘어떤 문장을 놓쳤는지’를 파악하는 데 주력했다. 이런 방식을 이용하면 50일이면 25회 분, 1500문제를 풀 수 있다. 그는 “영어 듣기의 감을 완전히 잡을 수 있어서 시험 당일 ‘어, 왜 이렇게 잘 들리지?’라고 놀랐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최 군은 외대부속외고 기출문제를 MP3 파일로 내려받아 자투리 시간마다 틈틈이 들었다. 영어 듣기 시험에 원어민의 일상 대화가 많이 나온다는 점에 착안해 미국 드라마 ‘프렌즈(Friends)’의 음성 파일을 내려받아서 학원 통학 길에 듣기도 했다.

○나만의 구술면접 공부법 찾기

입시 전문가들은 구술면접(학업적성검사)을 중요 변수로 꼽지만 합격생들은 내신과 상관관계가 높아 막판 뒤집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구술면접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구술면접은 지역적 차이가 있다. 서울지역의 구술면접은 경기지역의 학업적성검사보다 문항 수가 훨씬 적은 대신(10∼12개 문항) 통합교과적인 문제가 더 많아 어렵다는 분석이다.

합격생의 구술면접에 대비한 방법은 각기 달랐다. 박 군과 임 양은 중학교 과정 복습과 오답노트 점검 등 ‘복습’을 권했다. 최 군은 기출문제 풀이를 통한 ‘실전 감각 기르기’를 권했다. 박 군은 중학교 1∼3학년 국어 교과서에 나온 작품을 줄거리, 배경, 주인공의 심리 등으로 깊이 분석하면서 읽었다. 사회의 경우 지리, 역사 등과 관련해서 교과서에 나온 표, 그래프, 그림 등을 유심히 살폈다. 임 양은 오답노트에 적힌 내용 가운데 진짜 몰라서 틀린 것, 자주 틀리는 것 위주로만 시험 전날까지 반복해서 살펴봤다. 반면, 최 군은 기출문제 풀이로 시간 안배 훈련에 주력했다. 실전처럼 초시계로 시간을 재면서 풀되 문제를 유형별로 분류해 자신이 잘 틀리는 문제 유형은 답안지를 보며 접근법을 익혔다.

올해 외고 입시에선 3학년 2학기 내신 성적이 반영된다. 경기지역 외고는 중간고사까지, 서울지역 외고는 기말고사까지를 각각 내신 성적에 반영한다. 문제는 11월 중순을 전후로 한 기말고사 기간이 경기지역 외고 시험일과 겹친다는 것. 임 양은 “기말 고사 3주 전까지는 외고 입시 공부에만 매진하되, 시험 기간에도 하루에 30분 정도는 꼭 영어 듣기 연습을 해야 한다”면서 “언어, 사회 과목은 학업적성검사를 함께 준비한다고 생각하고 집중적으로 공부하라”고 조언했다.

○시험 때 최상의 실력 발휘하기

박 군은 시험 당일 영어듣기를 치르면서 이미 푼 문제에 대한 미련을 버리라고 조언했다. 시험 도중 제대로 풀지 못한 문제가 자꾸 생각나 8문항 이상 틀려 낙방한 박 군의 친구가 있었다. 이 친구는 내신에서 1점만 감점 당한 우수한 학생이었다. 영어 듣기 시험은 학교 시험보다 시간이 길어 긴장을 풀었다 조였다 할 필요가 있다. 박 군은 영어 듣기 시험에 금액, 날짜, 시간 등 숫자와 관련된 질문이 많이 나온다는 것을 알고, 시험 동안 숫자에 대해 물어보는 내용이 나올 때는 집중도를 높이는 방식으로 긴장감을 높였다. 60분 내내 같은 수준의 긴장감을 유지하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구술면접은 출제자의 의도대로 정확히 답변하는 것이 관건이다. 임 양은 문제지를 받으면 중요한 단어에 동그라미를 치거나 정오(正誤)를 구분해 표시했다. 또 몇 개를 고르라는 부분을 체크해 두기도 했다. 최 군은 학업적성검사를 치르면서 종료 5분을 남겨두고 모두 풀 수 있도록 문제당 몇 분을 사용할 것인지 시간 안배를 했다. 이 시간 안에 답을 표시해두고 나머지 5분간 애매모호한 문제만을 재검토했다. 최후까지 고민해야 후회를 줄일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시험 당일 신체적 컨디션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날씨가 쌀쌀해지면 보온을 위한 옷차림을 해야 한다. 소화가 잘 되거나 자극적이지 않은 음식을 먹어 위의 부담을 줄여야 한다. 쉬는 시간 초콜릿을 조금씩 먹으면서 마음을 안정시키는 방법도 있다. 아침 일찍 시험 장소에 도착해 영어 듣기 테이프를 들으면서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면 느긋하게 영어 듣기 시험을 치를 수 있다.

최세미 기자 luckyse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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