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산업, 캠퍼스에 꽃피다

  • 입력 2008년 8월 22일 03시 00분


낡고 칙칙했던 대학 캠퍼스의 건물들이 첨단 정보기술(IT)과 획기적인 디자인이 적용된 첨단 건축물로 빠르게 바뀌고 있다. 동영상 자료 편집시설과 스튜디오, 컴퓨터가 설치된 스터디룸과 소규모 영화관 등을 갖춘 서울 서대문구 신촌동 연세대 연세·삼성학술정보관에서 학생들이 인터넷을 이용하고 있는 모습. 홍진환  기자
낡고 칙칙했던 대학 캠퍼스의 건물들이 첨단 정보기술(IT)과 획기적인 디자인이 적용된 첨단 건축물로 빠르게 바뀌고 있다. 동영상 자료 편집시설과 스튜디오, 컴퓨터가 설치된 스터디룸과 소규모 영화관 등을 갖춘 서울 서대문구 신촌동 연세대 연세·삼성학술정보관에서 학생들이 인터넷을 이용하고 있는 모습. 홍진환 기자
혁신적 설계 - 복합기능 건물 속속 들어서

배모양 지하광장에

강의실 공연장 공존

복합문화공간 도서관

라운지에 터치스크린

영화관-스튜디오까지

햇살 가득 지하 캠퍼스

땅밑이란 느낌 안들어

정문역할 건물 ‘명물’로

《18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동 연세대 연세·삼성학술정보관 지하 1층 U라운지. 연세·삼성학술정보관은 올해 5월 문을 연 새 도서관으로, 널찍한 공간에서 학생들이 대형 모니터로 PDF 형태의 신문을 읽고 있었다. 모니터를 살짝 건드리자 신문은 다음 장으로 넘어갔다. 연세대 학술정보원 김미정 기획홍보과장은 “터치스크린으로 신문은 물론 책, 인터넷TV(IPTV)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이 건물은 지하 3층, 지상 6층에 3만3428m²(약 1만112평) 규모로, 동영상 자료를 편집할 수 있는 편집기와 고화질(HD) 카메라를 갖춘 스튜디오도 있다. 투명 보드와 컴퓨터가 설치된 스터디룸에 소규모 영화관까지 갖춰 도서관이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했다.

대학에 혁신적인 디자인과 복합적인 기능을 가진 대규모 건물들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도심에 주로 건설됐던 첨단 건물들이 캠퍼스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 캠퍼스 첨단빌딩대전(大戰)

서대문구 대현동 이화여대에는 올해 4월 이화캠퍼스복합단지(ECC)가 문을 열었다. 프랑스 건축가 도미니크 페로 씨가 설계한 ECC는 언덕이 있는 지형을 활용해 가운데에 계곡을 파 거대 통로를 만들고 양쪽에 건물을 집어넣었다.

ECC가 들어서면서 캠퍼스 모습은 정문 입구부터 완전히 변했다. 땅 아래에 건물이 지어져 지하 6층, 지상 1층(연면적 6만8657m²·약 2만769평)으로 구성됐지만 지하라는 느낌은 주지 않는다. 외벽은 모두 유리로 처리해 자연채광 활용도를 높였다. 지하 공기가 건물 내부를 순환하도록 해 에너지가 10∼15% 절약되도록 한 것도 특징이다.

홍익대 서울캠퍼스(마포구 상수동)에는 가운데가 사각형 모양으로 뚫린 ‘홍문관’이라는 대형 건물이 정문 역할을 한다. 2006년 말 완공된 홍문관은 독특한 디자인으로 이 지역의 랜드마크로 자리 잡았다. 고려대도 2002년 성북구 안암동 캠퍼스 지하에 중앙광장을 완공해 캠퍼스 지형을 바꾼 데 이어 2006년 9월 자연계 캠퍼스에 지하광장인 ‘하나스퀘어’를 완공했다. 하나스퀘어(지하 3층, 지상 1층·연면적 2만8100m²·약 8500평)는 물에 배가 떠 있는 모양으로 디자인된 것이 특징이다. 이곳에는 강의실과 세미나실은 물론 피트니스센터, 공연장, 전시실, 햄버거가게도 있다.

○ 첨단빌딩은 대학 이미지에도 도움

건축 전문가들은 도시에 불고 있는 대형화, 복합화 바람이 캠퍼스에도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단국대 건축학과 이재훈 교수는 “과거에는 건물별로 기능이 나눠졌지만 최근에는 한 건물에서 모든 욕구를 해결할 수 있도록 각종 시설을 한데 모으는 추세”라며 “대학들도 첨단 대형 건물을 통해 인근 상가가 담당했던 기능을 흡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디자인 측면에서 이화여대의 ECC, 홍익대의 홍문관 등은 기존에 없던 새로운 건물 유형을 제시했다”고 덧붙였다.

대학들이 대형 첨단빌딩 짓기에 나선 것은 고질적인 공간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앞서가는 대학이라는 이미지를 만들어 신입생 유치 등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서다.

한 대학 관계자는 “중고교생들 사이에서 ‘△△대학은 가보니까 별로더라’는 소문이 나면 우수 학생을 유치하는 데 상당한 지장이 있다”고 말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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